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고영경의 Frontier Markets View] 동남아 하늘 위 경쟁이 부른 참사

고영경 박사공개 2018-12-03 18:02:42

[편집자주]

바야흐로 저성장의 시대다. 기업들은 다시금 성장의 기회를 얻기 위해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최근 십여 년간 글로벌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을 견인해 온 중국도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이머징 시장이 더 이상 아니다. 이제 글로벌 기업들의 눈은 그 다음 시장인 프론티어마켓으로 향한다. 아시아 프론티어 마켓의 중심부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 현지에서 경영학 교수로 재직하며 이 시장의 성장과 가능성을 지켜봐 온 필자가 이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려고 한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3일 14: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술라웨시 섬을 뒤흔든 강진과 쓰나미에 이어 인도네시아에서 또 다른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라이온에어(Lion Air) 항공기 추락사고로 189명이란 대규모 사망자를 낸 것. 새로 투입된 보잉 737 맥스 8 항공기의 기체 결함이 사고 원인으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인도네시아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C, KNKT)는 받음각(AOA) 센서가 적절하게 수리되지 않았다는 내용이 포함된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사고 원인으로 라이온에어의 허술한 안전관리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지만 이면에는 저가항공사의 치열한 경쟁, 그에 따른 무리한 운행이 빚은 참사라는 데 이견이 없다.

아세안 지역은 승객 수가 가장 빨리 증가하고 있는 지역 가운데 하나다. 국제 항공컨설팅 전문업체 아시아태평양 항공센터(CAPA)에 따르면 아세안 지역 승객은 지난해 10% 증가했으며, 베트남을 비롯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필리핀, 태국 등 아세안 5개국은 지난 3년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여왔다.

고영경_동남아저가항공사현황

경제 성장으로 수요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먼저 역내 투자가 활성화 되면서 아세안 각국을 오가는 출장자 수가 크게 늘었다. 또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태국으로 향하는 이주노동자들도 많다. 급증하고 있는 중산층이 해외 여행에 나서고 있으며, 중국과 한국, 유럽 등지에서 수많은 여행객들이 동남아로 몰려들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 측면도 있다. 에어아시아와 라이온에어를 필두로 한 23개의 저가항공사 비행기가 밤낮 없이 아세안 하늘을 채우고 있다. 이들이 경쟁적으로 항공권 가격을 내리고, 역내 중소도시들까지 연결함으로써 여행객과 출장자들의 부담은 크게 줄었다. CAPA에 따르면, 동남아 전체 시장의 53%를 저가항공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과의 경쟁에서 위협을 느낀 싱가포르 에어라인과 호주의 콴타스항공도 스쿳(Scoot)과 젯스타(JetStar)라는 저가항공사를 각각 설립,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장 확대에 따라 항공사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신통치 않다. 항공사간 경쟁이 치열할 뿐만 아니라 비행기 구입 등에 많은 투자가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기준으로 동남아에서 신규 주문한 비행기는 모두 1,619대에 이른다. 이 가운데 상당 수의 발주처는 저가항공사다. 에어아시아 349대, 비엣젯 370대를 예약했고, 라이온에어도 400대 이상 주문한 상태다. 보잉사는 20년 이내 동남아 신규 비행기 주문이 4,46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과도한 투자와 극심한 경쟁, 그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항공사에게 다른 비용의 삭감압력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조종자와 승무원들은 일정시간마다 바뀔 뿐, 항공기는 쉬지 않고 이착륙을 반복한다. 정비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고, 이는 승객과 승무원들의 안전 문제로 이어진다. 그 최악의 결과는 추락사고다.

저가항공사들이 더 많은 비행기를, 더 많은 노선에 띄우면서 아세안 하늘길은 앞으로 더욱 붐비게 될 것이다. 가격경쟁력에서 앞서더라도 안전을 보장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다면 시장에서의 퇴출은 한 순간이다. 목숨을 담보로 비행기를 타고 싶은 승객은 아무도 없다.

고영경교수프로필_수정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27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이현중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3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