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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 '다각화의 그늘' 외식·유통 반등 포인트는? [식음료 명가 재발견]②자회사 합병 등 구조조정, 신사업 영업이익률 개선 과제

전효점 기자공개 2018-09-04 08:52:27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31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일유업 그룹이 최근 적자 계열사 사업재편에 본격 착수하면서 올해부터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매일유업은 2006년 김복용 명예회장이 작고한 후 장남 김정완 회장이 바통을 넘겨받으면서 빠른 속도로 외형을 키웠다. 2007년까지 7년 연속 7000억원에 머물렀던 그룹 연결 매출은 김 회장 취임 후 10년째인 지난해 1조6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급성장의 배경은 인수합병과 신규법인 설립 등을 통한 사업 다각화다. 매일유업 그룹은 2006년 3개에 불과하던 종속법인을 2017년 말 15개까지 늘렸다. 김 회장은 전통적인 사업부문인 매일유업을 비롯해서 외식업, 유통·서비스 사업부문의 계열사를 통해 2차 도약을 달성하고자 했다. 현재 그룹내에서 유가공을 제외한 사업부문은 매출의 20%까지 점유율을 높였다.

하지만 외식 사업부문과 유통 사업부문의 대표 자회사들은 수년째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룹은 올해 들어 외식사업부문과 유통부문에서 계열사간 잇딴 사업 재편을 진행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모색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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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완 회장 취임 이후 매일유업은 사업다각화로 유업계 불황에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 기간 이익 대부분은 전통적 사업인 유가공 부문에 의존했다. 출처=매일유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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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말 매일홀딩스 연결 종속법인.

◇내실 못 챙긴 외식업…'자회사간 합병' 추가 시너지 모색

외식업은 김 회장 취임 후 신성장동력으로 주목 받았다. 김 회장은 2006년 8월 매일유업 내에 외식사업부를 신설했다. 와인을 취급하는 레뱅드매일과 같은 기존 자회사를 확장하는 한편 인수합병(M&A)이나 신규설립의 방식으로 2008년부터 샌드위치 카페, 인도음식점 '달', 카페 프랜차이즈 '폴바셋', 중식당 '크리스탈제이드' 등을 연이어 오픈했다.

하지만 외식사업은 생각보다 내실 있게 성장하지 못했다. 인도음식점 '달', 일본식 전문점 '만텐보시', '야마하', 돈까스 전문점 '안즈', 수제버거 전문점 '골든버거 리퍼블릭' 등의 영업권은 모두 외부에 넘겼다. 폴바셋과 크리스탈제이드 등은 매출 규모를 키웠지만, 회수 시기가 생각보다 길어졌다.

폴바셋을 운영하는 외식 자회사 엠즈씨드는 폴바셋이 브랜드 론칭 3년만에 연매출 118억원, 영업이익률 9%를 달성하면서 2013년 매일유업에서 물적분할 됐다. 이후 지난 5년간 엠즈씨드는 매출이 700억원대까지 6배 이상 성장했지만, 영업이익률은 매년 급락했다. 2015년 적자를 경험한 후 론칭 8년째인 2016년 영업이익 3억원(영업이익률 0.5%)을 기록하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는 23억원(3%)을 기록하면서 5년만에 이익률을 소폭 높였다.

매일유업 그룹은 지난해 말 엠즈씨드 대표이사를 외식서비스 전문가로 교체한 데 이어 올해 3월 엠즈씨드와 또다른 적자 계열사 '엠즈푸드(옛 아카데이듀뱅코리아)'의 합병을 결정하면서 외식 부문을 다잡는 모양새다. 엠즈푸드는 폴바셋과 같은 해인 2009년에 론칭한 이태리 음식점 '더 키친 살바토레'를 2011년부터 운영해왔지만, 자회사로 편입된 2011년부터 무려 9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폴바셋을 비롯해 대부분 매장이 직영으로 운영되는 만큼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갔지만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면서 "두 자회사간 합병과 조직 재정비를 통해 폴바셋과 더키친살바토레간 시너지도 극대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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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서비스 사업 엇갈린 성적표…테마파크 사업 추가 투자

유통 및 서비스 사업부문은 계열사별로 엇갈린 성장세를 보여줬다. 영유아복을 만드는 제로투세븐은 매일유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자회사로 그룹의 외형 증가에는 일조해왔지만 연이은 적자로 인해 '계륵'같은 존재였다. 중국 유아동복 사업 성장세에 힘입어 2015년까지 매출이 매년 소폭 성장했지만 2016년부터는 실적 하락을 거듭했다. 영업이익은 2013년까지만 해도 중국 온라인 유통망을 확대 등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시도하면서 48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판관비 부담 등으로 이듬해 적자전환한 후 사채 발행 등을 통해 부족자금을 충당해왔다.

제로투세븐은 지난 6월 씨케이팩키지와 합병이 결정되면서 올해부터는 매일홀딩스 연결 자회사에서 제외된다. 제로투세븐의 연결 제외로 그룹은 올해 다른 사업부문의 뚜렷한 실적 회복이 없는 한 매출이 줄어들 전망이지만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2013년 설립된 식자재 유통 계열사 엠즈푸드시스템의 경우 설립 후 지난 5년간 매출 규모는 61억원에서 634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단 한번도 흑자 전환하지 못한 채 적자 행진을 이어왔다. 2015년에는 적자 누적으로 결손금이 쌓여 완전자본잠식에 빠졌지만 지난해 매일유업의 자금 수혈을 통해 급한 불을 껐다. 부채비율은 2016년 360%에 이르렀지만 지난해 100억원 가량 자본이 확충돼 65%까지 낮아졌다.

매일유업이 고창군과 손잡고 2008년부터 공동기획해온 상하농원 개발 프로젝트는 또 다른 신성장동력으로 꼽히지만 아직 이익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2011년 주식회사 상하농원을 설립하고 농촌형 테마공원 사업 준비에 들어갔다. 테마공원은 2016년 개장 이래 연간 20만명 이상의 여행객이 방문하는 명소가 되면서 성공 케이스로 거론됐지만, 상하농원은 출범 이듬해인 2012년을 제외하고 지난 7년간 내리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2008년 테마공원 기획을 시작하고 2011년 상하농원을 설립한 이래 현지 농산물 직매입과 온라인 판매 등 다양한 새로운 사업을 테스트하고 투자 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했다"면서 "개장 후에도 꾸준한 비용 투입으로 매출 대비 흑자전환하지 못했지만 올해 공원 내 숙박시설 파머스빌리지를 여는 등 꾸준히 사업을 발전시켜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매일유업 신사업들은 아직은 김 회장의 의도처럼 신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영유아 의류나 외식업, 식자재 유통업 등 기타 신사업의 통합 매출은 그룹 매출의 20%를 차지하고 있지만, 각 부문 대표 계열사들은 유의미한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다. 여전히 이익 대부분을 매일유업이 영위하는 유가공 부문에서 창출하고 있다. 그룹이 계열사 재편을 통해 얼마나 전체 이익률을 개선할 수 있을지 올해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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