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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 둔감한 샘표…IR 드문 '은둔주' [식음료 명가 재발견⑤]'수출 확대+ 남북경협 + 바이오’ 이슈에도 잠시 '솔깃'하다 잠잠

전효점 기자공개 2018-07-09 08:15:29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4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창립 후 70여년 간 '조용한' 성장을 거듭해 온 샘표식품은 자본시장에서 일반 투자자나 애널리스트들로부터 주목을 끄는 일이 드문 중소형주다. 최근 남북경협이나 수출 확대, 바이오기업 도약 등 때때로 시장이 주목할만한 '호재'들이 언급되기도 했지만 시장의 관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샘표도 홍보에 적극적인 태도는 아니다. 증권가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 역시 샘표가 기업설명회(IR)를 활발하게 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 탐방을 자주 가지도 않고 있다. 식품업계의 오래된 업력에도 불구하고 샘표식품의 시가총액이 1600억원대에 그치는 이유다. 2016년 8월 지주사 전환 후 자회사 샘표식품은 분할 재상장 후 열흘 동안은 6만3000원까지 신고가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곧바로 내림세를 탔고, 최근에는 3만원대 중반 박스권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바탕 휩쓸고간 '남북경협' 바람에도 잠잠

‘조용한' 샘표식품이 최근 들어 시장의 '깜짝' 주목을 받았던 이슈는 남북경협에 따른 수혜 가능성과 하반기 수출 확대 계획이다. 지난 6월달 초 샘표식품 주가는 남북 경제협력에 따른 수혜를 언급하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5% 정도 올랐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이슈를 이어가지 못하고 기대감이 꺼지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샘표가 남북경협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평양 룡성에 위치한 대부분의 장류 공장은 대북 지원에 끊긴 후 가동이 중단된 상태로 파악된다"며 "남북교류 확대시 북한이 새로운 전통 장류 소비시장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금으로선 무지갯빛 전망 보다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협 이슈가 나온 후 석달이 지났지만 샘표식품 주가는 전반적으로 우하향하는 모양새라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협을 통해 실질적인 수혜를 받으려면 캐시카우 품목의 매출이 커져야 하는데, 북한에서는 연두보다는 간장이 수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본격적으로 간장 매출이 늘어나려면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소비할 식당이 생겨나야 할텐데 아직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B2C 물량 줄고 B2B 확대 '수출 확대' 드라이브 걸어야

시장은 남북경협보다는 해외 진출에 따른 주가 반등 가능성에 보다 기대를 걸고 있다. 샘표는 하반기 미국과 유럽 시장에 자사의 대표 히트작인 '연두'를 정식으로 출시하면서 현지 일반소비자들을 타깃팅해 마케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샘표 수출이 재외 교포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이뤄져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연두'를 중심으로 해외 매출 성장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올해 연두 매출 규모는 200억 원 이상으로 지난해 180억 원대 규모보다 10%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최근 집에서 직접 조리하는 일이 줄어들면서 장류 업계 전반적으로 B2C 수요가 줄고 HMR 관련 B2B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B2B 비중이 늘어난다고 해도 이익이 크게 늘지는 못할 것"이라며 "샘표는 공장 가동률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선 수출 물량에 무게를 실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바이오기업' 이미지 각인시키고 싶지만…높기만 한 '간장의 벽'

최근 샘표가 내놓은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원대한 비전에 대해서도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소비자와 투자자들은 샘표를 '바이오 떡잎'이라기보다는 '간장 회사'로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바이오 도약을 일궈낼 핵심인 발효 기술과 관련해서도 '식품' 카테고리를 넘어서는 가시적인 'R&D 결과물'은 나오지 않고 있다.

샘표에게 발효 기술을 활용한 식품 외 영역으로의 확장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소재 부문에서는 2005년 발효 기술을 확장해 10년 후 연매출 1000억 원을 선포하며 소재 브랜드를 출범시켰지만 용두사미로 끝났다. 수년 전부터 연구해온 화장품 부문에서도 이렇다 할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샘표 관계자는 "지난 70여 년 동안 발효 연구를 지속해오는 과정에서 기능성으로 활용될 수 있는 미생물들을 발견하고 연구해왔다"며 "화장품 관련 결과물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피부에 도움을 주는 성분들은 개발이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혁신적인 바이오 기업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는 상황에서 샘표는 아직 '바이오 회사'라기 보다는 '간장 회사'라는 이미지가 압도적"이라며 "발효기술을 확장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바이오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눈길을 끌 만한 결과물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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