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렌탈, 터키법인 자본잠식…코웨이 시너지로 반전 노려 초기 비용·리라화 폭락 여파…자금지원에도 재무부진 지속
이정완 기자공개 2018-12-28 08:08:48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7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웅진렌탈 터키 렌탈사업법인이 완전자본잠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터키시장에 진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초기 비용 지출이 컸던데다, 설상가상 현지 경제위기가 확산돼 경영환경 악화까지 맞물린 탓이다. 소위 '리라화 사태'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기 전까지는 웅진렌탈 터키법인 정상화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27일 웅진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터키시장 렌탈사업을 위해 설립한 법인 '웅진에버스카이' 자본총계가 올 3분기 말 기준 마이너스(-) 40억원을 기록했다. 웅진에버스카이는 지난 반기 말 기준 -19억원의 자본총계를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에 접어들었는데 3분기 들어 자본잠식 폭이 더욱 확대됐다.
|
웅진에버스카이는 터키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015년 6월 신설된 법인이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현지 시장에서 정수기, 비데 등 생활가전제품 렌탈 사업을 펼치고 있다. 웅진은 당시 장기적으로 코웨이와 다시 합쳐질 것을 고려해 터키시장에 진출했다.
웅진에버스카이의 재무건전성 악화는 사실 예견된 일이었다. 2015년 터키시장 진출 후 꾸준히 적자를 지속해온 탓이다. 터키 진출 첫 해 2억원의 순손실로 시작해, 지난해에는 순손실이 27억원까지 커졌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12억원으로 전년 동기 실적에 비해 4배 가깝게 늘었다. 하지만 순손실은 같은 기간 17억원에서 54억원까지 악화됐다.
웅진그룹은 웅진에버스카이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올 들어 자금 지원을 벌이기도 했지만 자본잠식을 결국 막아내지 못했다. 지난해말 기준 32억원이던 자본총계가 올해 1분기 말 63억원으로 늘었으나 3개월 만에 다시 -19억원으로 급감했다.
렌탈사업은 초기 고객에게 제품을 제공하고 매월 렌탈요금을 돌려 받는 구조를 띄고 있다. 이로 인해 사업 초기 4~5년 동안 이익 실현은 어렵다. 영업을 통해 렌탈계정을 늘리고 고객에게 받는 렌탈요금이 점차 쌓이기 시작할 때부터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웅진렌탈은 신시장을 개척한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 터키 경제 상황까지 덩달아 나빠져 직격탄을 맞았다. 웅진렌탈 관계자는 "고객과 렌탈 계약을 이미 맺었는데 리라화가 폭락했다고 해서 렌탈요금을 원화 수준에 맞게 재조정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신시장에 진출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환율을 이유로 렌탈료를 올릴 수는 없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터키 '리라화 폭락' 사태는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 리라화 사태는 미국과 터키 간 갈등이 경제 분쟁으로 이어져 불거진 문제다. 터키 리라화 환율은 연초 대비 달러당 40% 넘게 하락했다. 지난 1월에는 1달러당 3.7리라 수준이었지만 8월 한때 1달러당 6.9리라까지 가치가 낮아졌다.
웅진은 그룹사 차원에서 터키 법인을 살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웅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신승철 웅진렌탈 대표를 웅진에버스카이 대표로 겸직시키며 터키시장에 힘을 실었다. 신 대표는 지난 2007년 웅진코웨이 영업본부장을 맡은 바 있어 웅진그룹 렌탈 영업전문가로 꼽힌다. 하지만 터키 경제가 빠른 시점 내에 안정화되지 않는 이상 현지 법인 사정도 나아질 만한 상황은 아니다.
웅진렌탈 관계자는 "웅진코웨이 시절 말레이시아에 진출했을 때에도 초기에는 적은 수의 렌탈계정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현지 고객에게 렌탈사업이 익숙해짐에 따라 계정 수가 스노우볼처럼 불어나는 효과를 경험한 적이 있다"며 "터키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기업들이 떠나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 현지 시장을 확보하며 다각도로 사업 개선 작업을 진행해 현 상황을 타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카카오, 2억달러 교환사채 발행 '공식화'
- [Red & Blue]수급 몰리는 피제이메탈, 알루미늄 시세 급등 '수혜'
- 이에이트, 가천대·길병원과 '디지털 트윈 병원' 구축 MOU
- [멀티플렉스 재무 점검]베트남만 남은 롯데시네마 해외사업
- [뮤지컬 제작사 열전]EMK컴퍼니, 고속성장 비결은 '대기업과 10년 동맹'
- 모트롤 인수 추진하는 두산그룹, 3년 전과 달라진 건
- [LG화학의 변신]패착된 NCC 증설, 자산 유동화 '제값 받기' 관건
- [캐시플로 모니터]포스코인터 '조단위 투자' 거뜬한 현금창출력
- [항공사 기단 2.0]'공격 확대' 에어프레미아·이스타, 매출·리스 줄다리기
- [오너경영인 보수 분석]길었던 '불황의 그늘', HD현대 보수에도 영향
이정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Korean Paper]'데뷔전' 마친 현대카드, '정기 이슈어' 자리매김할까
- [Company & IB]글로벌 신용평가 받은 롯데렌탈…'동향' 살피는 IB
- [Korean Paper]LG엔솔, 대규모 조달채비에 IB들 '수수료' 기대감
- [IPO 기업 데드라인 점검] 유동성 파티에 환호하다 '성큼' 다가온 '데드라인'
- [IB 풍향계]예심 추가 신한증권, 'IPO 비즈니스' 올해는 다르다
- [IB 풍향계]KB증권, '투심 개선' 헬스케어 조력자 나섰다
- [Korean Paper]태양광 자금 니즈 한화큐셀, KP시장 재등판 타진
- [Company & IB]KB-동아쏘시오그룹 인연 출발점 '콜드콜'
- [B 풍향계]공기업 외화채 RFP 못받는 토종IB '볼멘소리'
- 수장 바꾼 하이증권, 리테일 '쇄신' 본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