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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외친 ‘뉴 경총’, 친정부 기조 시그널? 노사·고용 정책 반대 목소리 '눈치' …대한상의에 가려진 존재감 찾기

이광호 기자공개 2018-11-09 09:01:00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8일 11:4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뉴 경총'을 외치며 조직 쇄신안을 내놨다. 방만한 경영을 해결하기 위해 회계 투명화와 직원 특별상여금 폐지 등을 약속했다.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재계에서는 두 가지 관측이 제기된다.

경총은 최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180회 이사회를 열고 조직운영 전반의 쇄신안을 확정했다. 회계·예산과 직제·인사·급여 등에 걸친 주요 9개 규정을 전면 제·개정했다. 이는 그간 고용노동부 지도점검과 외부 회계법인 자문 등에서 지적된 사항을 개선해 투명한 운영 기반을 확립하려는 조치다.

특히 특별격려금을 폐지하고 앞으로는 이사회·총회의 예산 승인을 거쳐 성과급 등 정상적인 보수체계로 전환하기로 했다. 앞서 경총은 김영배 전 상임부회장 재임 시기에 일부 사업수입을 이사회·총회 등에 보고하지 않고 별도로 관리하면서 이 중 일부를 임직원 격려금으로 지급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사업별·수익별로 복잡하게 나뉘어 있던 11개 회계단위도 사업 성격에 맞게 4개로 통합한다. 기업안전보건회계 등을 일반회계로 합치고 각종 용역사업은 교육연수사업 등과 통합해 수익사업특별회계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수행과 관련한 부가세·법인세도 성실하게 납부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전체 임직원 가운데 40% 정도를 차지하는 팀장급 이상 보직자수를 2021년 3월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해 본부(실) 6개와 팀(센터) 15개 내외로 줄이기로 했다. 방만한 조직 체계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협력적 노사관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그동안 제기된 문제 등에 대해 "지적된 사안들을 철저히 시정하고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이사회에서 의결된 제반 조직 운영규정을 준수하면서 건실하고 투명한 기관으로 탈바꿈하는 뉴 경총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총은 회계 문제 등 갖은 문제로 뭇매를 맞고 나름의 쇄신안을 발표했다. 표면적으로는 단체 안팎을 둘러싼 비판의 목소리가 쇄신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적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경총이 정부 기조에 반하는 목소리를 내왔다"며 "이번 쇄신안 발표는 목소리 톤을 조금 낮추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한상의에 가려진 경총의 위상을 되살리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했다. 경제단체 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총은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부터 각을 세웠다. 특히 지난 7월 정부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확정하자 재심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경총의 목소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2달 뒤인 9월 고용부는 경총을 대상으로 지도점검에 착수했다. 이어 지난 1일 부적절한 회계운영과 정부용역사업 관련 리베이트 등 총 9건의 지적 사항을 확인했다.

또 다른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를 의식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내 경제단체는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5개가 대표적이다. 각각 역할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재계의 이익을 대변하고 대정부 압력단체 역할을 수행한다.

경제 5단체 중 맏형 격인 전경련은 정치적 이유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지 오래다. 이 틈을 타 대한상의는 정치적 중립을 선언했고 이후 국내 대표 경제단체로 자리 잡은 형국이다. 경제현안 관련 리서치, 지방자치단체 기업환경 인증, 조직 내 금융위원회 개편, 국제세미나·토론회 개최 등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총의 활동과는 비교된다는 평가다.

김용근 경총 부회장은 이번 이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향후 경총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총이 노사관계·고용을 넘어 경제경영 현안에 대해서도 경영계를 대표해 목소리를 내는 등 활동영역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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