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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지주사 '한진칼' 규제 사정권, 조양호 압박카드? [新공정법 후폭풍]오너 일가 지분 24.79%, 강화된 기준 포함…'내부 거래' 매년 늘어 부담

고설봉 기자공개 2018-08-29 09:58:00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8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타깃이 될 전망이다. 오너 일가 보유 지분율 기준이 20%로 하향 조정되면서 변화가 생겼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는 집중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확보, 전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그 동안 일감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일찌감치 대한항공에서 인적분할 해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세우면서 규제를 피했다. 한진칼은 2013년 8월 1일 인적분할 한 뒤 9월 16일 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는 한진칼 지분만을 보유할 뿐, 여타 계열사들의 지분은 소유하고 있지 않았다. 보유 지분율도 30% 아래로 맞춰 그 동안 공정위의 레이더망을 피해왔다. 올해 초에는 조 회장의 자녀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던 유니컨버스를 대한항공에 합병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조 회장 일가 및 공익재단 등 특수관계자는 한진칼 보통주 28.95%, 우선주 3.0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조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조 회장 일가가 직접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24.79%이다.

한진칼 주요주주 현황

그러나 이번 공정위의 공정거래법 개정 입법예고로 한진그룹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주사인 한진칼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상장사의 경우 오너 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이어야만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개정안에 따르면 그 기준이 20%까지 낮아진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한진칼 또한 규제 대상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조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이후 사정 당국으로부터 전방위 수사를 받고 있는 조 회장으로서는 부담이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다. 그 동안 수사 과정은 오너 일가 개인의 일탈 및 범법 행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에 따라 한진칼, 대한항공, 진에어 등 주요 계열사들의 경영활동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았다.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이 이뤄지면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한 전방위 규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갑질 사태'를 겪으며 지배구조 및 경영구조 개선에 대한 압박이 이어졌던 만큼 규제 근거가 마련되면 내부 거래에 대한 조사 강도가 세질 것으로 점쳐진다. 진에어의 면허취소 여부를 두고 국토부가 두 차례에 걸쳐 청문회를 벌이는 등 기존과는 다르게 법 적용에 있어 엄격한 모습을 이미 보였다.

다만 한진칼이 규제 대상에 이름을 올리더라도 바로 제재를 받는 것은 아니다. 유리한 조건과 사업 기회가 일방적으로 제공되고, 합리적 검토 없이 이뤄진 내부 거래에 대해서만 규제 조치를 받는다. 아울러 효율성과 긴급성, 보안성을 요하는 사업 또한 예외 적용을 받는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판례가 없고, 유권 해석에 따라 위법 여부가 갈릴 수 있다는 점은 한진그룹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한진칼의 특수관계자 거래 및 채권채무 내역

그 만큼 한진그룹은 내부 거래 관리에 더 신경써야 한다. 자짓 총수일가 사익편취와 부당 지원 등 시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칼은 올 상반기 특수관계자 거래를 통해 55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상반기 전체 매출의 8.58% 수준이다. 거래 대상은 대한항공, 한진, 한국공항, 한진정보통신, 한국종합서비스 등이다. 같은 기간 이들과의 매입거래는 1593억원이었다. 특수관계자 매출에는 배당금수익이 포함돼 있다.

향후 한진칼이 공정위의 레이더망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계열사들과의 내부 거래를 대폭 줄이거나, 조 회장 일가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율을 낮추는 방법뿐이다. 그러나 오너일가 직접 보유 지분율을 낮추는 방법은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 약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오너 일가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도 완료한 만큼 지분관계 정리 등을 통한 규제 회피도 도모할 수 없다.

유일한 대안인 내부 거래를 줄일 경우 배당금 수령 이외의 매출 거래는 사실상 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 이상이거나 매출의 12% 이상이면 공정위 규제 대상에 오른다. 올 상반기 한진칼이 대한항공 등으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은 약 82억원 수준이다. 선택지가 좁아진 만큼 향후 한진칼 및 계열사들의 거래 관계에 있어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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