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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순수 민간 출신 유일 'AAA' 신화 깨지나 [현대차그룹 신용 불안]실적 부진, 업황 저하 국내 신평사 인내심 한계…부정적 전망 속속

민경문 기자공개 2018-11-07 14:05:38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6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난공불락'이었던 현대자동차 신용등급이 흔들리고 있다. 2012년 순수 민간 출신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원리금 지급 보장 측면에서 최고 수준의 등급을 의미하는 'AAA'에 오른 현대자동차였다. 일반 회사채(SB) 시장에서 AAA 전력이 있는 KT, SKT, 포스코 모두 과거 공기업 출신이자 국가 기간산업에 포진해 정부 지원 가능성을 강하게 받고 있는 기업들이었다.

그만큼 현대자동차의 AAA 등급 입성은 국내 자본시장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극강의 재무구조 이상의 상징성으로 한번 오르기도 그렇다고 내려가기도 어려운 것이 AAA 등급이다.

이런 현대자동차가 국내 최고 신용등급 지위를 반납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만큼 현대자동차의 현금창출력과 글로벌 및 내수 시장 지위 등이 취약해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동안 침묵을 지키던 신평업계도 달라졌다.

이미 '선방'을 날린 글로벌 신평사에 이어 국내 '빅3'들도 하향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실적 지표 등이 꾸준히 하락세였다는 점에서 예고된 시나리오였다는 지적이다. 채권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대장' 격인 현대자동차의 신용도 하락은 결국 현대차그룹 회사채 전반의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

NICE신용평가가 현대자동차 신용등급을 AAA로 올린 시점이 6년 전인 2012년 말이었다. 민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최고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과거 삼성전자가 있었지만 지금은 등급이 소멸했다. AAA 등급은 우량한 재무 구조 뿐만 아니라 국가를 주도하는 산업의 대표 기업만이 오를 수 있는 경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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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기업평가 자료 참조
하지만 1~2년전부터 불안한 신호들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실적은 반토막이 났고 향후 전망을 둘러싼 불투명성도 커졌다. 한국을 포함한 미국과 중국에서의 점유율 하락이 직격탄이었다. 주요 선진 시장의 경쟁 심화와 이에 따른 판매비용 증가, R&D 투자 부담확대 등이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3분기 어닝쇼크가 결정적이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S&P가 현대자동차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S&P가 현대자동차 등급을 떨어뜨린 건 1998년 이후 20년 만이었다. 무디스는 신용등급에 '부정적' 꼬리표를 달았다. 그 동안 눈치만 보던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한국기업평가를 필두로 현대차 등급 강등에 동참할 기세다.

현대차의 재무지표는 이미 국내 신평사들의 등급 하향 트리거(trigger)를 충족하고 있다.

한기평이 제시한 연결 EBITDA 마진(차량 부문)은 지난해 말 8% 선이 무너졌다. 올해는 이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금유동성 비율도 기준치인 200%에 점점 근접하고 있다. 한신평의 하향 트리거(조정EBITDA/매출액 10% 미만, 총차입금/조정EBITDA 1배 초과) 등도 마찬가지다.

채권시장은 이미 선제적으로 반응한 바 있다. 2016년 9월 현대자동차가 5년 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섰을 때였다. 목표액은 3000억 원이었지만 기관수요는 3400억 원에 그쳤다. 역대 최저금리를 자신했던 현대차였지만 시장은 다르게 받아들인 셈이다. 작년 시중은행의 수장들과 정의선 부회장의 잇따른 면담도 현대차의 조달 우려를 키우는 계기가 됐다.

시장 관계자는 "해외 신평사들이 현대차 신용등급을 한 노치 떨어뜨렸지만 지금은 추가 하락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미중 무역 전쟁, 글로벌 금리 인상 등 전반적인 시장 여건이 좋지 않은 점도 등급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신평
한국신용평가 자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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