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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해진 비상등, 자구노력 통했다 [이랜드 재무개선 3년]①'확장정책→내실화'로 선회, 부채비율 반토막…'이랜드리테일 IPO' 과제

안영훈 기자공개 2018-10-08 07:58:00

[편집자주]

이랜드그룹은 전략적 인수합병(M&A)과 중국사업의 호황을 토대로 거침없이 몸집을 불려 나갔다. 하지만 2015년 사업부문의 이익창출력 저하, 채무상환 부담 가중 등에 직면하면서 경영의 축을 성장에서 내실 다지기로 돌려야만 했다. 재무개선을 위한 노력은 치열했고, 현재 그 공과(功過)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더벨이 지난 3년의 발자취와 현주소, 향후 과제를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04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5년 말 이랜드월드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한등급 내려갔다. 'A3+'였던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신탁 등급도 'A3'로 떨어졌다.

당장 이랜드그룹 자금조달에는 비상등이 커졌다. 채권 은행들은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문제삼아 재무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내 회사채 조달 시장의 문도 닫혀 버렸다.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에 대해 이랜드그룹 한 관계자는 "직전까지만 해도 차입금 비중이 높았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었는데 신용등급 하락 이후 한순간에 모든 자금조달 통로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이랜드그룹은 부동산 등 자산매각을 통해 긴급히 현금 마련에 나섰다. 막혀버린 회사채 시장 대신 IPO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3년이 지난 현재 이랜드그룹의 자구노력은 통했을까.

시장에서는 이랜드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최근 빛을 보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룹의 재무 건전성도 상당부분 안정화됐다는 평가다.

이랜드그룹은 2000년대 초반부터 M&A를 통해 급속히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외형을 키워왔다. 이랜드그룹이 '이노베이션 1기, 2기, 3기'라고 부르는 2002년~2017년까지 수많은 기업들이 새 식구가 됐다.

실제 이 기간동안 여성복 전문업체 데코를 비롯해 뉴코아, 해태유통, 네티션닷컴, 한국콘도, 동아백화점, 우방랜드, K-swiss 등이 M&A를 통해 인수됐다. 그 결과 2005년 12개였던 이랜드그룹 계열사는 2012년 30개로 늘어났다. 이후 증감을 반복하며 지난해에는 29개, 올해는 30개사가 이랜드그룹의 식구로 남았다.

M&A를 위한 실탄은 외부 차입을 통해 마련했다. 이랜드그룹은 중국 사업 호황으로 외부 자금 유치가 순조로웠고, 이렇게 유입된 자금이 다시 M&A를 통한 사업영역 확장 실탄으로 사용됐다.

이 과정에서 이랜드그룹의 차입금은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고, 총 차입금(이랜드월드 연결기준)은 2015년 5조4708억원에 달했다. 부채비율이 303%에 달했고, 차입금 의존도도 55.8%에 이르렀다.

한해 이자비용만 2400억원을 넘어섰다. 당시 이랜드그룹의 연간 영업이익이 4200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물건을 팔아 100원을 벌어도 이후 57원을 빚에 대한 이자로 낸 셈이다.

이랜드그룹의 확장 정책에 제동이 걸린 것은 승승장구하던 중국패션사업의 이익창출력 약화였다. 당장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 들이는 현금창출능력(EBITDA)이 떨어지면서 순차입금 대비 에비타 배율(순차입금/EBITDA)은 2014년 3.9배에서 1년만인 2015년 6.5배로 급상승했다.

이랜드
*자료: 나이스신용평가

2015년말 신용평가사들은 이랜드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 전망에 대해 '부정적' 전망 꼬리표를 달았다. 은행 등 채권단에서도 높아진 재무부담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랜드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으로 경영 방향을 틀었고, 이후 본격적인 자구계획을 추진했다. 이랜드월드는 물론 이랜드리테일, 이랜드파크 등의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는 한편 알짜 수익처 중 하나였던 티니위니, 모던하우스 브래드도 과감히 매각했다. 이랜드리테일의 프리IPO를 통해 상환시기가 도래했던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기도 했다.

현재 계열사 IPO 등 추가적인 자본확충 계획이 진행중이지만 3년간의 노력은 현재 소기의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300%를 넘던 부채비율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163.8%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순차입금 의존도도 24.5%로 2015년 대비 현격히 개선된 모습이다.

축소 일변도였던 영업이익도 다시 반등세로 돌아서는 등 수익성 개선 효과도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이랜드그룹은 부동산 매각, 외부투자자 유치 등 자구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 이후 그룹의 재무위험이 실질적으로 완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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