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8월 13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BBB-)이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2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실적 역시 여행 성수기를 맞아 크게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긍정적인 실적 발표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은 투자적격등급과 투기등급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계속할 전망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실적 보다 재무구조 개선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아시아나항공, 유가상승에도 비용 절감 효과로 실적 개선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8일 영업 잠정 실적을 발표하고 매출액은 1조6430억원, 영업이익은 38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1조4920억원) 대비 10.1%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작년(430억원)과 비교해 11.2% 감소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뛰어넘은 깜작 실적이었다. 당초 시장은 24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50억원 가량 추가 실적을 달성한 셈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상황에서 '선방'했단 평가를 받는다. 급유단가가 전년동기대비 35% 상승하면서 120억원의 추가 비용이 뱔생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여객 및 화물 서비스 공급량 (ASK·ATK)이 각각 1년 전 대비 4.0%, 2.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연료사용량이 거의 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A350 등 신형 항공기 도입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신 항공기 도입에 따른 연료사용량 절감 효과가 203억원가량 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용평가사들은 2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신평사들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한다. 3분기 여행 성수기와 추석연휴 '대목'을 앞두고 실적이 더 크게 늘어도 중단기적인 신용등급 변동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신용등급의 발목을 잡고 있는 핵심 요인은 과도한 차입금 규모이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총차입금 규모는 4조3781억원(연결기준)에 달한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매분기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고 영업이익도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지만 4조원이 넘는 차입금 규모는 과도한 수준"이라며 "신용평가시 실적과 재무구조 모두 중요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검토할 때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뚜렷한 재무 개선 '결과물'"이라고 설명헀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은 당장 연내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 규모만 1조 941억원에 달한다. 다행히 아시아나항공은 KDB산업은행과의 업무협약(MOU)을 체결, 은행권 차입금(1731억원) 등 차입금 총 2492억원에 대한 만기를 연장한 상태다. 하지만 남은 8449억원 상환은 요원한 상태다.

◇아시아나, ABS 발행 검토..."영구채는 시장 상황 예의주시 중"

이에 아시아나항공 측은 우선 재무구조 개선 작업부터 적극적으로 해나간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불거진 기내식 공급 문제와 '오너리스크'로 예상치 못한 실적 타격마저 입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 경우 오히려 신용등급 하락마저 우려해야 한다. 신용등급과 연동된 차입금 강제 상환 약정을 체결해놓은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인 셈이다.

실제 지난 2013년부터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무보증 사채와 자산유동화사채(ABS)에는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서면 기한이익이 상실된다는 조건이 붙었다. 신용등급이 한 노치(Notch)만 떨어져도 강제 상환 트리거가 발동되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고 올해 ABS 발행부터 우선 내부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며 "영구채를 통해서는 최대 3억불가량 조달할 계획인데 금리 상승 등 문제로 우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