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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손길 남아있는 서민금융진흥원 [이사회 분석]친박 인사 '상임감사' 외 금융기관 출신 '전관'으로 채워

조세훈 기자공개 2018-08-29 09: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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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선이 재계와 금융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사회 중심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고,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천명하는 기업과 금융회사가 늘고 있다. 경영에 관한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는 만큼 이사회는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더벨은 변곡점을 맞고 있는 주요 기업 및 금융회사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4일 11: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적 기관에서 대표이사를 겸직하는 일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업무 시간 할애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자칫 이해충돌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3개 이상을 겸직하는 일은 민간 영역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금융기관에서 이런 사례가 발견된다. 바로 김윤영 서민금융진흥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김 원장은 현재 무급으로 신용회복위원장과 국민행복기금 이사장도 맡고 있다.

발단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민금융 구상에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여러 군데 흩어져 있던 서민 금융 기관과 상품들을 한곳에 모아 비효율과 불편을 해소하고자 했다. 이런 구상하에서 2016년 9월 미소금융(자영업자 지원대출), 햇살론(노동자보증대출), 바꿔드림론(저금리 전환대출), 새희망홀씨(은행의 생계형 자금대출) 등 서민금융 서비스를 통합해 서민금융진흥원을 세웠다. 더 나아가 국민행복기금과 신용회복위원회도 통합해 '매머드급' 서민금융 센터를 설립하고자 했다.

당시 채무 감면 업무의 신복위와 대출원금을 지켜 최대한 많은 대상자에게 지원해야 하는 국민행복기금의 업무가 '이해충돌'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도 김 원장을 진흥원장에까지 임명한 것은 통합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나왔다. 또 세 기관 모두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도 이런 구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진흥원 설립 한 달 뒤인 2016년 10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면서 통합 동력은 급격히 떨어졌다. 이듬해에는 박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면서 통합 계획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진흥원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에서는 애초 3개 기관 통합이 목적이었다"면서도 "통합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통합이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민금융진흥원 이사회 현황

눈에 띄는 점은 진흥원 이사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금융권 마지막 유산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바로 '낙하산 인사'다. 최종의결기구인 이사회는 원장과 상임이사, 상임감사 등 당연직 3명과 비상임 사외이사 3명을 포함한 6명으로 구성됐다. 이중 안상정 상임감사는 한나라당 당직자 공채 출신으로 한나라당 대변인실, 원내대표실, 국회사무처를 거쳐 안성시당원협의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인사다. 또 박사모 중앙상임고문,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사무국장을 맡아 친박 인사로 분류된다. 그러나 금융 경력은 전혀 없어 임명 당시부터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인사는 정부의 입김에서 비롯됐다. 진흥원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부원장과 이사는 진흥원장의 제청으로 금융위가 임명한다. 사실상 금융위가 진흥원의 인사권을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현 이사회 구성원은 내년까지 보장된 임기를 모두 채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정무위 관계자는 "전임 정부에서는 자기 쪽 인사가 아니라면 일명 '솎아내기'를 통해 전부 교체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런 악습이 반복되는 게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임기는 되도록 유지해주자는 기조"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이사회 인사는 모두 금융권 전관들로 채워졌다. 대표적으로 김 원장은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을 거쳐 한국자산관리공사 상임이사를 맡은 이력이 있다. 최건호 상임이사 역시 금융감독원 특수은행검사국 부국장, 저축은행감독국장을 거쳐 서민금융협의회 사무국장을 역임한 금융당국 출신이다.

주로 민간 출신이 임명되는 사외이사도 모두 '전관'들로 구성돼 있다. 전상근 사외이사는 재정경제부 행정사무관을 시작으로 예금보험공사 이사를 거쳐 우리카드 상근감사위원을 지냈다. 김시환 사외이사도 한국은행 총무국 부국장, 강원본부장, 한국은행 인재개발원 주임교수를 거친 인사다. 마지막으로 이종진 사외이사는 한국자산관리공사 투자금융본부장, 서민금융본부장, 이사를 역임했다.

이를 두고 진흥원 설립 당시부터 박원순 서울시장이 "진흥원은 금융위, 금감원 퇴직자 재취업 창구"라고 비판하는 등 정치권 안팎에서 전관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해왔다.

진흥원 관계자는 "진흥원은 태동이 관 주도이고 배드뱅크(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이나 채권만을 사들여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기관) 역시 관 주도"라며 "그러다 보니 관 출신 전문가가 많이 들어올 수밖에 없던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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