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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VC투자…전무후무 신기록 쏟아졌다 [thebell League Table / VC]'IMM=PE·한투파=벤처' 양분…카페24 등 회수시장 호황

박창현 기자공개 2019-01-02 07:58:00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8일 13: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말 그대로 신기록의 향연이다.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는 격변기에 접어들자 모험투자 전문가인 벤처캐피탈(VC)의 존재감은 더 커졌다. 정책자금과 연기금, 금융기관 등 유동성공급자(LP)들 또한 VC들에게 실탄을 공급하며 투자 활동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벤처 전성시대는 말 뿐이 아니다. 펀딩과 투자, 회수 등 전 부문에 걸쳐 숫자와 기록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2016년과 2017년 4조원 대에 연착륙했던 신규 펀드레이징 금액은 드디어 5조원을 넘어섰다. 불과 1년만에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VC 투자 재원으로 흡수됐다. 탑티어 VC들은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 유일무이한 신기록을 써내려 갔다.

IMM인베스트먼트(이하 IMM)는 업계 최초로 펀드레이징 1조원 시대를 열었다. 2018년 한 해 PE 부문에서만 9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이하 한투파)는 벤처펀드 자금 5100억원을 펀딩하면서 이 부문 신기록를 썼다. 아주아이비투자와 소프트뱅크벤처스도 활발한 자금 모집을 통해 선두권을 형성했다. 아울러 TS인베스트먼트와 KB인베스트먼트 등 그 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VC들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VC에 자금이 몰리자 자연스럽게 투자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2018년 신규 벤처 투자는 2조8000억원을 넘어섰다. 제약과 의료기기, 헬스케어,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분야 투자가 주를 이뤘고, 게임과 단순 제조업 등에 대한 투자는 주춤했다. 1000억원 이상의 중대형 펀드를 만든 후 대단위 투자에 나서는 것도 업계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양상이다.

투자 회수 시장은 카페24와 블루홀(현 크래프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3대장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해당 투자 펀드들이 줄줄이 청산 절차를 밟으면서 투자 성과 과실을 향유했다.

◇국내 49개 VC, 5조7141억 펀드레이징…IMM인베 1조 펀딩 금자탑

머니투데이 더벨이 국내 62개 벤처캐피탈과 신기술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집계한 2018 벤처캐피탈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1년 동안 국내 49곳(조사대상 기업의 79%)의 벤처캐피탈이 총 5조5645억원의 신규 투자금을 펀딩했다.

조사대상 기업수가 달라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2017년 더벨 리그테이블에서 50곳의 벤처캐피탈이 4조7763억원의 펀드레이징에 성공한 것을 감안하면 모집 금액이 1조원 가까이 늘어난 모습이다. 2018년 벤처조합은 45개사가 3조5959억원을, PE는 17개사가 1조9686억원을 신규 결성했다.


리그테이블

2017년과 비교하면 벤처조합보다는 PE 펀드레이징이 보다 활발했다. 벤처조합 조달 금액은 2017년(3조6183억원)보다 소폭 줄어든 반면 PE 신규 펀딩 액수는 8000억원 가량 늘었다.

특히 IMM은 낭중지추의 위세를 떨치며 업계 최초로 1조원 펀딩 시대를 열었다. 압도적인 1위 기록이다. 프로젝트성 PE 투자 펀드를 다수 결성하면서 시장의 자금을 빨아들였다는 평가다. 실제 IMM은 벤처조합보다는 PE 투자에 방점을 찍고 투자 활동을 펼쳤다. 이는 펀드레이징 비율을 통해서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한해 벤처조합과 VC 투자 펀딩 금액은 각각 1795억원, 9050억원으로 2 대 8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 신규 조성 펀드 역시 △IMM스페셜시츄에이션1의1호PEF(401억원)와 △IMM인프라제7호PEF(2000억원) △페트라7호PEF(4500억원) △페트라6의알파PEF(800억원) 등 PE 펀드가 주를 이뤘다.

IMM이 PE 시장을 주도했다면 한투파는 벤처조합 부문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투파는 5100억원 규모의 벤처조합 펀딩에 성공하면서, PE 조성금액 107억원을 포함 총 5207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특히 국민연금(800억원)이 앵커 출자자(LP)로 참여한 리업(Re-up)펀드 2850억원을 결성, 벤처조합 대형화를 이끌었다. 2017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한 벤처조합(약정 총액 3793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상장 VC인 아주아이비투자와 TS인베스트먼트도 1000억원이 넘는 중대형 벤처조합들을 결성해 각각 3위와 5위에 올랐다. 대표적으로 아주아이비투자는 1230억원의 '아주 좋은 Life Science 3.0'와 1750억원의 '아주좋은 성장지원 펀드'를, TS인베스트먼트는 1307억원 규모의 '티에스2018-12 M&A 투자조합'을 신규로 만들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에스비넥스트미디어이노베이션펀드' 1000억원 증액과 PEF 1864억원 등 총 2864억원의 재원을 마련해 5위에 랭크됐다. 활발한 벤처기업 투자 활동을 통해 1년 동안 1600억원의 자금을 집행한 점도 눈에 띈다.

◇ 'PE=IMM ·벤처=한투파' 투자 양강 체제 공고

1조원 대 실탄을 확보한 IMM은 투자 활동에 있어서도 거침이 없었다. 벤처펀드 투자는 801억원에 불과했지만 PEF로 6248억원을 투자해 1위에 등극했다. 투자 포트폴리오도 다양했다.

