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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KCGI 전자투표제 도입 요구 거부 가능성 도입시 강성부 펀드에 명분 얹어주는 모양새, '거부 명분 마련·주주 설득' 과제

고설봉 기자공개 2019-02-11 10:52:02

이 기사는 2019년 02월 08일 1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이 KCGI(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의 전자투표제 도입 및 시행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 및 ㈜한진은 현재 KCGI의 요구에 대해 별도 입장을 정리하지 않고 있지만 한진그룹 안팎에서는 전자투표제 도입 가능성이 희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가운데 KCGI의 '요구'를 거절할 '명분' 찾기가 향후 한진그룹의 과제로 부상했다.

KCGI는 지난 7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한누리를 통해 다음달말 개최될 한진칼 및 ㈜한진 정기주주총회 및 이후 주총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해달라는 서신을 보냈다고 8일 밝혔다. KCGI는 해당 요구 사항에 대해 오는 18일까지 이사회 입장을 정리해 회신해달라고 요청했다.

KCGI의 전자투표제 도입 요구는 오는 3월 중순경 주총을 앞두고 우호 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일가 측과의 표 대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홈페이지 등을 개설해 KCGI의 '뜻'에 동의하는 개인투자자 등을 규합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실제 주총으로 연결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진그룹 안팎에서 이번 KCGI의 요구를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아직 한진칼 및 ㈜한진 이사회가 별도 논의에 착수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이 감지된다. 기존 사외이사들을 교체하라는 KCGI의 요구와 맞물려 현 한진칼과 ㈜한진 사외이사들이 동의를 표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전자투표제 도입은 이사회 결의 사항이다. 상법(368조)에서는 이사회 결의로 주주가 총회에 출석하지 않고 전자적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들은 KCGI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 자체가 KCGI가 지적하는 한진그룹의 문제를 한진그룹 스스로 인정하는 것으로 비춰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진그룹 다수의 관계자들도 KCGI의 요구를 한진그룹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면서 실제 이사회 내에서 KCGI의 요구를 수용하자는 의견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KCGI는 한진칼 및 ㈜한진에 대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최대주주인 조 회장 일가의 퇴진까진 넘보는 상황이다. 더불어 KCGI는 기존 경영진에 대한 쇄신, 이사진 교체 등을 요구했다. KCGI는 한진칼에 감사 1명과 사외이사 2명을 새로 선임할 것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보냈다.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의 임기만료로 공석이 되는 사내이사에는 석 대표가 아닌 1명을 이사회가 추천해 선임할 것을 요구했다. ㈜한진에 대해서도 박지승 진성회계법인 대표를 감사로 선임할 것을 제안했다.

다만 한진칼과 ㈜한진 이사회 및 한진그룹이 KCGI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명분은 대외적으로 다소 부족한 상황이다. 일부 대기업들이 전자투표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CGI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주주들의 '지지'도 이끌어낼 명분 찾기가 향후 한진그룹의 과제로 부상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아직 KCGI의 요구에 대한 논의 착수 여부 등은 알 수 없다"며 "구체적인 입장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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