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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사, 식품·화학으로 쌓아올린 100년 국민기업 [식음료 명가 재발견]①김연수 창업주, '제당 사업' 부활…형제·사촌경영 전통

전효점 기자공개 2018-10-11 08:28:55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04일 07:5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늘날 매출 2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한 삼양그룹은 94년에 이르는 긴 역사만큼 식품·화학을 중심으로 사업 분야를 다변화하면서 성장했다. 삼양그룹은 삼양사를 통해 식품과 화학 부문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신성장 동력으로는 100% 자회사 삼양바이오팜을 통해 의약·바이오 사업을, 삼양팩키징을 통해 페트 패키징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삼양로고
지난해 기준 약 2조원의 사업부문 연결 매출에서 1조1072억원은 식품 부문에서 9341억원은 화학부분에서, 9억원은 의료 등 기타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매출의 80%는 국내 시장에서, 나머지 20%는 해외 시장에서 나온다.

삼양그룹은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정도 경영으로 일제시대와 한국 전쟁, 독재 정권의 견제와 외환위기 등 숱한 위기 속에서도 명맥을 유지하며 살아남았다. 창업주인 고 김연수 명예회장과 두 아들인 김상홍·김상하 회장이 '형제 경영', 3세 김윤·김량·김원·김정 회장단의 '사촌 경영'을 통해 한 세기동안 대를 이어가고 있다. 분산된 오너십에도 불구하고 경영권이나 소유권 분쟁 없이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당·제분…전후 재기 근간된 식품 사업

김연수 명예회장은 1924년 삼양사의 전신 삼수사(三水社)를 설립하고 기업형 농장사업에 투신했다. 사업이 번성하면서 1931년 삼양사로 사명을 개칭하고, 1935년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신시장 개척을 위해 만주로 진출했다. 삼양사 봉천사무소를 필두로 만주에만 6개 농장을 짓고 남만방적이라는 첫 공장을 짓기도 햇다.

기업형 영농으로 시작해 오늘날 화학, 의료까지 보폭을 넓히며 성장했지만 삼양그룹의 근간은 식품 부문이다. 김 명예회장은 1945년 해방과 잇따른 한국 전쟁으로 만주 사업 기반을 모두 잃고난 후 식품 사업을 통해 재기를 모색했다. 1956년 울산 제당공장을 완공하고 삼양설탕을 출시하는 한편 한천을 비롯해 수산업에도 진출하면서 기업 기틀을 닦았다. 그해 합자회사이던 삼양을 주식회사로 출범시켰다.

삼양사의 제당사업은 1960년대 초 시장점유율 30%를 차지한 3위 기업으로 올라서면서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설탕의 소비는 대폭 증가해 처음 시장에 진입한 지 10년 만에 생산량은 600%로 늘었다. 제당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삼양사는 1968년 12월 26일 주식을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기업공개를 통해 삼양사의 외형은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1968년 5억7000만원이던 자본금은 사업 확대, 증자를 통해 1973년에는 약 5배인 30억 원으로 늘어났다. 매출액은 1968년 33억 원에서 1973년 206억 원으로 증가했다. 자산 규모도 같은 기간 62억 원에서 153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탄탄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삼양사는 1988년 법정관리 중이던 신한제분을 인수, 제분사업으로 발을 넓혔다. 설탕과 함께 주요 식품소재인 밀가루를 통해 시너지를 제고하려는 의도에서였다. 삼양사 인수 후 신한제분은 1996년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후 성장세를 거듭해 수도권 베이커리 시장 50% 점유율을 달성한 국내 4대 제분회사로 도약하는 데 성공했다. 2002년에는 설탕, 밀가루, 전분당 등 식품 부문을 통합한 신규 브랜드 '큐원'을 출시해 변화를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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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삼양그룹 창업주 수당 김연수 명예회장, 2대 김상홍 명예회장, 3대 김상하 회장

◇1970년대 화학사업으로 성장 엔진 마련

1975년 2월 21일 삼양사 제2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김연수 명예회장은 삼양사 설립 후 만 50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사회가 새로운 대표이사 회장에 김상홍, 대표이사 사장에 김상하를 선임함으로써 창업주 2세를 중심으로 구성된 새로운 경영진이 출범했다.

2기 경영진이 이끈 1970년대 삼양사는 화학 사업부문이 급성장했다. 화학섬유 사업의 출발은 삼양그룹이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마친 1968년 전주에 준공된 폴리에스테르 공장이었다. 전주 공장은 1970년 첫 상품 '트리론'을 출시한 데 이어 1980년대부터는 정밀화학 및 석유화학 분야로 투자를 확대하면서 외형을 확장했다. 1990년대 들어서는 종합식품사업군과 석유화학 및 정밀화학,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구성된 오늘날 사업구조를 갖추게 됐다.

3세 경영은 삼양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던 2011년, 김상하 회장이 조카 김윤(65)에게 그룹의 회장직을 물려주면서 닻을 올렸다. 김윤 회장은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삼양사를 현대적으로 재구축하면서 새로운 숨을 불어었다. 김윤의 동생인 김량(63)과 김원(60)은 삼양사 대표이사 부회장에 이어 그룹 부회장을, 김정은 사장을 맡으면서 '사촌형제 경영'의 형태로 3세 경영 체제를 완성했다.

오늘날 삼양그룹은 전통적이 기반인 식품과 화학, 의료바이오, 패키징 부문을 중심으로 느리지만 분명한 성장을 거듭해나가고 있다. 식품사업 부문에서는 설탕, 밀가루, 유지, 믹스, 유통, 감미료 등 식품 소재를, 화학사업 부문에서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이온교환수지, EMS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의약바이오 부문에서는 2011년 삼양사에서 분할된 삼양바이오팜이 분해성 봉합사, 항암의약품 등을 개발하면서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또 2014년 삼양사 용기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삼양패키징을 중심으로 페트(PET) 패키징 사업을 빠르게 육성하고 있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삼양그룹은 2020년 비전으로 질적 성장과 매출 5.5조원을 목표로 수립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국내외 신시장 개척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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