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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 M&A] 조용병 회장, 주당 4만원대 포기 못하는 배경은잔여지분 인수시 부담 고려, 주주·이사회 설득도 관건

김선규 기자공개 2018-08-16 08:00:00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4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ING생명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면서 조만간 M&A 성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다만 신한금융지주가 경영권 프리미엄 15%를 반영한 주당 인수가격을 4만원 후반대로 잡고 있다는 점이 향후 M&A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KB지주의 현대증권 인수 사례처럼 잔여 지분 인수 과정에서 최종 인수 가격을 낮추기 어렵다고 보고 MBK와 가격 협상 테이블에서 무리한 가격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조 회장은 1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ING생명을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ING생명을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M&A의 최대 관심사인 인수 가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가격산정에 있어 복잡한 변수가 많다"며 "신한지주와 ING생명 모두 상장업체이기 때문에 가격 문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신한지주와 MBK 모두 매각가격만 협의되면 곧바로 M&A절차를 타결시킬 정도의 적극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매각가격에 대한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는 경영권 프리미엄 15%수준을 적용해 지분 59% 매입가격을 2조2000억원 선에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당 매입가격이 4만6000원 선이다. 반면 MBK는 최소 5만원까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된다.

MBK는 과거에 비해 한발 물러섰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주당 6만원대 매각가를 고수했지만, 최근에는 5만원대로 낮춰 잡았다. 반면 신한지주는 자본여력 및 주주관리 측면에서 결코 오버페이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4만원대를 줄곧 고수하고 있다.

신한지주가 4만대를 고집하는 이유는 KB지주가 현대증권을 인수한 사례처럼 잔여 지분 인수 과정에서 최종 인수 가격을 낮추기 어렵다고 보고 MBK와 가격 협상 테이블에서 무리한 가격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KB지주는 2016년 당시 현대증권 지분 22.56%를 1조2500억원(주당 2만3417원)에 사들이면서 고가 매입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잔여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현대증권 주가가 하락하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6배로 떨어졌다. 결국 지분 100%를 확보하는데 들어간 총 투자액이 2조4710억원으로 주당 인수가격이 1만400원대로 낮아졌다.

특히 KB지주는 주식교환을 통해 잔여 지분을 인수했다는 점에서 현대증권을 100% 자회사하는데 실제 들어간 밑천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여기에 주식교환을 통해 1조원 가량의 염가매수차익까지 챙기면서 회계상 수익성 개선 효과도 누렸다.

하지만 신한지주는 ING생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KB사례를 통한 시장 학습효과로 신한지주의 ING생명 인수설이 불거지자 주가가 3만원 후반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그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서 PBR은 08~0.9배로 안정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지주는 ING 인수설을 통해 ING생명 주가가 3만원 후반대까지 떨어지고 그 이상 하락하지 않음을 확인했다"며 "KB처럼 낮은 가격에 잔여지분을 매입할 수 없다고 보고 MBK와 가격 협상 테이블에서 매입가격을 4만대로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재일교포 주주를 중심으로 한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것도 관건이다. 신한지주 지분 18%를 보유한 재일교포 주주들은 ING생명 인수도 재무지표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런 이유로 신한지주가 매입가격을 선뜻 상향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양측 최고경영자(CEO)의 결심에 따라 M&A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가능성은 현재로선 부인하기 어렵다. 조 회장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ING생명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는 점에서 신한지주 매입 가격을 상향조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 모두 상대방이 원하는 가격대에 딜을 진행할 수 있는 명분이 없어 주춤하고 있는 상태"라며 "어느 한쪽이 결단을 하면 아마 ING생명 매각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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