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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vs 한진家]강성부 대표 "시어머니 역할, 기업가치 제고 목표"⑩"대한항공 성장잠재력 높아…주주행동주의만으로도 투명화 기대"

최은진 기자공개 2019-02-11 13:01:00

[편집자주]

별다른 대응 전략을 내놓지 않고 '정중동'하는 듯 보이는 한진그룹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연이어 터진 갑질 사태, 국민적 공분, 주요 권력기관의 잇따른 수사, 그리고 "너희들 문제가 많아 행동에 나서겠다"라고 말하는 듯 지분을 매집하고 달려든 한 펀드. 동시에 불붙은 '한국형 주주행동주의' 흐름과 국민연금의 주주관여 움직임. 한진그룹 수뇌부는 비상상황에 있다. 강성부 펀드라고해서 느긋하진 않다. 경제적 이슈를 넘어 정치적 관심사가 됐고 국민적 주목도가 높아졌다. 이 분쟁이 어디로 가고 있고 분쟁 당사자들의 전략은 무엇인지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2월 08일 15:3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KCGI(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를 이끄는 강성부 대표는 한진그룹에 대한 주주행동주의를 '시어머니' 역할에 비유한다. 의사결정이 합리적인지, 비용은 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는지 등을 주주로서 감시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주주행동주의만으로도 기업가치 제고를 꾀하고 주가를 부양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런 그도 기업사냥꾼에 초점이 맞춰진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국내 정서를 의식하고 있다. 경영권 찬탈이나 구조조정이 아닌 주주로서의 정당한 목소리를 내고 궁극적으로 한진그룹 특히 대한항공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왜 한진그룹일까, 그들이 원하는 주주행동주의는 뭘까. KCGI를 이끄는 강성부(사진) 대표에게 물었다.

◇"시어머니 되겠다는 것, 기업가치 제고가 목표"

강성부 KCGI 대표이사
강 대표는 8일 더벨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한진그룹에 대한 주주행동주의의 밑바탕은 '비정상을 정상화 시키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경영권 찬탈 및 구조조정을 목표로 한 기업사냥꾼 같은 행태는 주주행동주의의 본질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KCGI가 표방하는 주주행동주의는 '시어머니' 역할을 하는 데 그친다고 강조했다. 주요 주주로서 경영상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 짚고 넘어가는 것, 이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이익 극대화를 실현시킬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론스타, 엘리엇 등으로 인해 국내서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정서가 기업사냥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었다. 한진그룹과의 전면전이 경영권을 침범하거나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것으로 비춰질까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강 대표는 한진그룹에 요구하는 바를 120페이지 짜리 자료로 요약해 일반에 공개함으로써 KCGI의 주장이 합리성에 기반한 제언이라는 진정성을 표현했다.

강 대표는 "기업사냥꾼은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지분을 매입한 후 구조조정을 해서 지분을 되파는 목적인 데 반해 주주행동주의는 주주 이익을 고려한 의사결정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일종의 시어머니 역할일 뿐"이라며 "KCGI는 경영을 하겠다, 구조조정을 해라 이런 것이 아니라 한진그룹, 특히 대한항공이 갖고 있는 성장 잠재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하자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왜 한진그룹, 대한항공일까에 대한 질문에 강 대표는 숨겨진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최고의 항공기 사업 역량을 갖추고 있는 것은 물론 보유하고 있는 자산에 대한 가치도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불필요한 지출, 오너일가의 이해관계에 방점을 둔 의사결정 등이 기업 성장을 가로막고 주가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영 효율화와 합리적 의사결정만 안착된다면 기업가치 제고를 곧장 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700%를 웃도는 과도한 부채비율, 제주시 부지의 유휴화, 비효율적인 항공기 구매, 과대계상된 감가상각 등 불합리한 의사결정에 의해 경쟁력 높은 기업이 계속 어려워지는 것을 주주로서 제동을 걸자는 것이 목표"라며 "한진그룹, 대한항공이 갖는 뛰어난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합리적 경영을 주주와 함께 고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밖에 일감몰아주기, 해외사 등을 활용한 통행세 의혹, 불필요한 지출 등 여러가지 문제가 통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사회가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주주로서 이에 대해 의문을 품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라고 설명했다.

