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오너 갑질' 여파 수익성 뒷걸음 2분기 영업익 49% 감소, 당기순손실…영업 위축 우려, 판매수수료 급증
고설봉 기자공개 2018-08-21 08:23:26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0일 16: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갑질' 사태가 대한항공 실적에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 대한항공은 매출 증대를 이루며 순항했다. 그러나 영업이익률 하락과 순손실 확대 등 수익성 면에서는 퇴보한 모습을 보였다.대한항공은 올 2분기 판매수수료 등 그동안 지출 많지 않았던 부분에서 비용 부담이 대거 증가했다. '오너 갑질' 사태 이후 영업활동 위축을 우려해 대리점 등에 인센티브 지급을 늘렸기 때문이다.
또 복리후생비, 교육연수비 등 직원들에 대한 처우 개선 명목의 지출도 늘었다. 회사 내에서 비판 여론이 일고, 직원들이 조직화해 '오너일가 퇴진 집회' 들을 여는 등 얼어붙은 분위기를 풀어내기 위해 비용 지출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
대한항공은 올 2분기 별도 기준 매출 3조138억원, 영업이익 824억원, 순순손실 275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5.7%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9.04% 감소했고, 순이익은 적자 폭이 확대했다.
영업이익률은 올 2분기 2.73%로 2016년 1분기 이후 10개 분기 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매출원가율과 판관비율 등이 상승하며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율은 86.14%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2.63% 포인트 증가했다. 판관비율도 올 2분기 11.13%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을 유류비 인상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근 유가 추이(WTI 기준)는 지난해 2분기 대비 약 41% 정도 상승한 상태다. 올 2분기 유가 상승세는 더 가팔랐다. 지난해 2분기 평균 유가는 베럴당 48.25달러였고, 올 2분기 평균 유가는 67.91달러로 집계됐다.
매출원가에서도 유류비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늘었다. 대한항공은 올 2분기 연료유류비로 7961억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29.07% 비용 지출이 늘었다. 지난해 2분기에는 2016년 2분기를 기준으로 유류비 인상 폭은 15%에 그쳤다.
|
그러나 유류비 인상 외에 대한항공의 각종 판관비가 인상된 것도 올 2분기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판매수수료와 복리후생비 등 그동안 지출 규모가 크지 않았던 부분에서 비용 지출이 급격하게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판관비 중 비용 지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부분은 판매수수료다. 올 2분기 대한항공은 판매수수료로 1088억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2분기 대비 38.42% 늘었다. 평균적으로 판관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늘었다. 올 2분기 판관비 중 판매수수료의 비중은 32.45%를 기록, 예년 평균인 25% 내외보다 약 7% 포인트 이상 늘었다.
판매수수료는 대항공이 항공권 판매를 증진하기 위해 대리점을 상대로 진행하는 일종의 판촉활동이다. 대한항공은 여객부문과 화물부문으로 나눠 일정 수준 이상 항공권을 판매하거나, 화물 영업을 늘린 대리점(여행사 등)에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통상 판매수수료는 매출 증가율과 비슷한 수준으로 증감한다. 2016년 2분기 대비 지난해 2분기 대한항공의 매출 증가율은 3.05%, 판매수수료 증가율은 2.48%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2분기 대비 올 2분기 대한항공의 매출 증가율은 5.7%이지만 판매수수료 증가율은 38.42%로 집계됐다.
직원들에 대한 복지 증진에 따른 비용도 일부 증가했다. '오너 갑질' 사태 이후 대한항공은 직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자 인센티브 제공 등 내부에서 발생하는 부정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대대적인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올 2분기 대한항공은 복리후생비와 교육연수비 등 직원들에 대한 비용 지출을 지난해 보다 훨씬 늘렸다. 복리후생비의 경우 지난해 2분기 대비 22.05%, 교육연수비는 16.67% 늘렸다. 이외 기타판관비도 22.92% 증가했다.
다만 예년과 다르게 예상치 않은 부분에서 지출이 늘어나면서 다른 항목에 대한 비용을 통제했다. 올 2분기 대한항공은 시설물관리비 83.33%, 광고선전비 29.47%, 통신비 6.57%, 등을 줄여 전체적인 판관비 인상을 일부 상쇄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통상 판매수수료는 일정 목표 이상 항공권 등을 판매한 대리점(여행사) 등에 지급하지만 그 요율 등은 본사에서 책정하기 나름"이라며 "판매수수료는 매출 증가율과 연동해 늘어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밝혔다.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 오너일가 갑질 사태가 대한항공의 경영활동 위축으로 이어진다면 신용등급 하락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이런 부분들을 사전에 차단하고, 펀더멘털을 유지하기 위해 수익을 일부 통제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식품 부문 호조 삼양사, FCF '순유입' 전환
- 김기홍 JB금융 회장 "핀다와 협력 관계 계속 이어간다"
- [기업집단 톺아보기]'지주사' LX홀딩스는 왜 조용할까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대우건설에 과연 주주환원 선택지는 없을까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업계 부진 속 선방한 에코프로비엠, 배경에 '삼성SDI'
- [CFO는 지금]롯데하이마트, 금융비용 감수하고 늘린 유동성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상신이디피, '미완의 승계' 우려에도…"밸류업 의지 커"
- [건설사 파이낸셜 뷰]'홀로서기' 도전 신세계건설, 내부거래 다시 상승
- [소노인터내셔널 2막]내실경영 강화, 부채비율 낮추기 '총력'
- [하나투어를 움직이는 사람들]송미선 대표,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결단의 리더십'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ELS 배상 후폭풍]NH농협, 은행권 최고 '배상비율' 나올까…부담감 높아져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삼성생명, 새 회계기준에도 펀더멘털 굳건히 지켰다
- 금융사 KPI '검사와 검열 사이'
- [금융사 KPI 점검/KB국민은행]잘 갖춰진 KB금융 포트폴리오 활용 계열사 협업 확대
- 산업은행, 태영건설 구조조정팀 업무 재조정
- [ELS 배상 후폭풍]하나은행, 자율배상 발표 임박… 발빠르게 리스크 최소화
- [ELS 배상 후폭풍]신한은행, 이사회 논의 시작…배상안 수용할까
- [ELS 배상 후폭풍]우리은행, 선언적 배상안 발표 '명분·실리' 모두 챙겼다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삼성생명, 매 분기 킥스비율 저하 원인은
- [금융사 KPI 점검/ KB국민은행]'홍콩 ELS' 부실 여파…'ELS·ELF' 사실상 판매중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