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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2.2조 실탄' 어디에 쓸까 업계, 3년치 사업비·시장선점용 '전쟁비용' 추정…투자조건도 관심집중

노아름 기자공개 2018-11-22 08:19:14

이 기사는 2018년 11월 21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이 2조원을 웃도는 투자금을 유치한다고 밝힌 가운데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가 표정관리에 나섰다. 쿠팡이 저조한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외부 투자유치에 성공했다는 점에 놀라움을 표하는 한편 투자금이 기술 고도화보다는 운영비 목적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며 견제의 목소리를 내는 곳도 있다.

쿠팡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달러(한화 약 2조2500억원) 투자를 유치한다고 21일 밝혔다. 쿠팡은 이번 투자를 통해 기술혁신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쿠팡 측은 올해 매출이 5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자체적으로 전망한다. 다만 '계획된 적자' 기조에 따른 물류 및 배송인프라 확충 투자로 수익성은 본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5년 연속(2013~2017년) 영업적자를 이어온데 이어 올해도 흑자전환 시기를 내년 이후로 미룬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2조원을 웃도는 투자유치 소식이 알려지며 시장의 관심이 모였다. 다만 동종업계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투자유치금 자체를 놓고 보면 상당한 액수로 보이지만 쿠팡의 사업규모를 감안하면 향후 수년간 운영비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의 연간 적자 폭과 누적결손금 등을 감안하면 2조2500억원은 향후 3년간 영업활동을 위한 사업비 지출액으로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며 "배송기술 고도화 혹은 물류센터 마련 보다는 시장선점을 위한 '전쟁비용'으로 지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는 쿠팡의 실적 및 재무현황을 감안한 진단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쿠팡의 영업적자는 6300억원으로 판매관리비를 비롯해 금융비용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 종합적으로 반영됐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446억원으로 제품·상품 판매로 돈을 벌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구조다. 누적결손금은 1조8820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한다.

이외 투자 조건에도 관심이 쏠렸다. 성장성을 예측하기 어렵고, 매출이 아닌 거래액(GMV)이 시장점유율 및 기업가치 산정의 주요지표가 되는 이머커스업체에서는 산업 특성상 투자유치 과정서 통상 별도 조건이 제시된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투자 유치나 금액 자체보다는 투자에 따라붙은 조건이 어느 수준이었는지가 더 중요해보인다"며 "일례로 전환우선주의 경우는 실적이 회사의 목표에 못 미치면 특약에 따라 가격을 재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쿠팡 측은 물류망 확충을 비롯해 투자를 이어가는 한편 향후 다양한 플랫폼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쿠팡 관계자는 "구체적인 투자조건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며 "지금까지 이커머스 플랫폼을 만들어왔다면 기술을 발전시키고 인터넷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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