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삼성생명 대주주 규제 '간극' 적격성 심사대상 '이건희'…인허가 등 감독실무상 '이재용' 포함
원충희 기자공개 2018-07-17 14:35:53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2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던 금융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 확대 방안이 불발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생명에 대한 대주주 심사대상에 '법적'으로 포함되지 않게 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인·허가 등 재량으로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이 부회장을 실질적인 대주주로 간주하고 있다. 확실한 법규정비나 지분상속이 이뤄지기 전까지 이 같은 간극은 계속될 전망이다.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가 지난 3월 발표한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 중 하나인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 확대' 조항이 지난달 22일 규제개혁위원회(이하 규개위)의 철회권고를 받아 불발됐다. 심사대상 대주주 범위를 기존 '최다출자자 1인'에서 '최다출자자의 특수관계인 주주'와 '사실상 영향력 행사하는 주요 주주'로 확대하려던 금융위의 방침이 과도한 규제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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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최다출자자 1인을 대신해 그 특수관계자인 주주가 금융사의 경영권을 사실상 지배할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맹점이 있다며 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은 최다출자자 1인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지분율 20.76%)이다. 그가 와병 중임을 감안하면 실제 지배력 행사자는 이 회장의 특수관계인이자 삼성생명의 2대 주주인 삼성물산의 최다출자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된다. 그러나 현행법상 이 부회장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에 오른다는 것은 특정법규를 위반할 시 의결권 제한 조치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 32조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2년마다 금융사 대주주의 금융관련법령, 조세범처벌법, 공정거래법 위반여부를 심사하고 부적격 판단시 시정조치 명령 또는 최대 5년간 10% 초과 의결권에 대해 제약을 가할 수 있다.
금융위는 여기에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 위반으로 금고형 이상을 받은 경우도 포함시킬 예정이다. 법인 주주에 대한 의결권 제한명령 부과기준을 '벌금형 1억원'으로 신설하고 대주주가 금융위의 의결권 제한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주식 처분명령'을 부과할 수 있는 근거 또한 마련키로 했다. 이 같은 내용들 역시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에 담겨 있다.
만약 개정안이 원안대로 실시된다면 이 부회장은 물론 삼성물산 등 법인까지 삼성생명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에 포함된다. 이 부회장이 특정법규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 받거나 삼성물산이 1억원 이상의 벌금형에 처해질 경우 의결권이 제한되는 리스크도 같이 따라오는 것이다. 현재 이 부회장은 특경가법 위반으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소급입법 금지원칙에 따라 현 재판결과로 의결권 제한조치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번 규개위의 철회권고로 인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생명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에 '법적'으로는 포함되지 않게 됐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감독실무 과정에서는 다르게 적용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재량이 작용하는 인·허가 등의 부분에서 이 부회장을 실질적인 대주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증권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건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8월 삼성증권의 초대형 IB 인가심사 당시 이 부회장의 재판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심사를 보류했다. 삼성증권의 모회사인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를 이 회장과 이 부회장 두 명 모두로 판단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확실한 법규정비나 향후 지분상속이 이뤄지기 전까지 이 부회장은 법적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금융당국은 사실상 (이 부회장을) 대주주로 간주하고 있어 이 같은 규제 간극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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