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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운용, 광주신세계에 '적극적 주권행사' 예고 주가 모멘텀 약화되자 '자진상폐' 제안…지배구조 개편 고려한 행보 관측

이효범 기자공개 2019-01-08 08:31:44

이 기사는 2019년 01월 07일 1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자산운용이 광주신세계에 상장 주식을 공개매수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나섰다. 그동안 부족했던 주주환원 정책만을 지적하는 등 소극적 행보와 달리, 좀더 적극적인 주권 행사에 나선 양상이다.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는 전문가들 분석이 이번 제안을 실시한 배경으로 꼽힌다. 또 주가 반등 모멘텀으로 인식됐던 광주신세계의 랜드마크 개발사업이 지지부진하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최근 투자기업인 광주신세계에 레터를 전달하고 자진 상장폐지를 제안했다. 광주신세계가 다른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을 공개 매수하는 방식이다.

KB자산운용은 지난 2013년부터 광주신세계에 투자를 실시했다. 최근까지 보유한 지분율은 8.5%이다. 단순계산으로 발행주식수 160만주 가운데 13만6000주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운용사가 주주관여 활동을 공시한 시점인 지난 2일 광주신세계 주가(종가기준) 17만7500원을 적용하면 투자금액은 대략 24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KB자산운용은 레터를 통해 "신세계-이마트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정용진-광주신세계'의 연결고리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15년째 계속 되고 있다"며 "상장된 기업에 인위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할 경우 삼성, 현대차와 같이 시장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개매수를 통해 비공개 회사 전환을 진행하고 그 뒤에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주주간 이해상충을 예 방하는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신세계를 대상으로 한 주주관여 활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4월 스튜어드십코드 이행 차원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 트렌드에 대한 경영진의 생각 △3년 전 최초 공시했던 광주 랜드마크 복합시설 건립에 대한 진척사항과 회사의 입장 등에 대한 질의를 하기도 했다. 이와 비교해 공개적인 제안을 했다는 점에서 투자기업에 대한 한층 더 적극적인 개입으로 평가된다.

이번 제안은 광주신세계의 주가가 장기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광주신세계 주가는 2013년 이후 우상향하다 2015년 5월 22일 기준 장중 38만4500원으로 최근 10년간 최고점을 찍었다. 주가는 이후 등락을 거듭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내리막을 걷는 실정이다. 주가는 최근 18만원 안팎에 형성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광주신세계의 주가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진 상폐를 위한 공개매수시 해당기업은 통상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들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차익실현을 할 수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다.

KB자산운용은 그동안 광주신세계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모멘텀 중 하나로 광주 랜드마크 복합시설 건립사업을 꼽았다. 이 계획은 광주신세계 이마트와 신규부지에 연면적 약 30만㎡의 호텔, 쇼핑, 문화, 레저시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광주신세계는 당초 2016년 공사를 시작해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지만 골목상권 붕괴 우려 등 영향으로 아직까지 첫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정 부회장을 중심으로 신세계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 되고 있다는 점은 KB자산운용에 또 다른 기회가 될 전망이다. 최근 광주신세계는 41억원 규모의 대형마트 사업부문을 이마트에 양도하는 거래를 실시했다. 광주신세계의 이마트와 백화점 사업을 분리하는 것으로 '정용진=이마트', '정유경=백화점'으로 굳어진 분리 경영 구도를 완성하기 위한 정지작업이라는게 업계 시각이다.

KB자산운용은 향후 신세계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정 부회장이 모친인 이명희 회장 이마트 지분 18.22%를 증여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 부회장은 증여세를 마련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광주신세계 지분을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정리 뿐만 아니라 경영권 승계 재원을 마련하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정 부회장의 광주신세계 지분 매각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KB자산운용은 "상장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과정(합병, 분할, 매각 등)에서 각 사 주주들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많은 문제들이 발생해 왔다"며 "공개매수를 통해 비공개기업으로 전환한다면 주주 간의 이해상충을 방지할 수 있고, 100% 지분을 보유한 뒤에 지배구조 개편을 함으로써 해묵은 승계논란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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