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금융, 자본적정성 하락폭 가장 적은 이유 [금융그룹 통합감독 영향분석]산업·금융계열사 간 전이위험 낮아…통합 자본비율 7개 그룹 중 최저
원충희 기자공개 2018-07-06 13:37:42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3일 10: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금융계열사들은 산업부문 출자가 거의 없어 비금융 계열사 전이위험이 낮은 곳이다. 산업계열사들도 금융계열사에 대한 출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오면서 제조·금융 간 연결고리 또한 두텁지 않다. 이 덕분에 금융계열사를 하나로 묶어 자본적정성을 관리하는 금융그룹 통합감독 하에서 자본비율 하락폭이 가정 적은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통합 자본적정성 비율이 감독대상 7개 그룹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해 안심하긴 아직 이른 상황이다.금융당국은 '금융그룹 통합감독 모범규준'을 확정해 이달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감독체계의 핵심은 그룹 내 금융계열사 통합 자본적정성 평가다. 금융계열사 규제자본(감독기준 자본) 합산액에서 금융계열사 간 출자액을 제외한 적격자본을 산출하고 이를 전이위험, 집중위험 등 각종 리스크를 반영한 필요자본으로 나눈 값이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했다.
이는 금융사별 자본규제로 불거진 사각지대를 줄이고 계열사 간 출자 및 용역거래로 발생하는 동반부실위험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도입된 방안이다. 그룹 내 계열사 출자가 많거나 산업계열사와의 출자고리가 두텁고 계열사 간 거래가 많을수록 통합 자본적정성 비율이 떨어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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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금융당국이 7개 그룹의 자본적정성 비율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이들 모두 모범규준 적용 전보다 자본비율이 대폭 하락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307.8%였던 미래에셋그룹은 150.7%로 가장 큰 하락폭(156.6%포인트)을 기록했으며 삼성그룹은 328.9%에서 221.2%로 107.7%포인트 떨어졌다. 다른 그룹들도 50~90%포인트 가량 저하됐다. 이번 시뮬레이션은 중복자본과 전이위험 등을 반영했으며 통합 자본적정성 평가 최종단계인 집중위험은 고려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44.8%포인트로 하락폭이 가장 적었다. 현대차그룹 산하에는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현대라이프생명, 현대차투자증권 등 5개 금융계열사가 있다.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현대커머셜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라이프생명과 현대차투자증권은 현대모비스가 각각 30.3%, 17%씩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자본비율 하락폭이 가장 적었던 이유는 산업부문 출자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GE 철수, 현대라이프 증자 등 각종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산업계열사들이 금융계열사에 대한 출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오면서 출자고리도 크게 강화되지 않다. 일각에선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이 충분한 자금력에도 불구, 금융계열사 출자에 소극적인 점을 두고 산업·금융사 간 일종의 선긋기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유야 어떻든 이 같은 요인들 덕분에 현대차그룹은 전이위험이 낮게 평가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통합 자본적정성 평가는 금융계열사 출자액이 많거나 제조·금융계열사 간 교차출자 규모가 클수록 비율이 낮아지는 구조"라며 "현대차 금융계열사들은 산업계열사와의 출자고리가 두텁지 않은 게 자본적정성 평가에서 아무래도 유리하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다만 통합 자본적정성 비율이 127%로 감독대상 7개 그룹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은 불안요인으로 남았다. 모범규준 적용 전 현대차그룹의 자본적정성 비율은 171.8%로 200~300%를 웃도는 타 그룹들에 비해 낮았던 게 문제다. 하락폭은 가장 적었지만 원래 자본비율이 낮다보니 체감하는 자본부담 수준은 다른 그룹들 못지않은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은 자본규제 등 세부기준을 연말까지 확정하고 금융그룹별 자본적정성 평가를 내년 2분기(4~6월)쯤에 실시할 예정"이라며 "자본비율이 미흡할 경우 개선을 권고하거나 이행강제금 부과 등을 고려하고 있어 현대차그룹도 자본확충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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