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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네틱스, 현상유지 전략의 명암 [사면초가 반도체 패키징]②신사업 투자無, 새먹거리 부재…재무는 안정, 구조조정에 유리

이경주 기자공개 2018-06-21 07:51:08

[편집자주]

반도체 슈퍼 싸이클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관련 장비와 소재 업체들까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패키징 기업들은 소외됐다. 반도체 메이커들의 사업 내재화로 실적 개선은 요원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도 어렵다. 사면초가에 빠진 반도체패키징 업체들의 현황을 분석하고 활로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0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그네틱스는 업황악화로 4년 연속 부진한 실적이 지속되고 있지만 기존 사업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 현상유지 전략을 취해왔다. 경쟁사들이 해외 공장이전이나 신사업 진출로 위기에 적극 대처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덕분에 시그네틱스는 재무상태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반면 그 반대급부로 미래 먹거리가 없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시그네틱스는 올 1분기말 기준 부채총계가 659억원, 자본총계가 1677억원으로 부채비율이 41.2%다. 동종업체들과 비교하면 재무상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같은 기간 경쟁사 SFA반도체 부채비율은 130.5%이며 하나마이크론은 215.1%다.

시그네틱스 재무지표

시그네틱스는 4년 전부터 실적부진이 지속됐지만 재무상태는 안정적으로 유지해 오고 있다. 시그네틱스는 2014년 영업손실 39억원을 기록했으며, 2015년엔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률이 1.7%(영업이익 35억원)로 바닥권이었다. 2016년엔 다시 영업손실 55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엔 영업이익률이 1%(영업이익 28억원)였다. 최근 4년 동안 적자이거나 겨우 흑자를 내는 상황이 반복됐다.

반면 부채비율은 2014년 말 34.9%, 2015년 말 32.8%, 2016년말 50%, 2017년말 39.3%로 안정적인 수준이 유지됐다. 경쟁사들과 달리 과감한 투자활동을 피했기 때문이다.

시그네틱스 실적

시그네틱스는 설비투자에 매년 150억원 수준만 지출해왔다. 지난해는 149억원이었고 2016년은 120억원, 2015년은 236억원이었다. 기존 설비를 보수, 보완하는 성격의 최소한의 투자금이다.

반면 SFA반도체의 경우 인건비 절감을 위해 필리핀으로의 해외공장 이전을 추진하면서 지난해 건물과 기계장비 등 유형자산 취득에 774억원을 투입했다. 하나마이크론은 신사업 E-mcp(임베디드 멀티칩 패키지, embedded multi-chip package) 사업을 담당하는 브라질법인을 키우는데 현재까지 자본금만 172억원을 지출했다. 하나마이크론은 이와 별개로 국내 법인(별도기준) 설비투자에도 지난해 390억원을 썼다.

경쟁사들은 과감한투자로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반면 시그네틱스는 재무 리스크는 없지만, 동시에 미래먹거리도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그네틱스는 비메모리 패키징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 중저가(A, J시리즈) 스마트폰용 지문인식센서가 대표적인 패키징 품목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지문인식센서 패키징 시장도 위축될 우려가 있지만 시그네틱스는 확실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삼성전자 고가모델용 지문인식센서 시장에 진입하는 정도가 실적 개선을 위한 목표다.

시그네틱스는 앞으로도 투자에 대해선 보수적으로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투자보다는 업계 구조조정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비메모리 패키징 시장은 중소업체들이 난립하며 시장이 포화상태가 됐고, 대다수가 바닥권 이익을 내거나 적자상태다. 부실 기업 위주로 수년 내 업계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 있다. 시그네틱스는 재무상태가 상대적으로 튼튼하기 때문에 구조조정 시기를 버티면 향후 이익 개선을 노릴 수 있다.

시그네틱스 관계자는 "현재로선 해외공장 이전이나 신사업 진출 계획이 없다"며 "향후 업계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재무적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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