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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즉시연금 딜레마]'한 끗' 다른 약관 탓…희비 엇갈린 생보사②한화·교보, 타협안 고른 삼성생명과 달라 '난감'

조세훈 기자공개 2018-08-13 13:02:00

[편집자주]

국내 보험사들이 금융당국의 강화된 소비자 보호 기조에 휘청이고 있다. 자살보험, 암보험에 이어 즉시연금 미지급금 사태까지 굵직한 사안들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많게는 수조원을 물어내야 할 형편이다. 더벨은 즉시연금과 관련 안전지대 없는 보험사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8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같은 듯 다른 보험 약관이 생명보험사들의 운명을 갈랐다. 문구 하나의 존재 여부로 많게는 수천억원을 물어내야 할 형편이기 때문이다. '한 끗' 다른 약관은 즉시연금 대응 방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 생보사마다 공시이율 반영 시기가 달라 최저보증이율 예시 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차액 규모가 상이하다. 최저보증이율 보장 금액 규모가 미미한 생보사는 삼성생명처럼 금감원 권고사항의 일부 수용이 불가능해 최종 결정에 대한 부담이 한층 커졌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즉시연금을 판매한 생보사 중 유일하게 환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농협생명이 원금보장형 상품 약관에 ‘가입 후 10년간은 산출방법서에 정한 방법에 따라 연금월액을 적게 하여 10년 이후 연금계약 적립금이 보험료와 같도록 한다'고 기재한 덕분이다. 만기에 돌려줄 재원을 미리 떼겠다는 내용을 명확히 해 약관 부실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반면 다른 생보사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보험료의 일부를 만기보험금 지급을 위한 재원으로 공제하겠다는 내용을 약관에 명확히 명시하지 않았다. 이에 금감원은 약관이 허술한 생보사들에 대해 즉시연금 과소지급 금액을 환급하라고 권고했다. 업계 빅3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은 각각 4200억원, 851억원, 640억원을 고객에게 물어내야 할 형편이다.

또 생보사들은 공시이율 반영 체계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앞서 삼성생명은 이사회를 열어 가입설계서 상 제시된 최저보증이율(2.5%)보다 낮게 지급된 경우 그 차액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환급 규모는 370억으로 금감원이 권고한 환급 금액의 8.8%에 달한다. 반면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최저보증이율보다 낮게 지급된 미지급금액이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차이는 공시율 반영 시기에서 비롯됐다. 삼성생명은 2013년 4월까지 1년 단위로 공시율을 반영했으며 그 이후가 돼서야 1개월 단위로 적용했다. 반면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1개월, 2~3개월 단위로 반영해왔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공시율을 1년에 한 번씩 적용하면 이율 변동에 민감하게 대응하기 어려워 가입자에게 약속한 최소한의 수익 보장을 밑도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공시율 반영을 주기적으로 해 최저보증이율보다 낮게 지급된 미지급금액이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외견상으로는 삼성생명이 370억원을 지급해야 하므로 불리한듯 보이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상반된 평가가 나온다. 삼성생명은 즉시연금 환급 전액 지급, 최저보증이율 차액 지급, 지급 거절이라는 선택지가 주어졌다. 삼성생명 이사회는 이중 즉시연금 미지급금을 일괄 지급하지 않는 대신 가입자에게 약속한 최소한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두번째 선택지를 고르면서 타협안을 도출해냈다.

반면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선택지에는 일부 지급 결정이 사실상 없다. 타협점 없이 '모 아니면 도'라는 양자택일 속에서 두 회사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당장 한화생명은 오는 10일 금감원의 일괄구제 결정을 받아들일지 여부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만약 삼성생명과 같은 판단을 내린다면 금감원과의 소송전은 물론이거니와 소비자 보호를 외면한다는 세간의 비판을 피하긴 어렵다. 교보생명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아 두 회사의 결정은 마지막까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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