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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함 반영된 현대중공업 IR, 실적 발표도 '패싱' [대우조선해양 M&A]컨콜 생략 후 인수 과정 설명, 시장 우려 해소 나섰지만 역부족

구태우 기자공개 2019-02-01 07:57:37

이 기사는 2019년 01월 31일 20: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은 31일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인한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도 생략했다. 현대중공업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대신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조목 조목 설명했다. 국내 조선 3사 중 1위인 현대중공업이 2위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만큼 사안의 엄중함이 엿보였다. 그럼에도 시장의 우려는 해소되기 보다 커졌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오후 3시30분 4분기 실적 및 연간실적 발표를 할 예정이었다. 현대중공업은 실적 발표 계획을 취소하고, 대우조선해양 인수 결정 과정을 설명하는 자리로 대체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은 애널리스트 등 시장 관계자에게 인수와 관련한 과정과 의문점을 해소하는 자리로 바뀌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4분기 실적은 현대중공업 홈페이지에 배포하는 자료로 가늠한다"며 "금일 컨퍼런스콜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협의 내용을 시장 참여자에게 공지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번 컨퍼런스콜은 예정된 시간보다 5분 늦게 시작됐다.

이날 조영철 현대중공업 부사장을 비롯해 경영진은 시장의 우려를 줄이고, 이번 인수 결정의 합리성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 부사장은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함께 고민을 나누고 의견을 교환하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됐고, 그 결과 합의에 이르렀다"며 "한국 조선 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성원과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10여명의 애널리스트들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질문하며 궁금증을 나타냈다. 애널리스트의 질문은 주로 대우조선해양의 인수가 필요성이 있는지와 인수로 양사 모두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로 모아졌다.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 처리 방안을 묻는 질문과 노조의 반대를 해결할 혜안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LNG선에 대한 독과점을 묻는 질문도 제기됐다. 현대중공업은 대부분의 질문에 답했지만, 구조조정과 관련한 질문은 답을 하지 않았다. 구조조정 현안이 양사 노조에 휘발성이 큰 사안이기 때문이다. 향후 인수 과정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데다, 인수가 확정되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의 인력구조조정과 현대중공업 해양부문의 다운사이징 계획을 묻는 질문에 현대중공업은 답변을 피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 답변하기 어렵다"며 "나중에 본 계약이 체결된 이후에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이와 유사한 질문에 "고용 승계는 확정된 바가 없다"며 "인수 계약이 성사된다면 고용안정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인수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질문에 대해서도 다소 모호하게 답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업의 시황이 대외환경에 따라 시시각각 변해 인수효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자 영업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시너지를 발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1시간에 걸쳐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이후 진행된 현대중공업지주의 연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이번 인수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번 인수에 대한 시장의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전년보다 2조3490억원 줄어든 13조119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해 473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현대중공업은 2015년 조선업 수주 불황으로 영업적자를 낸 뒤 이후 2년 연속 소폭의 흑자 경영을 유지했다. 그런데 지난해 영업이익 적자폭은 전년(2017년)보다 대폭 커졌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879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6%로 전년(0.09%)보다 3.51% 포인트 줄었다. 조선 부문은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영업손실이 줄었지만, 해양부문과 플랜트 부문이 적자로 전환한 게 실적 하락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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