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김화진칼럼]와이너리 M&A와 아마존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18-09-03 08:52:59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7일 08: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구상에는 현재 1백만 개 이상의 와인제조업체가 있다. 연 생산량이 30억 병을 넘어선지 오래다. 2017년 글로벌 와인시장은 3,020억 달러 규모였다.

FlatStanley
와인시장을 좌우하는 소비자 성향도 다른 시장에서와 비슷하다. 인터넷 쇼핑을 주로 하고 가격에 민감한 세대의 성향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다. 중요한 기준은 병당 10달러다. 미국에서는 작년에 10달러 이상의 와인 판매는 7.3% 증가하고 10달러 미만의 와인 판매는 2.2% 감소했다. 10달러 이상에서는 11~14.99달러 대 카베르네 쇼비뇽과 15~19.99달러 대 샤도네가 주종을 이룬다고 한다.

이런 추세에 대응하는 두 가지 방법은 기존 브랜드의 품질을 높여서 가격을 상향 적응시키는 방법과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를 출범시키는 방법이다. 그러나 두 가지 다 여의치 않다. 특히 후자에는 막대한 투자가 소요된다. 나파밸리 땅 1에이커 시가가 40만 달러를 넘는다. 마케팅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결론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인수하는 것이다. 와이너리 M&A가 증가하는 이유다. 2016년 미국에서는 기록적인 23건의 와이너리 M&A가 기록되었다. 거래 총액은 24억 달러다. 이들 중 다수가 지역적 확장이나 프리미엄 브랜드 인수를 위한 거래였다.

현재 세계 최대의 와인공급자는 세계 시장 점유율 2.7%인 미국의 갈로(E & J Gallo)다. 약 60개의 라벨을 보유한다. 2, 3위도 미국회사다. 미국 밖에서는 세계 4위인 호주의 상장기업 트레저리 와인 이스테이트(Treasury Wine Estate)가 있다. 1.12%를 차지한다. 그 외 호주 1개, 프랑스 2개, 칠레 1개, 아르헨티나 2개 회사가 10대 공급자에 든다. 이 10대 회사들이 글로벌 시장의 12.62%를 차지하는데 그친다. 와인산업은 대형화 여지가 매우 큰 산업이다.

갈로는 금주법이 폐지되었던 1933년에 캘리포니아 모데스토에서 설립된 회사다. 금주법 철폐 직후 캘리포니아에서 만들어졌던 약 800개의 와이너리들 중 하나다. M&A를 통해 성장해 왔는데 지금까지 약 20개의 와이너리를 인수했다. 특히 2015년에는 5개를 인수하는 기록을 세웠다.

2위인 뉴욕의 상장회사 콘스텔레이션 브랜드(Constellation Brands)도 갈로와 유사한 M&A전략을 쓴다. 프리미엄 와인 브랜드는 인수하고 저가 브랜드는 매각하는 방식이다. 콘스텔레이션은 맥주회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와인은 로버트 몬다비, 킴 크로포드 같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와인산업에서 M&A가 증가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유통회사들의 M&A를 통한 대형화다. 2016년에 미국의 슈퍼마켓들은 85억 달러어치의 와인을 팔았는데 총 판매의 40%다. 그런데 2015년에 앨버슨과 세이프웨이가 합병해서 미국시장 점유율이 5%가 되었고 2016년에는 네덜란드의 로열 아홀드(Royal Ahold)가 벨기에의 델하이즈그룹(Delhaize Group)을 인수해서 미국시장 점유율이 4.6%로 상승했다. 유통회사들의 대형화는 적정 마진과 공급량을 담보하지 못하는 와이너리들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와이너리도 대형화 되어야 할 필요가 발생한다.

마지막 변수는 역시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작년 말로 약 5년 동안 개설해 왔던 와인시장을 폐쇄했다. 1천개의 와이너리, 8천개 브랜드가 참여한 시장이었다. 고객들은 이제 아마존이 인수한 홀푸드에서 공급하는 와인을 아마존에서 구매할 수 있을뿐이다. 미국의 관련 법률은 주류소매상이 다른 업자로부터 돈을 받고 광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아마존은 홀푸드 인수로 스스로 주류소매상이 되었다. 더 이상 기존의 15% 수수료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아마존은 법률 개정 로비를 할까 하다가 차라리 홀푸드 와인 판매에 매진하는 것이 더 수지가 맞을 것으로 판단했다.

온라인 주류판매는 법률적 제약이 문제다. 모든 배송 수령에 성인의 서명확인이 필요하다. 그래도 2016년 미국에서 온라인 주류구매는 6억 달러를 넘어섰고 5년 평균 성장률이 11.7%다. 와인의 경우 더운 지역에서는 적당한 온도를 유지해야 하고 바로 필요해서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 1시간 내 배송이 가능해야 한다. 지금 아마존은 일부 지역에서 와인 2시간 내 배송을 무료로 하고 있다. 아마존이 어떤 방식으로든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면 와이너리들도 향후 공룡 와인유통회사를 상대해야 할 것이다. 와이너리 M&A 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