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문제는 '터키'가 아니라 카타르 외교 리스크? [카타르 ABCP 후폭풍]주변국과의 힘겨루기 주목…대미 관계, 정부지원 가능성 영향

양정우 기자공개 2018-09-06 08:21:19

이 기사는 2018년 09월 03일 08: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타르은행 정기예금 ABCP는 터키의 금융시장 불안으로 촉발됐지만 카타르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 큰 위험 요소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이란 등에 둘러쌓여 사면초가인 외교적 입지가 국가 펀더멘털에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미국과의 관계마저 뒤틀릴 경우 카타르은행을 뒷받침해 온 정부 지원 여력이 근본적으로 흔들릴 전망이다.

3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카타르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5년물)은 이달 들어 80~90bp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달엔 터키 외환시장의 불안감에 100bp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해 초반 아랍권 국가가 대거 단교를 선언했을 때는 120bp 수준으로 치솟았다. 과거 카타르의 CDS는 60bp 안팎을 유지해 왔다.

신평업계 관계자는 "카타르는 지난해 단교 사태 이후 CDS와 주식시황 등 각종 경기 지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엔 터키발 리스크에 CDS가 뛰어오르기도 했다"며 "카타르 금융권은 터키 지역에 상당한 투자를 단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clip20180831154742

최근 터키발 위기에 카타르은행 정기예금 ABCP를 담은 국내 펀드가 환매 불가 방침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ABCP의 부도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터키가 구제금융을 신청할 경우에도 카타르은행의 손실 규모는 4조원 안팎으로 여겨진다. 250조원 자산을 보유한 은행 입장에선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평가다. 국내에서 문제가 된 카타르 4개 은행의 ABCP 규모는 6조7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이들 ABCP는 사실 카타르가 처한 외교적 상황에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카타르는 주요 중동 국가로부터 외교적으로 고립돼 있다. 지난해 6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 등 주요 아랍권 국가가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했다. 인적·물적 교류가 완전히 봉쇄된 상황이다. 카타르가 이란에 우호적 정책을 편다는 게 단교의 이유였다.

더구나 그간 우호국이었던 미국과의 관계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단교 사태가 발생한 후 카타르는 터키와 긴말한 관계를 유지했고 상호 지지를 확인했다. 터키와 미국의 외교 분쟁 속에서 카타르는 150억달러 규모의 금융투자를 약속했다. 이 때부터 미국과 카타르의 외교 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미국측과 원만한 관계 회복을 시도하고 있지만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란-터키-러시아'로 이어지는 중동 반미 연대에 대한 시나리오도 나온다. 만일 카타르가 이란 등 반미 세력과 관계를 강화하면 미국의 눈 밖에 날 수밖에 없다. 최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셰이크 타밈 알타니 카타르 군주가 양국의 협력을 약속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과 카타르는 매장량이 세계 최대인 해상 가스전을 공유하고 있다.

이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악화는 카타르 정부 신용도에도 직격탄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카타르은행을 지탱하는 정부 지원 가능성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이번에 문제가 된 카타르은행 신용등급 대해 무디스는 최대 4노치(notch)의 유사시 정부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왔다.

지난해 카타르 항공기금융 이슈는 이 같은 이벤트리스크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된다. 카타르항공을 포함한 중동계 항공사의 항공기금융은 높은 신용도를 자랑하며 기관투자가들의 인기를 누려왔지만 카타르 단교 사태가 불거진 이후 셀다운(sell-down)에 난항을 겪어야 했다.

신평사 연구원은 "만일 미국과의 관계가 뒤틀린다면 카타르 경제가 터키 이상으로 흔들릴 것"이라며 "카타르은행에 대한 국가의 지원 여력 변화와 직결되는 이슈"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타르가 국제적 역학 관계에 따라 한쪽을 선택해야 할 상황이 다가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27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이현중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3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