◇SK-소버린 분쟁 주목, 주주행동주의만으로도 경영 투명해져

강 대표는 주주행동주의만으로도 기업이 보다 투명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의 소버린 사태를 예시로 들었다. 2003년 모나코 소재의 소버린자산운용이 최태원 회장의 지분을 훌쩍 넘어서는 주식을 확보하면서 경영권 쟁탈전이 벌어진 사건이다. 당시 최 회장 등 경영진이 분식회계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고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소버린운용은 1700억원 가량의 돈으로 SK그룹의 최대주주가 됐고, 최 회장은 이를 방어하기 위해 백기사를 끌어들이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경영권을 사수했다. 이 과정에서 주가는 5000원에서 5만원 대로 급격하게 올라 소버린운용은 수천억원의 차익을 실현하고 물러났다.

강 대표는 SK그룹이 소버린 사태를 경험한 후 어떤 변화를 했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그 후 경영 투명화를 꾀한 것은 물론 주주친화정책에 힘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확고한 지배력을 갖추기 위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한 경영방침을 펼치는 한편 효율적 경영을 위해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설치하는 등 상당히 긍정적 변화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한진그룹 역시 KCGI의 주주행동주의 자체만으로도 경영방침의 변화를 보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승자, 패자의 관점으로 주주행동주의를 평가해선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주주가 감시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 스스로 투명해지려고 노력할 수 밖에 없다"며 "SK그룹이 소버린 사태를 경험한 후 경영 선진화를 꾀하고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는 점은 주주행동주의의 긍정적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주주행동주의가 주가 상승에 기여할 수 있다고도 봤다. 주주행동주의가 기업 투명화를 꾀하는 것은 지배구조 개편, 의사결정의 합리화 등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제고되면서 자연스럽게 주가가 부양된다는 설명이다. '주가는 기업가치에 수렴한다' 경제학의 기본으로 돌아가 주주로서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지배구조 개선이 되면 당연히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해외 연구사례도 많다"며 "기업이 스스로 투명해 지려고 노력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불필요한 비용지출 등이 통제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제고되고 주가 상승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경쟁력 확신…투자자들은 KCGI 전략 신뢰

KCGI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한진그룹과의 전면전에 대해 어떤 생각일까. 강 대표는 KCGI 투자자들이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이 가진 경쟁력을 신뢰한 의미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모든 투자자들에게 펀드 전략을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과정을 거친 것도 물론이다.

KCGI 펀드 투자자들은 기관투자가와 리테일(Retail) 고액자산가, 중견기업 자금으로 구성 돼 있다고 했다. 재벌 오너 자금이 있다는 항간의 루머에 대해서는 특정 누군가의 투자자금이 메인이 되거나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투자자 수가 90명이 넘기 때문에 특정인 한명에 쏠릴 수 없다는 얘기다.

엑시트나 목표수익률에 대해서는 따로 마련한 전략이 없다고 했다. 기업 가치 제고가 우선이고 엑시트나 수익률 등은 그 이후 문제라는 설명이다. 기업가치를 억누르고 있는 부분을 해소하는 것이 선행돼야 하고 이는 곧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주주행동주의에 따른 기업가치 제고 더 나아가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률에 자신있다는 의미다.

강 대표는 "합리적 의사결정의 결여로 주주는 물론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는 상황에서 KCGI의 주주행동주의는 정당한 문제제기라고 생각한다"며 "대한항공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되짚어보고 비합리적인 부분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기업가치는 상승할거고 투자자들은 믿고 기다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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