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공익재단]재일교포 출신 '최윤', 재외한국인 후원 '눈길'[OK배정장학재단]글로벌 장학사업…이사회 구성도 해외전문가 위주
원충희 기자공개 2018-08-13 10:25:59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들이 이윤을 사회에 돌려주겠다며 공익법인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교육·장학사업부터 사회복지사업, 의료·보건사업 등 분야도 다양하고 기부금(출연금) 규모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공익법인이 설립 취지에 맞춰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상황이다.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 실태를 발표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더벨에서는 은행·보험·여전사 등이 설립시 출연하거나 최근 3년간 출연한 바 있는 공익법인 37곳(설립 1년 미만 제외)을 대상으로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0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은 알려진 대로 일본 나고야에서 나고 자란 재일교포 3세다. 한국에서는 일본계라고 백안시했지만 일본에서도 그는 이방인이었다. 그래서 얼마 전까지 한국인임을 증명하기 위해 한국국적 여권을 갖고 다녔으며 그룹 주력계열사인 저축은행의 사명과 재단명에도 '오리지널 코리안' 약칭인 OK를 붙였다.이 같은 '경계인'의 삶은 사회공헌에도 묻어났다. 부모의 함자(김중배·최정숙)에서 이름을 딴 재단을 세워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사업영토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뻗어나갔다. 작년 한해 해외학생들에게 준 장학금 규모는 1억6254만원(105명)으로 이 가운데 1억1991만원(60명)이 일본에 쏠려있다.
OK배정장학재단은 일반 장학사업은 물론 스포츠 유망주 육성, 글로벌 장학사업 등을 전개 중이다. 일본, 중국, 미국, 몽골의 동포학생들을 대상으로 재일한국인본국투자협회, 원아시아클럽, 일본 내 한국학교, 몽골국립대학교 등의 추천 혹은 공개선발을 통해 장학금을 지급한다. 글로벌 장학금에서 일본 비중이 높은 이유는 일본 내 한국학교를 많이 후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 본인이 일본사회에서 일반기업 문턱도 넘기 힘든 재일한국인의 삶을 겪었다보니 재일동포 학생 지원에 적극적이다.
◇이사회 멤버 공통분모 '일본·외교·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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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 회장의 장학사업을 돕고 있는 이들의 면면을 보면 해외전문가란 공통분모가 있다. 재단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라종일 한양대 석좌교수는 국가정보원 해외·북한담당 제1차장, 국가안보보좌관, 주 일본대사, 주 영국대사 등을 거쳤던 외교안보 분야의 권위자다.
정준명 이사는 삼성 출신이다. 삼성자동차 일본본사 자동차부문장(전무), 삼성전자 일본본사 대표 등을 지냈다. 최 회장, 라종일 부이사장, 정준명 이사 모두 '일본'이란 공통 카테고리를 갖고 있다.
최대석 이사는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북한학과 교수다. 이화여대에서 정책과학대학원장 겸 정보과학대학원장을 맡고 있으며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 인수위원과 통일부 남북관계발전위원회 위원을 지낸 바 있다. 한때 통일부장관 유력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인물이기도 하다.
김웅기 이사는 홍익대학교 교수이며 국무조정실 재외동포정책실무위원회 민간위원, 사단법인 재외한인학회 이사 등을 맡았다. 그 역시 재일동포 2.5세로 재외한국인 권익문제에 적극 나서는 인사다.
◇여러번 바뀐 재단명…10년 넘게 장학사업 한우물
OK배정장학재단의 전신은 지난 2002년 4월 설립된 재단법인 에이앤오장학회다. 하지만 공익사업을 제대로 시작한 것은 2005년쯤이다. 그동안 이름도 많이 바뀌었는데 2005년 아프로에프씨장학회로 변경하고 최윤 회장이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장학재단으로서 본격적인 구색을 갖췄다. 이후 아프로에프지(APRO FG)장학회, 러시앤캐시 배정장학회를 거쳐 지난해부터 OK배정장학재단 명칭을 사용했다.
10여년 넘게 장학사업에 주력하며 한우물만 팠다. 재단 규모는 총자산 33억원 정도로 중소재단 수준이다. 국내 비영리법인 평가기관인 '가이드스타'의 재무평가기준을 적용해본 결과 덩치 불리기보다 공익사업에 소진하는 방향으로 재산을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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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금이 본연의 목적에 맞게 쓰이고 있는 지를 알아보는 프로그램비용 비율(목적사업비/고유목적사업 필요경비)이 92.54%로 상당한 높은 수준이다. 미국 공익지수 평가기관인 채리티내비게이터(charity navigator)는 66.7%를 보통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 기준에 비춰보면 우수등급인 셈이다.
이는 기부금 등이 일반관리비나 운영비 등으로 새지 않고 공익사업에 거의 다 쓰이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사용한 목적사업비(공익사업비)는 26억원으로 전년도 순자산 총계(20억원)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순자산 공익목적 사용비율(당해 고유목적사업 필요경비/전년도 순자산)은 139.72%란 황당한 숫자가 나온다. 가이드스타는 5%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작년 아프로서비스그룹 등에서 출연한 기부금이 전년(25억원)대비 두 배 가까운 40억원인 점도 공익사업에 소진된 순자산을 채우기 위해서다. 공익목적 수입증가율(당해 고유목적사업 수입-전년 고유목적사업 수입/전년 고유목적사업 수입)이 61.53%나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고점 기준인 6%을 훨씬 상회한다.
매년 공익사업 지출규모 증가수준을 보는 프로그램비용 증가율[(당해 목적사업비-전년 목적사업비)/전년 목적사업비]은 7.05%로 최고점 평가기준(8%)보다 약간 낮았다. 작년에 들어온 출연금이 상당액이 소진된 순자산을 채우는데 쓰인 터라 목적사업비는 별로 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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