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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투, 1000억 딜 흥행…중형 하우스 역량 '부각' [Deal Story]천보 IPO 완수…16개 유사기업 설정·마케팅 역량 눈길

전경진 기자공개 2019-02-01 13:59:09

이 기사는 2019년 01월 31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말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공모 규모 1000억원 이상 중대형 딜은 당분간 성사되기 어렵다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10월 증시 폭락 이후 공모철회 기업이 잇따르자 비관론은 더 탄력을 받았다. 자진해서 상장 일정을 연기하는 기업들까지 속출할 정도였다.

화학 소재 제조업체 천보가 올해 1월 1000억원 공모 딜을 추진할 때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컸던 이유다. 하지만 천보는 시장의 우려를 무색케 할 정도의 흥행을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천보의 성장성 외에 주관사 하나금융투자의 적정 기업가치 설정과 마케팅 활동이 주효했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IPO 시장에서 대신증권(주관 실적 2위)이 보여준 중형 하우스 돌풍을 하나금융투자가 이어가는 모습이다.

천보는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결과는 양과 질적인 면에서 모두 우수했다. 우선 무려 1089곳에 달하는 기관투자가가 수요예측에 참여했다. 내용면에서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단 1곳을 제외하고 모든 기관투자가들이 공모가 희망밴드(3만5000원~4만원) 최상단 이상의 가격에서 청약을 넣었다.

시장에서는 주관사 하나금융투자의 역량에 주목했다. 우선 하나금융투자는 기업가치 평가를 위한 최종 유사기업을 무려 16개나 설정했다. IPO 시장에서는 주관사가 적게는 3개 정도 유사기업을 설정해 주당 평가가액을 산출한 후 수요예측에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란 평가다.

또 16개 유사 기업의 면면을 보면 천보가 강조하고 있는 2차 전지 관련 기업에만 편중되지도 않았다. 16개 중 10개 유사기업을 디스플레이, 반도체 관련 기업으로 택했다. 현재 천보가 2차전지 사업을 확대하려고 하지만 2017년말 기준 2차전지 소재 매출 비중은 13.16%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대신 하나금융투자는 기업가치를 최종 산출할 때 활용되는 PER(주가수익비율) 배수를 도출할 때 '묘수'를 발휘했다. 최종 유사기업 선정과 별도로 2차전지 기업을 위주로 평균 PER 값을 구한 것이다. 이후 기관투자가들을 만나 이유를 직접 설명하는 방법을 택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들의 실적 규모가 더 크지만 실적과 주가의 흐름은 상반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또 IPO 공모 자금 대부분을 2차 전지 사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2차 전지 사업의 성장성을 감안해 주당 평가액을 산출하는 것이 합리적이란 점을 강조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보통 최종 유사기업은 업종 평균 PER을 구해 '몸값'을 결정할 목적으로 추리기 때문에 유사기업 설정의 타당성이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곤 한다"며 "하나금융투자는 최종 유사기업과 PER 적용 기업을 구분한 후 IR 과정에서 직접 설득에 나서는 적극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천보 IPO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수요예측 후에 보인 발행사 설득 과정도 주목을 받았다. 통상 기업들이 수요예측에서 흥행한 후 당초 제시한 희망밴드 이상의 가격에서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는 관례를 깬 것이다. 일반 투자자 대상의 청약 과정이 남았다는 점을 감안한 행보였다는 평가다. 실제 천보는 일반 청약에서도 42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만 4조원이 넘게 들어왔다.

물론 천보가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과 4년 연속 20%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 매력도를 높였다. 하지만 공모주 시장 특성상 '알짜' 기업도 공모가가 비싸다는 이유로 딜이 무산되기 일쑤다.

특히 공모주 수익률이 지난해 증시 불황 속에 극격히 떨어지면서 투심이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는 시장 진단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공모가에 대한 기관들의 평가는 호황 때보다 더 박할 수밖에 없다. 실제 올해 현대오일뱅크와 CJ CGV베트남 홀딩스는 이런 이유로 IPO 재도전 의사를 접었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1분기 기관들의 투자 여력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도 천보의 IPO는 크게 흥행했고, 기관 투자가들 사이에서도 천보의 희망 공모가격이 비싸다는 의견은 적었다"며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증권신고서 외에 내용을 IR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하우스 중 하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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