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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효과' 반기 거래규모 30조 역대급 [M&A/Overview]건수는 줄어…ADT캡스·CJ헬스케어 등 빅딜多

한형주 기자공개 2018-07-02 11:26:09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9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8년 상반기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은 '도시바' 덕에 예년 대비 금액 면에서 외형이 크게 확대됐다. 총 거래액이 30조원을 돌파했다. 더벨이 M&A 시장 추이를 집계한 2010년 이래 반기기준 거래 규모가 30조원을 넘어선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완료기준 거래금액 32조 '예년比 ↑'…건수는 감소

29일 더벨PLUS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완료(잔금 납입) 기준 총 136건, 32조1566억원 규모의 M&A 거래가 이뤄졌다. 162건, 25조2250억원으로 집계된 전년 동기보다 건수는 다소 적지만 금액은 많다. 금액 차이가 생각보다 작게 느껴지는 이유는 2017년 상반기에도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약 10조원)'라는 메가 딜이 있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2016년 상반기 거래건수는 135건, 금액은 18조7180억원가량이었다.

평년보다 건수가 적거나 유사한데 금액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빅딜 의존도가 높다는 뜻이다. 2018년 상반기 M&A 시장을 리드한 주인공은 SK하이닉스가 속한 이른 바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 메모리 인수 거래다. 딜 사이즈가 무려 20조원에 육박한다. 이 때문에 월별로도 도시바 매각대금 납입이 마무리된(5월30일) 5월의 시장 규모가 유독 크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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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더벨PLUS

사실 도시바 거래금액을 온전히 한국 시장 M&A로 분류해야 하느냐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20조원은 전체 매각가일 뿐, 연합 내 한국 멤버인 SK하이닉스의 기여폭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해당 컨소시엄엔 SK 외에도 미국 사모투자(PE) 운용사인 베인캐피탈, 애플, 일본 광학기기 제조업체 호야(HOYA)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특수목적법인(SPC) '판게아'를 만들어 도시바를 바이아웃(Buy-out)했다. 판게아의 총 인수가가 2조엔, 한화로 약 20조원인 것이다.

SK하이닉스가 책임진 금액은 약 4000억엔, 4조원이었다. 직접 지분을 취득하진 않았다. 2조5000억원을 컨소시엄 파트너인 베인캐피탈이 조성하는 펀드에 출자(LP)했다. 남은 1조5000억원으로는 도시바가 발행한 전환사채(CB)를 매입했다. CB를 보통주로 전환시 15%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지분율로 치면 베인캐피탈이 49.9%로 가장 많고, 그 다음 도시바(40.2%), 호야(9.9%) 등 순이다. SK로서는 베인캐피탈과 일본 기업에 경영권의 상당 부분을 할애한 셈.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셀러(일본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핵심 전략적투자자(SI) 지위를 유지하고자 한 묘수로 평가된다. 이런 점에서 SK의 도시바 인수단 합류는 한국 M&A 시장에서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발표(본계약 체결) 기준 2018년 상반기 거래건수는 153건, 금액은 21조662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엔 178건, 19조4265억원이었다. 2018년 국내 M&A 시장엔 아직 거래 완료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하반기를 장식할 빅딜들이 더러 있다. 2017년 비슷한 시기에 시작돼 종료를 앞둔 ADT캡스, 한화종합화학 매각 거래 등이 대표적. 이 중 ADT캡스는 5월 주식양수도계약(SPA)이 체결돼 3분기 클로징(납입 완료)을 예고하고 있다.

◇도시바·CJ헬스케어·난다 등 2분기 시장 견인

2018년 상반기 M&A 거래 규모 1위(완료 기준)는 단연 도시바 딜이다. 당해는 물론 앞으로도 이만한 사이즈는 나오기 힘들어 보인다.

