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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힘 싣는 스튜어드십코드, 입김 더 세진다 [Market Outlook]국민연금 합류 영향 주목…주주관여활동 활성화 기반 조성

이효범 기자공개 2018-12-24 14:45:15

[편집자주]

이 기사는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더벨이 만든 자본시장 전문매거진 thebell Insight(제27호) 2019 Korea Capital Markets Outlook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9일 09: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기관투자가가 2018년 두 배 이상 늘었다. 국민연금이 본격 활동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고무적이다. 2019년에는 기관들의 주주활동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외국계 기관들이 국내 스튜어드십코드에 속속 동참해 국내 기관의 주주활동을 자극할지도 관심사다.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 3년차를 맞는 2019년부터 대대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국민연금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위탁운용사 선정 기준이 제시되면 다른 연기금·공제회를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이 스튜어드십코드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투자기업을 대상으로 한 주주활동도 활발해질 조짐이다. 금융당국이 전문투자형사모펀드와 경영참여형사모펀드(PEF)의 경계를 허물겠다는 방침이어서 주주활동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사모펀드들도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기대하고 투자에 나서는 외국계 기관투자가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주주들의 입김이 더 세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2018년 49개 기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국민연금 합류 고무적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2018년 10월말 기준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기관투자가는 총 67개이다. 업권별로는 PEF운용사가 26개로 가장 많았고, 자산운용사가 22개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은행과 연기금 각 1개, 보험사, 증권사, 투자자문사 각 2개, 서비스기관 3개, 기타 8개 등이다. 2018년초부터 같은해 10월말까지 스튜어드십코드에 합류한 기관투자가는 49개이다. 2017년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기관투자가 18개에 비해서 두배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국내 스튜어드십코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기관투자가들의 참여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 운용사 외에도 대표적으로 고객자산을 다루는 보험사나 증권사등의 참여도 저조하다는 지적이다.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보험사는 KB생명보험과 KB손해보험 2곳에 그쳤다. 증권사도 KB증권과 IBK투자증권 뿐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 기대만큼 활성화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어떻게 이행할지를 두고 운용사들이 도입을 미루는 느낌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험사나 증권사도 주요한 자산 소유자인데 참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향후 점검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연금 사회주의 논란 속에서 2018년 7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완료했다. 특히 위탁운용사 선정시 스튜어드십코드 가입 여부를 보고 의결권 행사도 위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위탁운용사 선정과 관련한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스튜어드십코드에 가입하는 기관투자가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섣불리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고 유명무실하게 활동을 하지 않는 것보다 국민연금의 가이드라인을 보고 도입하는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민연금 관리감독 방안과 위탁운용사 선정 가이드라인 등을 참고해 움직이려는 운용사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업권별 현황

◇전문사모·PEF 벽 허문다…경영참여 우려 불식

2019년에는 스튜어드십코드 확산과 함께 기관투자가들의 주주활동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기관투자가들의 주주관여 활동 사례가 점차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에는 KB자산운용 컴투스, 골프존, 넥스트아이 등을 대상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도 큐리언트를 대상으로 각각 주주관여 활동에 나선 사례들이 있다.

특히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의 '원칙 6'에 따라 스튜어드십코드에 참여한 기관투자가들의 주주활동 사례가 전파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원칙6에는 '기관투자가는 의결권 행사와 수탁자 책임 이행 활동에 관해 고객과 수익자에게 주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 선정 가이드라인과 관리감독 방안 등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면서 이를 충족하기 위해 주주활동에 적극성을 띄는 기관투자가들이 늘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기관투자가들이 연간이든 반기든 실행했던 주주활동을 공개하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그동안 주주활동에 소극적이었던 기관투자가에게는 참고 사례가 될 것"이라며 "또 국민연금이 주주활동에 대해서 엄격한 기준과 실효성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경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주활동도 활성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금융위원회가 전문투자형사모펀드와 경영참여형사모펀드를 갈랐던 규제를 일원화한다는 것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금융위는 2018년 9월 '사모펀드 체계 개편방안'을 통해 전문투자형사모펀드와 경영참여형사모펀드의 구분을 없애는 동시에 글로벌 사모펀드 수준의 자율성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기업 경영에 참여하려면 해당 기업의 주식을 10% 이상 보유해야 했고, 전문투자형사모펀드는 의결권을 10% 넘게 행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같은 규제의 벽을 허물면 전문투자형사모펀드의 경영참여도 가능해지는 셈이다. 자산운용사들의 주주활동에 발목을 잡아왔던 규제가 완화돼 주주활동이 한층 활발해 질 수 있다는 얘기다.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기존 사모펀드에서는 경영참여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기업을 대상으로 한 주주관여 활동을 추진하는데 부담이 있었는데, 이런 규제가 없어지면 활동 폭이 한층 더 넓어지는 것"이라며 "특히 특정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운용하는 전략도 가능해지는 등 금융투자업계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운용사 진입 '관전 포인트'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의 국내 시장 진입도 관심사다.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조짐이 확산되면서 국내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삼성, 현대차를 대상으로 행동주의 전략을 펼쳐왔던 엘리엇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이 국내 기관들의 주주활동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외국계 기관투자가들도 국내 스튜어드십코드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해외 자산운용사로는 카르티카매니지먼트, 오아시스매니지먼트컴퍼니, 로베코, 마틴커리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오아시스매니지먼트컴퍼니는 일본에서 닌텐도를 대상으로 행동주의 전략을 선보인 바 있다. 카르티카매니지먼트도 행동주의 전략을 펼치는 운용사로 알려졌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삼성, 현대차, SK 등 국내 대기업들이 주주권익위원회를 만들었는데 이는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주주활동에 적극성을 띄는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이 국내 시장에 진입해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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