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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해석 확산…삼성 '깜짝 발표' 미루나 이재용-김동연 6일 평택 회동…애로사항 청취 그칠 듯

김성미 기자공개 2018-08-03 06:59:57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2일 1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조만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됐던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를 당분간 미룰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회동에 맞춰 100조원 이상의 깜짝 투자를 할 것으로 점쳐졌다. 경제 활성화에 대한 정부 정책에 부흥하기 위해 기업 본연의 역할인 투자·채용 확대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시선이 많아 발표도 늦출 수밖에 없게 됐다.

2일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과 김동연 부총리의 평택 반도체 단지 회동은 정부의 기업 애로사항 청취 시간에 그칠 예정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채용 방안 발표를 계획했으나 삼성의 진정성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삼성의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요청 후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9일 인도에 국빈 방문한 문 대통령 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예정에 없던 이 부회장과 만남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이 부회장에게 말했다.

이후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수준을 경신한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조만간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도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실제 삼성은 2분기 수익을 기반으로 기업의 이익이 사회로 환원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해 왔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설비투자 확대, 중소·중견기업 상생 방안,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을 골자로 한 계획을 준비했다.

때마침 김 부총리가 제2생산공장 설립을 계획하고 있는 평택에 방문해 삼성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관련 투자 계획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중장기적 관점을 갖고 3개년 투자 및 채용 확대 방안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100조원이 훌쩍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실적 효자인 메모리반도체 부문의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가 점쳐졌다.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방법은 대규모 선투자에 있다고 여겨졌다. 반도체를 넘어 삼성의 새 캐시카우 발굴을 위한 인공지능(AI), 전장부품 등에 대한 투자 계획도 공개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의 투자 및 채용 확대 계획이 알려지면서 업계뿐 아니라 시장도 들썩였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경우 협력사는 물론 관련 업체들도 호재를 입게 될 것으로 기대됐다. 삼성이 투자의 물꼬를 틀면 전후방 업체들 또한 투자 및 채용에 나서 경제 활성화라는 선순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자본시장의 각종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삼성은 그 시점을 다소 늦추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동연 부총리 역시 삼성 방문은 투자를 이끌어내는 것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부총리가 지난 1일과 2일 연속해 기자들과 만나 "(삼성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면) 실제 기업 활동을 하는데 어떠한 애로사항이 있는지, 어떤 걸 풀어줬으면 좋겠는지를 얘기할 것"이라며 "투자나 고용 계획은 기업 스스로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일부 언론이 김 부총리의 삼성 방문이 정부가 삼성에 투자 SOS를 요청한 것이라고 보도한 것에 대한 설명이다.

이 부회장과 김 부총리는 이르면 6일 평택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해당 자리는 정부의 기업 소통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이 대대적인 투자 발표를 당장은 하지 않더라도 조금씩 보따리를 풀 것이란 전망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향후 5년 동안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스마트팩토리 구축 등에 6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2015년부터 3년간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투자한 자금(250억원)보다 200억원 가량 늘어난 액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부가 경제 활력여건을 조성하고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에 방문한다는 취지에 맞게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삼성의 투자 계획 발표보다는 정부와 기업의 소통 강화 시간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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