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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마련 꿈' 멀어진 신한카드 [thebell note]

원충희 기자공개 2018-07-18 17:10:00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7일 08:1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을지로 2가 사거리를 지날 때마다 신한카드와 신한생명의 사옥을 보게 된다. 도로를 가운데 두고 마주선 신한L타워와 파인에비뉴. 신한생명은 신한L타워의 주인이고 신한카드는 파인에비뉴에 세 들어 있다. 신한카드는 명동 포스트타워를 10년 가까이 임대로 쓰다가 작년 11월 말 파인에비뉴로 이사 왔다.

신한생명이 건물주가 되는 동안 신한카드는 10년 넘게 셋방살이를 전전했다. 신한카드가 돈을 못 벌어서 내 집 장만을 못하는 건 아니다. 지난 3년간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 평균은 7600억원으로 신한생명(1200억원)을 크게 상회한다.

신한카드에게도 나름 사정이 있었다. 지난 2007년 신한금융지주로 편입된 후 해마다 5000억원 넘는 금액을 배당해 왔다. 순이익의 70% 이상이 배당으로 나갔다. 이 돈은 신한카드의 전신인 LG카드 인수를 위해 발행한 상환우선주 3조7500억원을 갚는데 쓰였다. 9년 동안 빚 갚는데 막대한 자금을 소요하다 보니 사옥은 엄두를 못 냈다.

인수비용을 모두 정리하고 이제 내 집 마련 좀 하려는 찰나에 복병이 생겼다. 지난 2016년 8월 매물로 나온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을 두고 부영그룹과 맞붙었다. 신한카드는 큰 맘 먹고 4000억원 이상을 써냈으나 300억~400억원 차이로 고배를 마셔야 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승자였던 부영이 얼마 전 을지빌딩을 다시 매물로 내놓으려 한다는 점이다. 그룹 유동성 확보와 공실 리스크가 커진 것이 매각이유로 알려졌다. 이럴 거면 왜 샀냐는 신한카드의 볼멘소리가 이해갈 만 하다.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난 일이다.

신한카드의 내 집 장만 꿈은 올해도 실현되기 어려울 듯하다. 신용카드 업황은 점점 어려워지는데다 정치권에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압박이 거세게 몰아닥치고 있다. 회계제도 변경 등으로 일회성이익 요인도 사라졌다. 연 7000억원 수준을 벌었던 신한카드가 올해는 5000억원도 건지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1391억원으로 전년 동기(4018억원)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제는 내 집보다 생존을 걱정해야 할 시기다. 신한카드는 올해부터 비상경영에 들어갔다고 한다. 당연히 사옥 마련은 뒷전으로 미뤄졌다. 때가 때인 만큼 파인에비뉴가 인근 비슷한 수준의 빌딩보다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걸 위안 삼아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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