thebell

전체기사

'희수' 앞둔 이명희 회장, 보유지분 어떻게 증여할까 [본궤도 오른 신세계 남매경영②]전량보다 분할 증여 가능성, 회장 직속 '전략실' 역할 주목

박상희 기자공개 2018-07-09 08:19:32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9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 경영권 승계의 키는 이명희 회장이 쥐고 있다. 20% 가까이 보유하고 있는 ㈜이마트와 ㈜신세계 주식을 언제, 누구에게, 얼마만큼, 어떤 방식으로 물려주느냐가 핵심이다. 이 회장은 1998년을 끝으로 증여 거래 없이 오너십 확보에만 공을 들여왔다.

재계는 1943년생인 이 회장이 내년 '희수(喜壽)'를 앞두고 있는만큼 사전 증여 등을 통한 경영권 승계 준비 작업에 돌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들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대형마트 부문을, 딸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백화점부문을 총괄하는 분리경영 구도가 형성된 점을 고려해 각자의 경영능력을 평가하면서 순차적으로 증여에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이명희, 21년만에 증여 행보 나설까

이명희 회장은 1998년 보유하고 있던 ㈜신세계 지분 190만 주(15.4%) 가운데 50만 주(4%)를 장남 정용진 부회장에게 물려주면서 후계 승계 신호탄을 쏴올렸다. 1998년은 공정거래법상 신세계가 삼성그룹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이듬해이자 이 회장이 부회장에서 회장직으로 올라선 해이기도 하다.

1995년 신세계 전략기획실 전략팀 대우이사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던 아들 정 부회장을 사실상 후계자로 낙점한 것이다. 실제 이 거래로 정 부회장의 ㈜신세계 지분율이 1.5%에서 5.6%로 수직 상승했다. 당시 딸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조선호텔 마케팅담당 상무보로 입사해 일하고 있을 때였다. 그는 2009년까지 조선호텔에서 일했다.

신세계 승계


'정용진=백화점', '정유경=조선호텔'로 승계되는 듯했던 후계구도는 대형마트부문이 급성장하면서 변화를 맞는다. 2011년 5월 기존 ㈜신세계가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 2개 회사로 분리됐다. 백화점 부문은 기존 ㈜신세계로 남고, 이마트 부문은 신설법인 ㈜이마트가 됐다. 이에 앞서 정 총괄사장은 2009년 12월 정기인사에서 ㈜신세계 부사장에 오르면서 조선호텔에서 적을 옮겼다.

2016년엔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각자 가지고 있던 백화점과 이마트 지분을 맞교환했다. 이로써 정 부회장은 대형마트 법인인 이마트 지분만 갖게 됐으며, 정 총괄사장은 백화점 사업을 주로 하는 신세계 지분만 보유하게 됐다. 신세계그룹 후계구도가 ‘이마트=정용진, 백화점=정유경'으로 정해졌다는 관측이 기정사실화 된 것도 이때부터다.

실질적인 후계구도는 전적으로 어머니인 이 회장의 의중에 달려있다. 이 회장은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 각각 18.22%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이 정 부회장과 총괄사장에게 보유 지분을 어떻게, 얼마나 물려주느냐에 따라 오너십이 완전히 달라질수 있다. 재계는 남매 간 지분 맞교환으로 정 부회장이 ㈜이마트를,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를 지배하는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에 이 회장의 증여 향방도 연장선상에서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 그룹전략실 '역할' 관심...전량보단 분할증여 가능성 커

문제는 시기다. 남편인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은 이미 2006년 신세계 주식 147만4571주 전량을 남매에게 증여했다. 정 명예회장은 얼마 전 자신이 보유한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150만주, 1900억원 가량)을 정 총괄사장에게 증여하기도 했다. 정 명예회장이 12년만에 증여에 나선만큼 이명희 회장의 증여도 임박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회장은 일시 증여보다는 분할 증여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보유 지분 전량을 증여하게 되면 이 회장의 경영권 명분이 사라지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전문경영인에게 책임경영을 맡기고 있는 이 회장은 경영 일선에는 나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장 직속 조직인 신세계 전략실을 통해 그룹 경영 전반을 챙기고 있다. ㈜신세계와 ㈜이마트에서 파견된 인물로 꾸려지는 전략실은 그룹 전반의 경영환경을 분석하고 ㈜이마트와 ㈜신세계간 사업조율 등의 역할을 하는것으로 전해진다.

조직 구성을 살펴보면 전략실장(권혁구 사장) 아래에 관리총괄(한채양 부사장) 인사총괄(임병선 부사장) 등이 있다. 관리총괄 아래에는 관리팀, 재무팀, 기획팀 등이 있다. 팀장이 최소 상무급이다. 과거 조직은 100여명에 달했지만 지금은 60~70명 수준이다.

지난 4월 있었던 정 명예회장의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증여 등은 전략실 산하 재무팀에서도 일부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 전략실을 통해서 이 회장이 자신의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보유 지분 전량을 증여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면서 "남매의 분리 경영 성과를 지켜보면서 조금씩 증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