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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의 미흡했던 후계 승계 [thebell note]

이명관 기자공개 2018-07-16 08:08:07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2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중소기업 성장의 중요성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일환으로 정부 차원에서 '가업상속 공제 제도'를 통해 중소기업의 가업 승계를 장려하고 지원하고 있다.

이 제도를 잘 활용하면 상속인은 최대 500억원까지 세금을 공제받을 수 있다. 단 가업상속 공제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몇 가진 단서가 붙는다. △상속 기업의 매출액 3000억 미만 △피상속인, 10년 이상 경영 참여 △1인 상속에서 공동 상속으로 확대 △상속인은 상속 개시 전에 2년 이상 직접 가업에 종사한 경력 등을 충족시켜야 한다. 여기에 상속인은 최소 10년 동안 경영활동을 지속해야 한다.

최근 가업 상속을 마무리한 엔지니어링 기업 유신(Yooshin Engineering Corporation)도 가업상속 공제 제도를 활용해 상속을 마쳤다. 지난 4월 창업주인 전긍렬 회장이 갑작스레 별세하면서 상속절차가 진행됐다. 전 회장이 보유 중이던 유신 지분 25.24%와 개인소유의 빌딩이 상속대상이 됐다. 상속가액은 400억원 수준이다.

통상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상속 재산이 30억원을 초과하게 되면 상속 세율 50%가 적용된다. 하지만 가업상속 공제 제도를 통해 유신 오너 집안이 실질적으로 납부해야 할 상속세는 100억원 안팎으로 줄었다. 개인 소유였던 빌딩에 대한 상속세만 남은 셈이다.

여기까지 보면 성공적으로 상속을 마치고 2세로 경영권이 넘어오면서 장수기업의 기반을 다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최근 유신의 경영권 매각 가능성이 수면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경영권을 넘겨받은 전경수 부회장이 최근 재무적 투자자(FI)와 접촉하며 지분 매각을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만약 경영권 매각이 현실이 되면 세액 공제는 없던 일이 된다. 10년의 유예기간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고스란히 상속세를 토해내야 한다. 또한 50년 업력의 유신의 정통성도 훼손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전경수 부회장은 왜 경영권 매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걸까. 해답은 미흡했던 후계 승계 준비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전 부회장이 유신에 합류해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 것은 지난 3월이다. 서울대 교수로 학자의 길을 걸어온 전 부회장이 70세의 고령의 나이로 경영일선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사실 유신에 대한 승계 문제는 시장에서도 우려가 제기돼 왔던 사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창업주의 정력적인 활동 덕분에 회사가 성장가도를 그릴 수 있었던 것은 맞지만, 후계 승계에 대한 준비는 거의 없었다"며 "실무 경험이 부재하다 보니 이 같은 상황이 부담으로 작용해 매각 카드를 놓고 고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창업주가 90세가 지나고서 왕성하게 경영활동을 이어간다는 것은 대단한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모든 일엔 때가 있는 법이다. 생명은 무한하지 않다. 결국엔 다음 세대에 넘겨줘야 하는 게 현실이다. 시기적절하게 승계 작업이 이뤄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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