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러시아 공장, 같은듯 다른 '유럽 전진기지' [현대차그룹 생산거점 진단]⑫동유럽·중동 수출 중점, 수익성은 '아직'…'철저한 현지화' CIS 공략 결실
고설봉 기자공개 2018-11-07 08:21:05
[편집자주]
현대차그룹은 2014년 800만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5위의 완성차 회사로 도약했다. 이후 900만대 판매를 목표로 시장확대를 꾀하며 생산시설 증설에 나섰다. 그러나 주력 시장인 북미와 중국에서 판매량이 줄고, 국내에서도 점유율 방어에 애를 먹고 있다. 판매량 감소는 생산시설의 효율성도 떨어뜨렸다. 성장과 퇴보의 기로에 선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생산거점 현황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25일 1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의 터키와 러시아 공장은 같은 듯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각각 연간 생산능력 20만대를 보유하며 현대차 글로벌 생산능력의 4%를 담당한다. 유라시아 대륙 서쪽에 위치해 주로 동유럽 일대 시장을 공략한다는 점도 같다.그러나 각각 부여받은 역할과 현지에서의 전략은 다르다. 터키공장은 현지시장 공략보다는 주변국에 대한 수출 위주 전략을 펴고 있다. 반면 러시아공장은 철저하게 현지시장을 공략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른 결과도 극명하게 갈린다. 터키공장의 경우 수출에 소요되는 판매비용 부담이 큰 만큼 수익성이 높지 않다. 러시아공장은 현지 생산·판매를 일원화해 수익성을 높였다.
◇동서양 물류 중심 터키, '동유럽·중동' 수출 거점으로
터키공장은 현대차가 동유럽 및 서남아, 아프리카 공략을 위해 세운 공장이다. 현대차가 아직 글로벌 완성차 회사로 도약하기 이전인 1997년 준공됐다. 처음에는 완성차를 조립하는 해외기지가 아닌 자족형 공장의 성격이 강했다. 이에 따라 연간 생산량은 6만대에 그쳤다. 하지만 점차 역할이 변함에 따라 증설이 이뤄졌고, 현재는 연간 20만대의 완성차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성장했다.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를 잇는 국제 물류의 요충지이다. 현대차는 이러한 터키의 이점을 살려 공장을 설립했다. 공장이 위치한 이즈미트 지역은 북쪽으로는 동유럽으로 이어지는 흑해와 면해있고, 서남쪽으로는 서남아와 아프리카로 넘어갈 수 있는 에게해와 맞닿아 있다. 현대차는 터키공장의 이점을 살리기 위해 혁신적 물류시스템을 도입해 주변국 수출의 효율성을 높였다.
해상운송을 통한 물류적 이점을 기반으로 지난해부터 생산량의 90%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터키공장에서 생산한 완성차의 수출 비중은 2013년 82.55% 수준에서 올 상반기에는 92.66%까지 높아졌다.
수출이 늘어나면서 터키공장도 호황을 맞았다. 매년 완성차 생산량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연평균 공장가동률도 높아졌다. 2013년 터키공장은 연간 10만3576대를 생산하며 가동률 51.79%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이 비율이 113.5%까지 높아졌다. 올 9월 말 현재 총 15만728대를 생산, 가동률 100.49%를 기록 중이다.
다만 터키공장의 수익성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공장 생산성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지만 수익을 많이 내지는 못하고 있다. 터키공장은 올 상반기 매출 1조5339억원, 순손실 8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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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공장, CIS 공략 성공…현지시장 확대에 '함박웃음'
현대차 러시아공장은 러시아를 포함한 독립국가연합(CIS) 및 동유럽 국가들을 공략하기 위해 세워졌다. 러시아공장은 현지 진출한 외국계 완성차 회사 최초로 '프레스·차체·도장·의장' 등 전 공정을 단일 공장 내에서 수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철저한 현지시장 공략으로 러시아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러시아의 극한의 자연환경에도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극지 맞춤형 현지화 모델을 선보였다. 쏠라리스와 크레타 등 현지화 모델 2개 차종만을 집중생산하며 시장에 파고 들었다. 더불어 기아차의 러시아 전략 차종인 리오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러시아공장의 경우 생산량의 90% 이상을 현지시장에 투입한다. 2013년 현지판매 비중은 88.52% 수준이었지만 매년 이 비율이 높아졌다. 지난해 현지판매 비중은 97.46%로 최고점을 찍었다. 올해도 9월 말 현재 95.19%를 기록 중이다.
현지 생산 및 판매가 효율적으로 이뤄지면서 공장의 수익성도 높아졌다. 완성차를 수출하는 데 드는 물류비용 등이 절감된 것이 한 요인으로 꼽힌다. 러시아공장이 속한 현대차 러시아법인의 실적은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다.
러시아공장은 2015년 상반기 매출 8799억원, 순이익 228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16년 하반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이후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매출 1조5152억원, 순이익 804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 1조4852억원, 순이익 815억원을 달성했다. 수익성은 해외공장 중 최고 수준을 보인다. 올 상반기 순이익률 5.49%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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