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라인해운, '전용선 수주 가뭄' IPO 비틀 신규수주 4년간 2건, 매출 성장성 의문…수익성 확보도 비상
고설봉 기자공개 2018-07-20 08:26:45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9일 11: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순항하던 에이치라인해운이 증시 입성을 목전에 두고 항속을 늦췄다. 벨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으면서 올해 예정됐던 상장(IPO) 일정을 내년으로 미뤘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용선계약에서 신규수주에 고전한 것이 걸림돌이 됐다.19일 증권업계 및 해운업계에 따르면 에이치라인해운은 연내 상장을 사실상 포기했다. 예비심사 청구도 내년으로 미뤄졌다. 에이치라인해운이 원하던 벨류에이션을 받지 못하면서 속도를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치라인해운의 벨류에이션이 기대보다 낮게 평가된 것은 상장 뒤 미래 성장 동력이 약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포트폴리오의 100%를 차지하는 전용선사업에서 수주부진이 이어지면서 갈수록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래 수익의 감소 전망은 주가에 부정적이다.
에이치라인해운은 옛 한진해운 시절 화주들과 맺은 전용선계약을 기반으로 현재까지 수익을 내고 있다. 중간에 현대상선으로부터 전용선사업부를 추가 인수하며 수익기반을 늘렸다. 그러나 이후 자체적으로 경쟁입찰에 참여해 수주한 전용선계약은 단 2건에 그친다.
|
에이치라인해운은 2014년 1월 설립한 뒤 같은 해 6월 한진해운의 전용선 사업부를 인수했다. 최대주주는 사모투자펀드(PEF)인 한앤컴퍼니가 세운 한앤코홀딩스로 지분 100%를 보유했다. 2016년 3월 현대상선 전용선사업부(벌크선 12척)를 추가 인수했다.
그러나 창립 4년이 지났지만 그 기간 동안 따낸 전용선계약은 단 2건에 그친다. 지난해 9월 브라질 최대 채광기업 '발레(Vale)'가 발주한 30척의 장기운송계약 중 2건을 수주했다. 계약 기간은 20∼25년으로 알려졌다.
에이치라인해운은 올 1분기 말 기준 장기계약 총 47건을 보유하고 있다. 수행 중인 장기계약은 43건이고, 미개시 장기계약은 4건이다. 지난해 말 기준 벌크선 45척과 LNG선 7척을 운항하고 있다.
장기계약은 석탁, 철광석 등을 수송하는 드라이벌크(Dry Bulk)에 집중돼 있다. 총 40건의 장기계약을 보유 중이다. 화주는 포스코, 한전(자회사 포함), 현대글로비스 등 국내 제철사 및 발전사에 집중돼 있다.
해외 화주와 맺은 전용선계약은 지난해 따낸 발레와의 계약 단 2건뿐이다. 이마저도 아직 계약만 맺은 상태고 화물 수송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외 한국가스공사와 맺은 LNG 수송 전용선계약이 있다.
47건의 전용선계약 중 오는 2020년 8건이 만료된다. 남아있는 전용선계약의 잔존 계약기간도 평균 11년으로 집계됐다. 지금처럼 에이치라인해운이 추가 수주에 고전한 상태로 2020년이 되면 매출 축소를 막을 방법이 없다.
|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에이치라인해운이 실적 성장세와 더불어 높은 수익성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며 "다만 신규 수주를 이어가지 못 하면서 미래 성장동력이 부재하다는 평가도 동시에 받는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에이치라인해운은 매출 7658억원, 영업이익 2370억원, 순이익 166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16년 대비 매출 17.09%, 영업이익 22.48%, 순이익 204.75% 성장했다. 지난해 실적을 근거로 에이치라인해운은 상장 벨류에이션을 최대 3조까지 잡았다. 순이익에 주가수익비율(PER) 20배를 적용해 평가한 값이다.
그러나 에이치라인해운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신규수주에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국내 발전사 및 제철소, 정유사, 가스공사 등의 발주 물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벌크선사들이 경쟁적으로 입찰에 뛰어들면서 전용선계약의 마진율이 예전만큼 높지 않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화주들이 발주하는 전용선계약은 경쟁이 치열해 마진율이 일부 낮아졌다"며 "높은 수익성을 무기로 IPO에 나선 에이치라인해운 입장에서 무리하게 신규수주를 늘리는 게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한미 오너가 분쟁]새 경영진 임종윤·종훈 형제의 일성 "네버 어게인"
- JB금융, 얼라인에 판정승…이사회 2석만 내주며 선방
- [Company Watch]'TGV 첫 양산' 필옵틱스, 글라스 패키지 시장 선점
- 폴라리스오피스, 한국 AI PC 얼라이언스 참여
- 이에이트, 생성형 AI 접목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공개
- 일반석서 주총 관람한 한채양 이마트 대표, ‘책임경영’ 의지 피력
- AI매틱스-한국교통안전공단, AI 기반 버스 사고 예방 MOU
- [한미 오너가 분쟁]'임종윤·종훈' 형제의 승리, OCI-한미 통합 결렬
- 휴온스 이사회 입성한 오너3세, 경영 참여는 'NO'
- 필옵틱스, 업계 첫 TGV 양산 장비 공급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ELS 배상 후폭풍]NH농협, 은행권 최고 '배상비율' 나올까…부담감 높아져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삼성생명, 새 회계기준에도 펀더멘털 굳건히 지켰다
- 금융사 KPI '검사와 검열 사이'
- [금융사 KPI 점검/KB국민은행]잘 갖춰진 KB금융 포트폴리오 활용 계열사 협업 확대
- 산업은행, 태영건설 구조조정팀 업무 재조정
- [ELS 배상 후폭풍]하나은행, 자율배상 발표 임박… 발빠르게 리스크 최소화
- [ELS 배상 후폭풍]신한은행, 이사회 논의 시작…배상안 수용할까
- [ELS 배상 후폭풍]우리은행, 선언적 배상안 발표 '명분·실리' 모두 챙겼다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삼성생명, 매 분기 킥스비율 저하 원인은
- [금융사 KPI 점검/ KB국민은행]'홍콩 ELS' 부실 여파…'ELS·ELF' 사실상 판매중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