2위부터 △CJ헬스케어 매각(1조3100억원)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LS그룹 간 빅딜(1조500억원) △스타일난다 매각(600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엑스(Global X) 인수(5425억원) △케이유엠 매각(5400억원) 등 순으로 금액이 많았다. KKR-LS 딜을 빼고는 모두 2분기에 상위권 거래로 신규 편입된 것이다.

CJ헬스케어는 경쟁입찰 끝 한국콜마 컨소시엄의 품에 안겼다. 한국콜마는 100% 지분 인수를 위해 H&Q코리아, 미래에셋자산운용 PE, 스틱인베스트먼트 3개 재무적투자자(FI)와 손을 잡았다. 국내 1세대 독립계 하우스인 H&Q는 이번 거래로 오랜만에 굵직한 투자건을 성사했다. 한국콜마의 CJ헬스케어 인수를 두고 "배보다 배꼽이 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어 양사가 어떠한 시너지를 일으킬지도 관전 포인트다.

'동대문 성공 신화'로 통하는 난다(스타일난다) 경영권은 프랑스 로레알로 넘어갔다. 세계 최대 화장품 회사인 만큼 인수전에 등장했을 때부터 시장이 들끓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내 상장지수펀드(ETF) 사업 확장 용도로 뉴욕 ETF 전문 운용사인 글로벌엑스를 5억달러에 샀다. 모빌리티 관련 글로벌 테크놀러지 기업인 앱티브(Aptiv PLC)는 한국의 자동차용 연속단자 커넥터 제조사 케이유엠을 인수했다. 셋 다 크로스보더 딜(국경 간 거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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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기준으로 보면 ADT캡스(2조9700억원)와 ZKW(1조4355억원), 금호타이어(6463억원) M&A 등이 상위에 랭크돼 있다. 칼라일그룹의 대형 포트폴리오 회사인 ADT캡스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수자 SK텔레콤-맥쿼리와의 기업결합심사를 진행 중이다. LG그룹(LG전자-㈜LG)이 모처럼 단행하는 조 단위 딜인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제조사 ZKW 인수건도 4월 SPA가 맺어진 상태다. 중국 더블스타를 새 주인으로 맞을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도 7월 클로징을 목표로 순항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 규모 면에서 가장 큰 딜은 한국GM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대주주들의 자본 거래다. 1대주주인 GM과 2대주주인 산업은행은 5월 'GM이 한국GM 차입금 27억달러(약 3조원)를 전액 출자전환'하고, '산업은행과 GM이 향후 10년 간 43억5000만달러(약 4조70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실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원안을 확정했다. 더벨은 한국GM 출자전환 및 자본확충이 시장에서 통상적으로 인지하는 인수·매각에 해당하는지 검토 중이다. M&A로 분류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연말 리그테이블에 반영할 방침이다.

제목 없음

상반기에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딜은 SK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 대규모 펀딩이다. H&Q가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를 LP로 초청, 프로젝트펀드로 5000억원을 투자하는 구조다. 국민연금이 단일 거래에 4000억원이나 출자하는 이례적 케이스로 주목 받았다.

◇모간·EY·김앤장, 리그테이블 1위

M&A 자문 분야의 금융자문 파트에선 모간스탠리와 크레디트스위스(CS)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 컨소시엄의 도시바 인수를 공동 자문한 영향이 절대적이다. 여기에 모간스탠리는 CJ헬스케어 매각자문 성과까지 보태 리그테이블 수위를 더욱 공고히 했다.

'도시바 효과'는 회계자문 순위도 판가름 했다. 회계업계에서 SK하이닉스 등의 도시바 인수 딜을 수임한 EY한영이 2위인 삼일PwC와 상당한 점유율 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법률자문 부문은 부동의 '김앤장(김·장 법률사무소) 천하'다. 김앤장은 2018년 상반기 무려 43건의 M&A를 자문해 거뜬히 1위를 차지했다. 미국 법무법인 롭스앤그레이(Ropes & Gray)의 선전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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