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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베이EP 사업부 M&A, '찻잔 속 태풍' 그치나 까다로운 거래 구조 탓에 원매자 줄줄이 포기

김혜란 기자/ 노아름 기자공개 2019-01-31 07:19:53

이 기사는 2019년 01월 30일 11: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굴지의 화학 대기업이 인수 경쟁에 뛰어들어 관심을 모았던 바스프 계열 솔베이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사업부 인수 열기가 빠르게 가라앉는 분위기다. 가장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였던 LG화학에 이어 SK이노베이션과 코오롱까지 잇달아 인수에 부정적인 기조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독일 화학 기업 바스프(BASF)가 매물로 내놓은 솔베이 EP사업부 인수를 검토했던 LG화학과 롯데첨단소재, SK이노베이션, 코오롱 등 다수의 국내 화학 대기업들이 인수 의사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기업은 매각 측과 비밀유지계약(NDA)을 맺고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갔지만, 예비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첨단소재와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코오롱 등은 IM을 수령해 검토했지만, 각 사의 EP사업 방향성을 고려했을 때 인수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바스프 측이 내건 거래 구조 등 인수 조건에 국내 대기업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초 솔베이 EP사업부가 국내 기업들에 매력적인 매물로 떠오른 것은 솔베이가 생산하고 있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폴리아미드 66(PA66)가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아 희소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또 세계 1위 화학기업 바스프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업 강화를 위해 인수한 자산인 만큼 기술경쟁력과 수익성이 입증된 매물일 것으로 기대됐다.

유럽 지역 회사의 EP사업부를 인수하면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수 있다는 점도 높이 평가됐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국내에서 EP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유럽 시장에는 진출하지 못한 상태다.

무엇보다 국내 기업 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생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의 EP사업부의 사업·기술 노하우를 얻을 기회라는 점에서 국내 화학 기업들의 관심이 쏠렸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자동차부터 산업기계, 전자부품, 파이버(Fiber)까지 범용성이 뛰어난 소재로, 화학 사업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IM을 검토한 결과 인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데다 거래 구조 등에서도 부담을 느껴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한 기업 관계자는 "PA66는 국내 어떤 화학 회사도 생산하지 못하고 있고, 해당 사업 관련해 해외에 진출한 곳도 없어 충분히 관심을 가질 만한 매물이었다"면서도 "하지만 밸류체인 등을 검토한 결과 인수 메리트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른 투자 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바이어 프렌들리(Buyer-friendly)'하지 않은 거래 구조 탓에 인수 의사를 접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매물은 바스프가 2017년 9월 벨기에 솔베이의 통합 폴리아미드 사업부를 16억유로(약 2조578억원)에 인수하면서 발생한 공정거래 이슈 탓에 나온 것으로, 거래 종결 가능성이 높다. 유럽연합(EU) 공정거래위원회는 바스프가 솔베이 EP사업부 일부를 3자에 매각해 독과점에서 벗어나는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했다. 솔베이 EP사업부 인수전에서 그동안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국내 대기업들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해외 전략적 투자자(SI)를 새 주인으로 맞을 공산이 커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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