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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평채, 과감한 프라이싱 전략 통했다 [Deal Story]한국물 최초, 가이던스 수정만 두 차례…30년물로 투자자 다변화

피혜림 기자공개 2018-09-18 14:36:09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7일 16:5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나서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터키 리라화 사태 등 신흥국이 흔들리는 상황에도 한국 정부의 AA0급 우량 신용도에 힘입어 성공을 거뒀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열띤 반응에 주된 수요처였던 한국 투자자들은 주문을 넣고도 물량을 받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했다. 두 차례 가이던스를 수정하는 등 과감한 전략을 택한 점 등이 흥행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4일 외평채 발행규모를 총 10억 달러으로 확정했다. 트랜치는 10년물과 30년물로 나눠 각각 5억 달러씩 배정했다. 발행 가산금리(스프레드)는 10년물은 10T + 60bp, 30년물은 30T + 85bp로 산정했다. 10년물의 쿠폰 금리와 일드(Yield)는 각각 3.5%, 3.572%였다. 30년물은 쿠폰 금리 3.875%, 일드 3.957%다.

두 차례 가이던스를 조정하는 등 과감한 전략을 택한 게 주효했다. 그동안 한국물 발행사들은 북빌딩에 나서 가이던스를 한 차례 조정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아시아 시장에서 충분한 투자 수요가 쌓이면 최종 가이던스(Final Guidance)를 제시해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는 해당 금리조건에 맞출 수 있는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이었다.

기재부는 이번 외평채 발행에서 다른 전략을 펼쳤다. 아시아 시장에서 주문이 대거 몰리자 미국 투자자를 상대로 추가적인 발행금리 인하에 도전했다.

이니셜 가이던스로 제시한 가산금리(10T+90bp, 30T+110bp)보다 20bp가량을 낮춰 수정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미국 투자자들의 경우 최종 가이던스를 본 후 투자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 모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험도 존재했다. 하지만 주문이 대거 몰린 아시아 시장의 수요만으로도 흥행에는 무리가 없다는 판단에 가이던스를 두 차례 낮추는 방식에 도전했다.

전략은 적중했다. 기재부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열띤 반응에 발행금리를 최종 제시금리 밴드에서도 하단부로 결정했다. 당초 기재부는 최종제시금리로10년물과 30년물 각각 미국 국채금리에 최대 65bp, 90bp를 가산해 제시했으나 발행금리는 10년물과 30년물 각각 10T+60bp, 30T+85bp로 확정됐다.

이번 전략으로 투자자 다변화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기재부는 외평채 발행에 나서 대부분의 물량을 한국 투자자에게 배정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금리 조건 등을 감안해 적극적으로 북빌딩에 참여하지 않은 탓이다.

반면 이번 외평채는 글로벌 투자자의 공격적인 금리 조건에 한국 투자자에게 배정된 몫이 대폭 감소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신흥국이 흔들리는 등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자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한국 정부에 대한 대외 신인도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만기 또한 투자 저변을 넓히는 데 일조했다. 기재부 연초 국회에서 10억달러로 배정받은 외평채 발행금액을 10년물과 30년물로 나눠 투자자를 모집했다. 10년물 내외의 단기물을 선호하는 아시아 투자자들과 달리 미국 투자자들은 30년물 등 장기물을 선호해 다양한 국가의 투자자들을 모을 수 있었다는 호평이 나온다.

실제로 30년물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은 뜨거웠다. 전체 물량 중 63%가 미국에 배정됐고 유럽에서도 12%를 가져갔다. 아시아가 배정받은 물량은 25% 수준이었다. 10년물의 경우 절반 이상인 52%가 아시아권에 배정되고 미국 투자자들이 35%의 물량을 가져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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