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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의 1위' 하나투어, 실적 악화·부채 급증에 신음 [여행사 생존전략]①매출 증가 불구 영업익 '반토막'…야심찬 면세사업, 돈먹는 하마

이충희 기자공개 2019-01-18 09:04:23

[편집자주]

우리나라의 지난해 해외 여행객은 2670만명으로 추산된다. 연중 국민 두명 중 한명 꼴로 해외에 나갈 정도로 해외여행이 보편화됐다. 하지만 여행사들은 실적 하락에 신음하고 있다. 여행업계 트렌드가 변화면서 기존 패키지 여행사들의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위기에 봉착한 여행업계의 현 주소와 위기 극복을 위한 신사업 방향을 알아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6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여행사 부동의 1위 하나투어의 지난해 경영실적은 실망스러웠다. 주력인 동남아와 일본 노선 부진이 지속됐고 여기에 미주, 남태평양 등 고가 상품 수요까지 감소하면서 하반기부터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를 드나드는 여행객은 갈수록 늘고 있지만 기존 대형사의 패키지 상품 수요가 줄어드는 것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실적은 좋지 않은데 부채비율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부채가 약 2000억원 늘었지만 자본은 부채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여러 신사업에 투입한 비용이 아직까지 이익으로 돌아오지 못하면서 부채가 쌓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패키지 상품 수요 감소, 실적도 내리막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연간 매출액은 8540억원, 영업이익은 230억원, 순이익은 13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매출액 6823억원, 영업이익 408억원, 순이익 127억원과 비교하면 외형은 늘었는데 이익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5년 전인 2014년엔 매출액 3855억원, 영업이익 404억원, 순이익 354억원을 기록했다. 5년 사이 매출액은 두배 이상 커졌지만 순이익은 거의 3분의 1토막이 났다.

분기별 실적을 뜯어보면 실적 하락세는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6억원, 순이익은 4억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6%, 93% 급감했다. 분기당 꾸준히 100억원 안팎 영업이익을 올려왔던 최근의 추세를 감안하면 급격한 하락이다.

하나투어3
단위 : 억 원

지난해 일본, 동남아 같은 인기 여행지에서 발생한 태풍 등으로 여행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자유여행 선호 풍조로 기존 패키지 여행 상품 수요가 이전같지 않아 여행사들의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1분기 110만명 수준이었던 하나투어 해외 패키지 여행객 숫자는 2분기 약 89만명, 3분기 82만명, 4분기 86만명 등으로 연중 감소 추세다. 지난해엔 분기당 평균 92만명 수준을 유지했다. 패키지 여행객 감소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국내 해외여행객이 매년 증가추세를 이어가는 것과 상반된다.

온라인으로 직접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해 해외로 떠나는 자유여행객이 증가하는 등 해외여행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에어텔 등으로 간소화된 여행상품은 과거처럼 대리점을 통해 소비되지 않고 온라인 직판사 위주로 팔리는 것도 추세에 영향을 미쳤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패키지 여행상품 산업의 성장성은 갈수록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 "여행객은 계속 늘지만 여행사들의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이 연출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자회사 비용 투입에 부채비율 증가

하나투어가 이런 여행업 트렌드 변화에 비교적 민감하게 대처하고 다양한 생존전략을 모색해 왔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최근 수년 사이 면세점, 호텔, 자산관리업, 광고대행업, 자동차 운수사업 등 경쟁사 대비 훨씬 다양한 미래 먹거리 사업을 추진해 왔다. 업계 1위로 가장 빠르게 신사업을 벌렸지만 쏟아부은 비용만큼 이익을 내야 하는 것은 과제라는 평가다.

해외 패키지 여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일본 자회사가 거둔 영업이익은 약 80억원으로 추정된다. 2017년 180억원 대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가 가장 공을 들여 투자한 SM면세점의 경우 2014년 법인 설립 이후 아직까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 한해 영업손실 약 140억원을 기록하며 여행사업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상당 부분 상쇄시켰다. 다만 적자폭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향후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회사 내에서도 피어 오르고 있다.

패키지 상품 수요 감소와 신사업 확대는 자연스레 회사 부채비율을 늘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작년 3분기 기준 하나투어의 부채비율은 178.38%로 5년 전과 비교해 약 40% 이상 증가했다. 부채가 2494억원에서 4374억원으로 약 19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자본 증가 속도는 여기에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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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 억 원, %

지난해부터는 특히 단기부채가 급증하고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단기차입금은 526억원으로 2017년 말 104억원과 비교하면 5배 가량, 2016년 말 34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15배 이상 급증했다. 장기금융리스 부채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도 부채비율 악화의 주요인으로 거론된다. 작년 3분기 기준 장기금융리스 부채는 345억원으로 2017년 말 10억원과 비교해 무려 35배 가까이 폭증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지난해 하나투어 재팬이 원화예금을 담보로 차입금을 크게 늘린 게 단기차입금 증가의 원인"이라며 "장기금융리스 부채는 작년 오픈한 도쿄 소재 티마크 시티 호텔 건물을 리스하는 비용 때문에 급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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