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진짜 임대사업자, 가짜 임대사업자 [thebell desk]

이승우 산업3부 차장공개 2018-10-19 08:22:56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8일 08: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대소득은 불로소득일까. 불로소득은 비난 받을 일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건물주들은 부동산 입지 분석과 매매 과정, 임차인 관리, 대출이자 상환 등 유무형의 노동에 대한 근로를 인정받고 싶어한다. 물론 임차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앉아서 임대료만 따박따박 챙기는 '신선놀음'으로 보기 십상이다. 이같은 시각 차이는 당연하고 또 인정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임대소득자에 대한 세금 혜택을 주는 건 다른 문제다. 인정을 넘어 적절해야 하고 더 나아가 사회 구성원들의 합의 내지는 공감이 필요하다. 사회 구성원들이 낸 세금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정부를 대신해 민간이 주택을 공급할 수 있게 유도하고 임대소득 양성화를 통해 세원을 확보하겠다는 게 취지다. 그에 상응하는 세제 혜택을 주자 임대사업자 등록이 러시를 이루었다. 물론 정해진 기간(4년 내지 8년)동안 임대사업을 지속해야하고 임대료 인상률도 제한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의도한 임대사업자 정책은 효과가 반대로 나타났다. 임대사업자 등록이 오히려 아파트 공급을 줄이면서 가격을 올리고 있다. 재빨리 세제 혜택을 줄였지만 이미 '잠긴' 매물은 최소 4년간 시장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임대사업을 아파트로만 한정해 보면, 아파트 보유자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더라도 주택공급은 늘어나지 않는다. 재건축을 하더라도 조합 전체가 공급을 늘리는 방향이지 임대사업자가 공급에 관여할 수 없다. 다주택자 소유 아파트는 대부분 전세나 월세로 이미 채워진 곳으로 임대사업자 아파트로 등록만 될 뿐이다. 공급 확대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의무 기간동안 매매에 나서지 못하면서 공급을 줄이는 반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온갖 세금 혜택까지 주니 다주택자에게 임대사업자 등록은 다주택자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돌파구다. 이들은 전월세 물량 공급보다 가격 상승을 노린 전형적인 부동산 투자자들이다.

임대소득 양성화 유도가 아파트 임대사업자에게는 유효하거나 적절한 것도 아니다. 아파트는 매매가격 뿐 아니라 전월세 시세가 이미 투명하기 때문이다. 전월세 시세와 전입신고 현황만 살펴봐도 임대소득 파악이 충분히 가능하다. 정부는 임대차현황을 파악하는 시스템을 완비했다고 대대적인 홍보까지 했다. 임대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신고하지 않아도 이미 정부가 내역을 훤히 보고 있다는 뜻이다.

당초 임대사업자 등록 유도 정책의 타깃은 다가구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이었다. 1인가구 등 아파트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가구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전월세 주택 공급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단독주택을 개조해 원룸 사업을 하겠다는 집주인들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도 이같은 이유다. 정책 효과가 통한 셈이다.

사업자 등록 이전 다가구주택 내지는 다세대 주택 임대업자들은 임대소득을 숨기기에도 편했다. 한 건물 내에 세대수가 많고 임대료를 어느 정도 받는지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임대소득 탈루 비율이 높은 것도 이들이었고 정부가 세제 혜택을 주면서까지 양성화시킬 필요가 있는 대상도 이들이다. 대다수의 다가구 내지는 다세대주택 임대업자들이 세금 탈루를 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제혜택을 주고 그만큼 세원을 확보하면 정부도 세수 측면에서 이익이다.

아파트나 다가구주택, 다세대주택이든 부동산 소유자들은 모두 투자가 전제된다. 하지만 의도와 방법이 달라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천지차이다.

때문에 정부가 의도한 정책효과와 무관한 아니 오히려 부작용만 낳는 아파트 다주택자의 임대사업 등록 혜택은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반대로 임대사업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으로 다가구주택이나 다세대주택 임대사업자들을 위축시키는 방향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숨은 고수들과 정교해진 기법들이 난무하는 부동산 시장에는 '악마같은' 디테일이 필요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27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이현중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3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