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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코앤이 유증 백기사 된 '지남열 사장' 개인회사 활용 최대주주 대신 24억 납입, 자금 유입 '숨통'

박창현 기자공개 2018-12-31 10:13:08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6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의류 전문기업 '데코앤이'가 천신만고 끝에 유상증자를 성사시켰다. 올해 새롭게 경영진에 합류한 지남열 사장이 개인회사를 활용해 유증 자금을 대납하면서 6개월이나 끌어온 거래가 완료됐다. 유증 실패시 벌점 부과와 그에 따른 상장폐지 실질 심사 진행 등 후폭풍이 우려됐다. 하지만 지 사장이 최대주주를 대신해 유증 자금을 책임지면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분석이다.

데코앤이는 최근 24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마무리지었다고 밝혔다. 유증 투자자는 의류 도매업체 '웰컴코퍼레이션'으로, 이달 24일 자금을 납입했다.

데코앤이

이 유상증자는 데코앤이가 6개월이나 끌어왔던 거래였다. 데코앤이는 당초 올해 새주인이 된 '스타캠프202'를 대상으로 유증에 나설 계획이었다. 유증 규모도 30억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데코앤이 지배력 확보 과정에서 스타캠프202측 자금 수급 계획이 꼬이면서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씨그널엔터테인먼트 그룹사인 스타캠프202는 올해 6월 데코앤이를 인수했다. 스타캠프202는 배우 정유미, 윤세아, 신다은, 나영희, 이아현 등이 소속돼 있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데코앤이 인수와 동시에 최대주주 측은 전환사채(CB) 투자와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유증은 CB와 달리 자본 확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부채비율 하락과 신규 차입 여력 확보 등 재무구조 강화 효과가 기대됐다.

하지만 스타캠프202는 이후 7차례나 유증 계획을 미뤘다. 그 결과 유증 자금 납입일도 6월 29일에서 12월 말로 늦춰졌다. 대주주 측 자금 조달 계획이 일부 틀어지면서 유증 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데코앤이 측 설명이다.

유증 거래 지연은 데코앤이에 심대한 경영 위기로 다가왔다. 불성실 공시 벌점 누적으로 상장폐지 실질 심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데코앤이는 올해 △종속회사의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 지연공시 2건 △종속회사의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처분결정 지연공시 1건 △종속회사의 유상증자 결정 지연공시 1건 등 총 4건의 위반 사안이 지적되면서 총 11.5점의 벌점을 부과받았다.

코스닥시장 퇴출 요건에 따라 1년간 불성실 공시 벌점이 15점을 넘으면 상폐 실질 심사를 받아야 한다.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발행 공시로 시장의 관심을 유도한 후 납입기일을 6개월 이상 변경하면 불성실 공시로 판단, 제재를 가하고 있다. 데코앤이가 첫 공시를 통해 약속한 발행 대금 납입일이 6월 말이다. 따라서 연내 납입 절차가 마무리되지 못하면 '6개월 이상 납입기일 연기' 제재 조건을 충족하게 된다. 추가 벌점을 받을 경우, 상장 폐지 리스크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다.

위기의 순간에 백기사가 등장했다. 데코앤이 패션사업 부문을 이끌고 있는 지남열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지 사장은 올해 7월 스타캠프202와 함께 데코앤이 경영진에 합류했다. 처음에는 이사회에도 참여했지만 현재는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나 의류 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다.

지 사장은 이달 초 100% 개인회사인 '웰컴코퍼레이션'을 동원해 스타캠프202 대신 유증 자금을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웰컴코퍼레이션은 2013년 설립된 의류 도매업체로 지난해 29억원의 매출과 4100만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자산 총액은 10억원, 자본금은 3000만원이다.

지 사장 입장에서는 승부수를 던진 모양새다. 이번 유증의 신주발행 가액은 500원으로, 최근 주가보다 2배 가량 더 높다. 실제 데코앤이 21일 종가는 239원에 불과했다. 발행 규정상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으면 '주식 액면가액 미달 발행' 불가능하다. 이 탓에 지 시장은 시장 가격에 웃돈을 더 얹어서 데코앤이 투자를 단행했다. 현재보다는 미래 가치에 방점을 찍고 투자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데코앤이는 유증 자금이 유입되면서 자금 운용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상장 폐지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 다만 여전히 마지막 고비가 남아있다. 데코앤이는 유증 외에 100억원 규모 CB 발행도 약속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벌점 부과 데드라인까지는 아직 2달 가량 더 남아있다. 최종적으로 이 거래까지 마무리돼야 데코앤이는 상장폐지 심사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다.

데코앤이 관계자는 "지남열 사장이 패션사업 부문에 대한 책임 경영 강화 차원에서 최대주주를 대신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며 "남은 CB 건 역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거래를 마무리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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