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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업지원TF 변화 안줬다 승격 없이 임원 승진만 단행, 콘트롤타워 부재 지속 전망

김장환 기자공개 2018-12-13 08:07:10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2일 1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승격 가능성이 거론됐던 삼성전자 사업지원TF가 큰 틀의 변화 없이 현 체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지원TF는 해체한 미래전략실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설립한 조직이지만 역할 한계가 명확해 기능 강화가 예상됐던 부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기존 인력들의 급을 올려주는 선에서만 해당 부문 개편을 마무리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임원인사 후속 조직개편 절차를 완료했다. 주요 사업부 전반에서 큰 틀의 변화를 주지 않고 '안정'에 방점을 둔 개편을 단행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지난해 말 대규모 세대교체 인사와 조직개편을 이미 실시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번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관심을 모았던 사업지원TF의 승격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이뤄지지 않았다. 사업지원TF 승격 가능성이 거론됐던 건 관가에서 조차 '미전실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던 탓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사업지원TF 소속 전무급 인사를 부사장(김홍경·이승욱)으로 올리는 것 외에는 이곳에 크게 손을 대지 않았다.

우선 사업지원TF는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조직개편 과정에 신설된 부서다. 최순실 사태로 곤욕을 치른 삼성그룹은 미전실이 '적폐'로 몰리자 이를 지난해 해체했고, 해당 업무 마비를 막기 위한 목적에서 사업지원TF를 만들었다. 사업지원TF가 옛 미전실의 핵심 역할을 넘겨 받은 가운데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에도 각각 EPC경쟁력강화TF와 금융경쟁력제고TF를 조직했다.

한계는 명확했다. 기본적으로 미전실이 도맡았던 기능이 3개 조직으로 쪼개진데다, 핵심 역할을 맡은 사업지원TF도 과거 미전실 업무 상당수를 놓게 됐기 때문이다. 미전실은 △전략팀(그룹 전략·M&A) △기획팀(대관) △인사지원팀(임원 인사·교육) △법무팀 △커뮤니케이션팀 △경영진단팀(감사) △금융일류화지원팀(금융계열 전략) 등 7개팀으로 구성돼 있었다. 정작 사업지원TF는 커뮤니케이션과 대관, 법무 등 업무가 없다. 금융계열 전략도 이제는 각사에서 전담하고 있다. 그룹사 전반을 조정할 수 있는 콘트롤 타워가 사라진 셈이다.

이에 따라 사업지원TF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삼성그룹 최대 숙제인 지배구조 정리 작업을 위해서도 과거의 미전실 같은 포괄적 기능을 가진 조직이 삼성 내부에 만들어져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삼성 저격수'로 오래 전부터 이름을 날리며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조차 공개적으로 이 같은 생각을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현재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으로 쪼개진 미전실로는 삼성이란 거대 그룹의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고 새로운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말처럼 삼성그룹은 지배구조 개선이 시급한 숙제로 남아 있다.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상당수를 매도해야 한다.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안정적 지배구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지분을 과연 어떻게 늘려야 할지 서둘러 결정해야 한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도 결정이 시급한 문제다. 새로운 컨트롤타워를 만들거나 사업지원TF 기능을 강화해 이에 대한 대응책을 짤 것으로 예상됐던 이유다. 하지만 이는 실현되지 않았다. 사업지원TF 소속 인력도 기존 수준인 40여명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내년 대법원 재판 결과를 앞두고 있어 과거 '적폐'로 낙인 찍혔던 미전실 같은 조직을 부활시키기에는 부담이 컸을 것"이라며 "다만 지배구조 재편 절차 등 그룹 전체를 어우르며 가야 하는 이슈들이 있고 이를 콘트롤 해 줄 조직이 분명 필요한 만큼 사업지원TF 같은 조직의 기능 강화를 내년쯤에는 실현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사업지원TF를 이끌고 있는 인물은 정현호 사장이다. 1960년생(만 58세)인 정 사장은 미국 하버드 MBA 학위를 밟던 과정에 이 부회장과 연이 닿아 삼성그룹에 몸을 담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내부에서는 재무통이자 인사부문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경영관리그룹장, 전략기획실장, 무선사업부지원팀장, 인사지원팀장 등을 맡았다. 정 사장은 삼성그룹이 제2의 미전실을 만들 경우 전면에서 이를 이끌 인사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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