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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덴탈업계 절대군주서 '저무는 해'로 [덴탈컴퍼니 프리즘]①텃밭 日 환율 이득 '독주체제', 2000년대 오스템에 왕좌 뺏겨

조영갑 기자공개 2019-01-03 08:20:11

[편집자주]

우리나라 치과 산업은 삼분지계로 나뉜다. 오스템, 덴티움 등이 구축한 임플란트 리딩그룹에 이어 신흥 등이 이끄는 내수 치과재료상이 한축을 이룬다. 다음으로는 신산업을 개척하는 벤처그룹이 있다. 규모와 주력제품은 다르지만 각 업체들은 '최선의 술식'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997년 임플란트 국산화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온 국내 치과 산업 발자취와 현주소를 짚어보고 미래를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8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흥은 한국 치과의 태동기와 호흡을 함께 한다. 전쟁 직후인 1955년 신흥치과재료상회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신흥은 1964년 ㈜신흥치과산업 법인체제로 전환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세를 키워간다.

창업주인 이영규 회장은 1960년대 후반 선진시장인 일본과의 거래선 확보에 힘썼다. 수입, 유통을 통해 낙후된 국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었다. 동시에 유니트체어, 엑스레이 등 수입에만 의존하던 치과기자재의 국산화를 선도하면서 장비와 재료의 국내 점유율을 빠르게 확보해 나간다. 이른바 제조와 수입 · 유통의 투 트랙전략이다.

신흥ci
1970년 안산공장에서 토러스(TAURUS)를 생산하면서 신흥은 치과진료대(유니트체어)의 국산화를 선도했다. 이후 머메이드(MERMAID), 시그노(SIGNO), 토러스 상떼(Sante), 맥스퍼트(Maxpert), 토러스 G2 등 고급 유니트체어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신흥의 주력 생산품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그간 신흥에게 일본시장의 의미는 남달랐다. 제조와 더불어 수입이 많은 매출구조상 외화 결제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그 중 엔화 결제의 비중(50%)이 가장 컸다. 유로화, 달러 결제는 각각 20% 정도를 차지했다. (2014년 기준) 일본에서 가장 많은 제품을 수입해 유통하는 구조였다.

신흥의 영업이익률은 환율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일례로 일본의 양적완화로 엔화환율이 1200원에서 900원대로 떨어진 2014년 상반기 상품매출 원가율은 67.8%를 기록해 2013년 상반기 75.2%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비슷한 시기 달러와 유로환율 역시 고점대비 각각 88원, 169원 떨어졌다. 이에 따라 신흥의 2014년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전년동기에 비해 2.1% 포인트 상승한 5.6%를 기록했다.

치과 시장의 폭발기(boom-up)를 전문가들은 보통 외환위기(IMF) 이후로 잡는다. 1997년 이후 2000년대 초중반까지 치과 시장은 양적성장을 거듭한다. 1980년대 초를 기점으로 치과대학이 잇따라 설립되고 졸업한 치과의사가 대거 개원가에 뛰어든 시기와 일치한다. 업계의 한 유통상은 "이 시기가 치과의 황금기였는데 당시 공장의 생산량이 공급량을 따라가지 못해 개원의들이 인기 신차 기다리듯 체어를 한 달씩 기다리곤 했다"고 회상했다. 이를 토대로 신흥은 2002년 매출액 1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유통의 비중이 커져 현재 신흥의 매출구성 중 60% 이상은 치과용 소모품 수입 및 유통에서 발생한다. 치과진료대(19%), 치과용합금(13%) 등이 뒤를 잇는다. 창업주의 대를 이어 경영일선을 지휘하는 이용익 대표이사(최대주주)는 최근 ‘덴탈이마트'를 통해 인터넷 유통 사업의 판로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기존의 장비제조의 비중을 줄이고, 수입 및 유통판매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신흥오스템
<단위 : 억원>

맹아가 싹트고 있던 치과용 임플란트가 2010년대 이후 만개하면서 신흥의 신화도 저물기 시작한다. 1997년부터 임플란트 국산화를 시작한 오스템임플란트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신흥의 독주체제에 제동을 건다. 매출액 기준 1608억원(2009년)→1674억원(2010년)→1693억원(2011년)→1530억원(2012년)→1236억원(2013년) 등 신흥은 하락세를 거듭하다 2012년 오스템이 매출액 2014억원을 기록하면서 왕좌를 내주게 된다. 이때를 기점으로 오스템은 2780억원(2015년)→3450억(2016년)→3980억(2017년) 등 매출액 경쟁에서 신흥을 압도한다.

이후 1241억원(2015년)→1243억원(2016년)→1211억원(2017년) 등 신흥의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59억원(2015년)→41억원(2016년)→40억원(2017년) 줄어드는 추세다. 영업이익률은 4.8%→3.2%→3.3%로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시대변화를 읽지 못하고 기존의 방식을 답습한 결과"라면서 "매출액을 올리기 위한 다양한 신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이마저도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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