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일류 PE가 보여준 특급 회수 전략 [2018 PE 엑시트 리뷰]③ MBK파트너스의 ING생명 투자 회수

한희연 기자공개 2018-12-31 08:32:02

[편집자주]

이제 더 이상 PE를 제쳐놓고 국내 M&A시장을 논할 수 없게 됐다. 그만큼 PE 비중이 커졌다는 방증인데, 2018년 역시 예외일 수 없었다. 특히 국내 PE시장 이력이 10년을 넘어가면서, 물론 셀러(Seller)로서의 PE의 시장 영향력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 2018년 한국 M&A시장을 뜨겁게 달군 주요 PE 엑시트 딜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7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는 올해 인수금융(M&A) 시장에서 조 단위의 엑시트(Exit)를 두건이나 성사시켰다. 투자와 회사가치 상승 뿐 아니라 매각을 통한 엑시트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 셈이다. 어쩌면 투자보다도 더 어렵다는 엑시트를, 그것도 조 단위의 딜을 연달아 해내자 시장에서는 '역시 MBK파트너스'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 5년간 두번의 리캡, 지분 절반 IPO 단행 후 매각

MBK파트너스는 지난 9월 신한금융지주에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주식 59.15%를 넘기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거래 규모는 2조 2989억 원이다. 올해 M&A 시장에서 일어났던 몇 안 되는 조 단위 딜 중 하나다.

MBK파트너스가 ING생명을 포트폴리오에 담은 것은 지난 2013년 12월이다. ING생명 본사로부터 한국법인 지분 100%를 인수했다. 당시 거래금액은 1조 8400억 원이었다. 100% 지분가치로만 본다면 5년 새 2조 9000억 원이 증가했다.

MBK파트너스는 ING생명을 보유한 지난 5년 동안 두번의 자본재조정(리캡)과 지분 일부 기업공개(IPO) 등을 단행하며 다양한 중간 엑시트 전략을 구사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지분을 해당 산업군을 영위하는 전략적투자자(SI)에게 성공적으로 넘기면서 PE 바이아웃(Buy-out) 투자의 정석을 보여준 셈이 됐다.

◇ 중국간 갈등으로 접었던 첫번째 매각 시도

하지만 MBK파트너스가 5년 만에 성공적인 엑시트를 하기까지 꽃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MBK파트너스가 처음 엑시트를 위해 ING생명 매각에 나선 것은 지난 2016년 4월이다. MBK파트너스는 모간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분 100% 매각에 나섰다. 당시 원매자들은 홍콩계 사모펀드인 JD캐피탈, 중국계 SI인 태평생명, 푸싱그룹 등이었다. 하지만 시장 환경은 MBK파트너스에게 가혹했다. 최종적으로 중국계 투자자와 매각 협상을 진행했으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이 시작되며 거래는 중단됐다.

매물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시장 환경 탓에 딜이 결렬된 셈이기 때문에 MBK파트너스는 다시 기회를 엿보기로 했다. 다만 중국과의 갈등 봉합을 막연히 기다리기 보다는 보다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하기로 한다. 일단 IPO를 통해 자금 절반을 회수하는 방편을 택한 것이다.

IPO를 통한 자금 절반 회수는 ING생명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선택할 수 없는 길이다. MBK파트너스의 자신감대로 2017년 5월 진행된 IPO는 대성공을 거뒀다. 공모가 산정 당시까지만 해도 국내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미배정이 불가피할 정도로 수요가 적었으나, 해외투자가들은 ING생명의 펀더멘탈을 인정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IPO를 추진했던 뚝심은 결과로 드러났다. 지분 40.85% 구주매출 IPO의 성공으로 MBK파트너스는 투자금 1조 1055억 원을 회수했다.

clip20181221032627

◇ 두번째 매각 도전, 지지부진한 협상 끝에 극적 타결

매물 자체의 체력을 탄탄히 다져놓은 데다 상장을 통해 한차례 투자금을 회수한 MBK파트너스는 이전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서 올해 초 두번째 매각을 시도한다. 이번에는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이 관심을 갖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특히 '리딩뱅크' 경쟁을 격렬하게 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딜 초반부터 지목됐다.

3월부터 MBK파트너스는 ING생명 데이터룸을 열고 인수 후보들에게 예비실사 기회를 제공했다. 초반부터 실사를 진행한 곳은 신한금융이다. 신한금융은 MBK파트너스로부터 배타적협상권을 부여받아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4월 말 이 배타적 협상권이 종료될 때까지 신한금융은 ING생명 인수 의사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당시 3조 원 가량의 가격을 두고 양측이 첨예한 대립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매각 시계는 또다시 느리게 흘러갔다. 인수의지는 있으나 가격적인 면 등 부담되는 부분이 있어 원매자는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이어갔고, MBK파트너스 또한 급할 것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 사이 MBK파트너스는 연내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것을 대비해 '오렌지라이프'로의 사명 변경절차도 마쳤다.

협상이 다시 의미 있는 움직임을 보인건 8월부터다. 매각 가격에 대한 이견을 양측이 조금씩 좁혀가기 시작한 것이다. 한달여간의 막바지 협상 끝에 9월 5일 양측은 드디어 지분 59.15%를 거래하는 SPA를 체결한다. 딜 클로징은 내년 초에 예정돼 있다.

◇ 공시된 차익만 2조원 이상…내부수익률 연 20% 이상 추정

MBK파트너스는 이미 매각 이전에 투자원금과 이익을 상당부분 회수한 상태였다.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ING생명을 통해 지난 2014년 1005억 원, 2015년 1825억 원, 2016년 1670억 원의 배당을 받았다. 또 2017년 구주매출 IPO를 통해 1조 1055억 원을 회수했고 잔여지분인 59.15%에 해당하는 배당금 1164억 원도 회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신한금융으로의 매각액을 더하면 2013년 12월부터 거둬들인 단순 차익은 2조 1308억 원이다. 첫 투자금액과 총 회수금액만을 대비한 단순 수익률은은 116% 수준이다.

금융비용이나 공시되지 않은 배당 등을 자세히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배제한 채 공시된 자료만을 토대로 내부수익률(IRR)을 추정하면 20% 정도로 추산된다. 이는 투자와 배당, 매각으로 인한 현금 유출입이 매년 12월에 이뤄졌다고 가정했을 때 나온 계산이다. 공시되지 않거나 집행되지 않은 회수건 등을 감안하면 실제 IRR은 이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