랜드마크 투자는 단연 '블루홀'이었다. IMM은 2018년 다른 벤처투자조합들이 갖고 있던 블루홀 구주를 2000억원에 인수했다. 투자금은 자체 블라인드 펀드 외에 별도의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해 마련했다. 앞서 블루홀 투자를 통해 65배 이상의 이익을 거둔 IMM은 구주 투자를 통해 다시 한번 잭팟을 노리고 있다.

리그테이블

재무구조 개선과 일감 규제 회피 방안이 시급한 대기업과도 거래를 텄다. IMM은 대성산업과 미래에셋대우가 보유한 DS파워 보통주와 채권, 옵션에 739억원을 투자했다. 당초 경영권 인수를 검토했지만 독과점 이슈 탓에 투자 전략을 수정했다. 대표적인 GS그룹 일감 수혜기업이었던 GS ITM도 548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이 외에도 항공기 운용리스 업체인 '크리안자 에이비에이션(Crianza Aviation)'과 전자제품 유통사인 '나진산업'도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켰다.

한투파는 적극적인 벤처 투자에 나서며 2위에 올랐다. 전체 투자금 3051억원 가운데 83%에 달하는 2538억원이 VC 투자였다. 7년 연속 벤처 투자 1위를 지킨 한투파는 가용 자원을 총 동원해 투자처를 발굴했다. '한국투자 Growth투자조합'과 '한국투자 Re-Up펀드' 등 다양한 펀드를 활용해 국내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가리지 않고 잠재력 있는 벤처기업에 투자를 집행했다. 아울러 이스라엘과 미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벤처기업 발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터베스트는 벤처펀드와 PEF 부문의 균형있는 투자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PE 투자는 1350억원, 벤처투자는 1004억원을 집행했다. 특히 PE 투자는 2018년이 처음이었다. 신한금융투자와 손 잡고 1381억원 규모의 '지엑스신한인터베스트 1호 PEF'를 결성했고, 해당 자금을 바이오기업 제넥스 후속 투자에 활용했다. 현재 제넥스 전환우선주(CPS)에 900억원, CB에 450억원이 투자된 상태다 .

아주아이비투자와 소프트뱅크벤처스는 각각 2060억원, 1980억원을 투자해 4위와 5위에 올랐다. SBI인베스트먼트는 벤처펀드로 1568억원, PEF로 400억원을 투자해 종합 6위를 차지했다.

KB인베스트먼트의 약진도 눈에 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올해 3월 김종필 전 한국투자파트너스 부사장을 사장으로 영입하면서 적극적인 투자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2018년 한해 동안 총 1586억원의 벤처펀드 투자를 단행, 8위에 랭크됐다.

2018년 투자는 바이오와 ICT가 대세였다. 특히 바이오 분야에 전체 투자액의 4분의 1이 몰렸다. 뒤를 이어 ICT서비스와 유통 서비스, ICT 제조 부문 투자를 선호했다. 제약과 의료기기, 헬스케어,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업에 대한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결과였다. 반면 10%를 넘나들던 게임 투자 비중은 3% 대까지 떨어졌다. 투자 리스크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투자액도 감소 추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VC 웃게 만든 '카페24·블루홀·빅히트'...스마일게이트·아주IB '톱'

2018년 VC들은 카페24와 블루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잭팟 종목들 때문에 따듯하게 한 해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금리 인상 등 외부변수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기업공개(IPO)가 주요 투자회수 수단인 VC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빅3가 투자 수익 안전판 역할을 해주면서 견조한 수익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잭팟 기업에 투자한 펀드들이 역시 좋은 성적표를 거뒀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의 '스마일게이트오퍼튜니티1호펀드'는 내부수익률(IRR) 168.3%로 가장 높은 청산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카페24에 투자하기 위해 2017년 8월 조성한 프로젝트성 펀드다. 이후 카페24가 '테슬라 룰'로 코스닥에 상장되자 발빠르게 자금 회수를 단행했다. 1년 만에 조합결성부터 청산까지 마치면서 높은 IRR을 달성할 수 있었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의 뉴파워프라즈마(NPP) 투자 프로젝트 펀드인 '메디치 2015-2 투자조합'도 성공 사례다. 2015년에 110억원을 투자했으며 장내매도를 통해 약 193억원을 회수하는 성과를 냈다.

블라인드 펀드 중에서는 아주아이비투자의 'AJU-AGRIGENTO 1호 투자조합'이 31.4%로 가장 높은 IRR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농식품모태펀드의 출자를 받아 2011년 200억원으로 결성됐다. 수익률 확보가 쉽지 않은 농식품 펀드로 최상위권 성적을 냈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투자처로는 흥국에프엔비와 아주좋은한우, 아시아종묘, 아미코젠, 지디 등이 있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스톤브릿지디지탈콘텐츠전문투자조합'을 IRR 24.5%로 청산했다. 고수익의 일등 공신은 블루홀이었다. 36억원을 투자해 원금의 35배를 회수하는 성과를 냈다. 블루홀 성공으로 전체 펀드 수익률도 수직 상승했다.

프리미어파트너스의 대표 펀드인 '2010 KIF-프리미어 투자조합'은 IRR 16.6%로 투자를 마무리지었다. 간판 포트폴리오는 카페24와 블루홀이었다. 2012년 카페24에 50억원, 2014년 블루홀에 약 90억원을 투자했다. 카페24와 블루홀의 지분을 낮은 단가에 인수하면서 투자 수익률이 극대화됐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발굴한 SV인베스트먼트 역시 과실을 누렸다. '충청북도-SVVC 생명과 태양 펀드 2호'를 정리하면서 IRR 16.5%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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