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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3세 지배력 확대…흔들림 없는 '장자 승계' [식음료 명가 재발견]④율촌화학 신시열·농심홀딩스 신상렬 등 장남 지분율 우위

전효점 기자공개 2018-10-01 12:21:00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7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농심 오너가 3세들의 계열사 지배력 확대 속도가 빨라졌다. 신동원·신동윤·신동익 부회장의 장남들을 중심으로 한 지배력 확대라는 점에서 '장자 승계'라는 농심가 전통이 세대를 넘어서도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신춘호 회장의 농심 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이 확고하다. 신춘호 농심 회장의 형인 신격호 롯데지주 회장의 두 아들 신동주·신동빈 부회장이 그룹 승계를 둘러싸고 오랫동안 대립하고 있는 것과 달리 농심가의 2세 승계 구도는 장남 신동원 부회장을 중심으로 깔끔하게 정리된지 오래다.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은 형과 10분 차이로 태어난 쌍둥이지만 포장재 계열사인 율촌화학을 승계했다. 삼남인 신동익 부회장은 메가마트와 이하 계열사를 물려받았다.

최근 들어서는 1958년생인 신동원·신동윤 부회장이 회갑을 맞으면서 농심가 3세들 사이에서도 장자 중심의 승계 구도가 명확해지고 있다. 1남2녀를 둔 신동원 부회장 일가에서는 신상렬씨가, 1남1녀를 둔 신동윤 부회장 일가에서는 신시열씨가 각각 누이들과 지분율 격차를 벌리면서 핵심 계열사 지배력을 빠르게 넓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신동윤 부회장이 13.93% 지분을 보유한 농심그룹 계열사 율촌화학에서는 올해 5월 신 부회장의 장남 신시열 씨(28)가 누나 신은선 씨(30)와의 지분율 격차를 벌리면서 지배력을 늘렸다. 이날 은선 씨는 율촌화학 주식 3000주(0.01%)를 장내매수하면서 처음으로 주주명부에 등장했다. 반면 이미 13만2300주를 보유하고 있던 동생 신시열 씨는 3차례에 걸쳐 7000주를 장내매수하면서 지분율을 0.56%로 단숨에 끌어올렸다.

시열 씨는 앞서 지난해 5월 농심홀딩스가 매도한 주식 207만8300주를 아버지 신동윤 부회장과 함께 매입하면서 누나보다 먼저 율촌화학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당시 시열씨는 13만2300주를 매입하면서 어머니 김희선 씨를 제치고 율촌화학 5대 주주로 부상했다. 올해 두 자녀의 추가 지분 매입을 통해 율촌화학에서는 이같은 장자 승계 구도가 굳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율촌화학

신동원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농심 그룹의 지주사 농심홀딩스의 경우도 신동원 부회장의 후계자로 장남 신상렬 씨(25)가 사실상 확고해진 것으로 보인다.

신상렬 씨를 비롯해 농심가 3세들은 2003년 신춘호 회장의 수증을 통해 처음 농심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당해 상렬씨의 손윗누이 신수정 씨(30), 신수현 씨(27)를 비롯해 사촌들이 각 1만200주씩(0.23%)을 증여받은 것과 대조적으로 막내지만 장남인 상렬씨는 3만778주(0.68%)를 증여받으면서 단번에 율촌재단에 이은 6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상렬씨는 2018년까지 거의 매년 18차례에 걸친 장내매수와 시간외 매매 등을 통해 소량의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지분율을 높여왔다.

상렬 씨의 농심홀딩스 지분 확보 속도는 지난해부터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지난해 4월 삼촌 신동윤 부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농심홀딩스 주식 30만1500주를 형과 조카 상렬씨에게 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매도함에 따라 2만3730주를 매입한 상렬씨의 지분율이 단번에 0.53%에서 1.37%까지 높아졌다. 뒤이어 지난 5월 상렬씨는 1640주를 추가 매매하면서 지분율을 1.41%까지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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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와 올해 상렬 씨의 농심홀딩스 지분 매입은 지난 2003년 수증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이뤄졌다. 그 결과 상렬 씨의 홀딩스 지배력은 아버지 신동원(42.92%), 신동윤(13.18%), 신윤경(2.16%), 율촌재단(2.01%) 농심근로복지기금(1.44%) 바로 뒷자리가 됐다. 신윤경 씨와 율촌재단이 대규모 증여 없이도 따라 잡을 수 있는 범위 내에 들어왔다. 아울러 추후 신동윤 부회장이 보유한 농심홀딩스-율촌화학 추가 지분 스왑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는 만큼 이 과정에서 상렬씨가 지분율을 추가로 높일 가능성도 시야권에 들어왔다. 상렬 씨의 지분은 각각 0.28%~0.30% 사이 지분을 보유한 누이 및 사촌들에 비해서도 다섯 배 가까이 높다.

삼남 신동익 부회장 일가의 경우 지난해 신승열(28), 신유정(25)이 처음 농심미분 주주명부에 등장했다. 두 사람이 보유한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0%로 같다. 다만 농심가의 전통을 따른다면 장남인 신승열 씨가 메가마트 등 계열사를 물려받을 후계자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승렬 씨는 아직 지배 회사인 메가마트 등의 지분을 보유하지는 않았지만 농심미분의 지분을 발판 삼아 메가마트 등 핵심 계열사 지분을 매입할 수 있고, 향후 승계 과정에서 상속세·증여세 납부를 위한 재원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농심 관계자는 "아직 3세들이 30세 내외로 나이가 어리고 계열사들 중 어느 곳에도 입사하지 않았다"면서 "승계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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