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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오렌지라이프생명 합병, 'K-ICS'에 달렸다 자본 건전성 격차, 합병후 '하향평준화' 우려...독자 법인 가능성도

신수아 기자/ 김선규 기자공개 2019-02-19 08:56:19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5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로운 감독회계 세부지침의 방향성에 따라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합병 시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또 양사의 경쟁력이 합병 이후 '하향 평준화'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독자법인 형태로 유지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의 완전자회사 편입 작업을 내년 상반기 중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현금매입과 소규모 주식교환을 통해 오렌지라이프 잔여 지분을 인수할 예정이다. 소요 비용은 최소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다음 관심사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병이다. 그러나 신한생명이 새 회계제도(IFRS17)와 감독회계(K-ICS) 도입을 앞두고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 두 회사의 자산 규모의 격차가 상당하는 점을 고려할 때 시일 내에 이뤄지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앞서 "합병까지는 고려할 사항이 많다"며 "인수 당시 2~3년간 독립법인 형태로 유지할 계획이었으나 당초 예상보다 시점은 밀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신한금융은 조흥은행과 신한카드(옛 LG카드)를 인수할 당시 선(先) 통합-후(後) 합병, 즉 인수 - PAI(Post Acquisition Intergration) - 합병 - PMI(Post Merge Integration)의 순서로 통합을 진행했다. 특히 두 보험사 노조의 색채가 짙은 만큼, 물리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시기 조절은 필수다.

일각에선 2020년 새 회계제도(IFRS17)과 감독회계(K-ICS) 도입 이전 합병 작업이 마무리 될 것이란 전망을 내 놓기도 했다. 자본 건전성이 좋은 오렌지라이프를 통해 신한생명의 자본 확충 비용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또 다른 신한금융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의 자본 건전성은 업계 최고 수준인 반면 신한생명은 상대적으로 업계 평균을 밑도는 상황"이라며 "자칫 합병 작업이 두 보험사의 '하향 평준화'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내부에서도 이견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오렌지라이프의 자산 듀레이션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부채 잔존만기 30년을 적용하고도 듀레이션 갭을 2년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는 생보사는 오렌지라이프가 사실상 유일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오렌지라이프의 경영실적발표에 따르면 부채 듀레이션은 12년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자산 듀레이션은 10.1년, 자산·부채 듀레이션의 갭은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자산·부채 듀레이션은 시장금리가 1%포인트 변화할 때 자산·부채의 가치가 얼마나 변화하는지를 나타내는 민감도 지표로, 향후 유동성 리스크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다.

오렌지라이프의 경쟁력은 대형사와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같은 기간 업계 1위 삼성생명의 자산 듀레이션은 7.3년, 부채 듀레이션은 6.7년으로 집계됐다. 듀레이션 갭은 -0.69년이다. 업계 2위 한화생명 역시 3분기 말 자산 듀레이션과 부채 듀레이션은 각각 7.7년과 7.8년으로 나타났다. 듀레이션 갭이 0.1년까지 좁아졌다. 그러나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경우 부채 듀레이션을 최장 25년으로 적용한 상태다. 30년 적용이 의무화되면 두 회사의 부채 듀레이션은 최대 4~5년까지 늘어날 수 있다.

반면 신한생명은 자산 듀레이션 확대가 여전히 과제인 상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잔존만기 최장 20년을 적용받았던 지난 2017년 말 기준 신한생명의 듀레이션 갭은 0.36년으로 나타났다. 부채 듀레이션 한도를 30년으로 의무 적용해야하는 올 연말이 되면 자산·부채 듀레이션갭 확대는 불가피하다.

이 관계자는 "다만 아직 감독회계 기준의 세부 기준이 확정되지 않아 신한생명이 필요로하는 추가 자본이 얼마인지 확정되지 않았다"며 "추가 자본 규모가 상당할 경우 오렌지라이프와의 합병을 통해 부담을 일부 완화해야 하지만 예상보다 확충 규모가 적을 경우 완만한 합병을 위해서 시기를 미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례로 장기 상품을 주로 보유한 생보사는 금리 변동성에 대한 영향을 크게 받는다. 생보사들의 상품은 20년 이상 만기 비중이 70%에 이른다. 과거 고금리로 판매한 금리확정형 상품 비중도 높은 편이다. 만약 금리리스크 헷징을 위한 방안이 단계적으로 인정된다면 신한생명의 자본 확충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 금리파생상품의 활용 가능성이나 장기채권의 평가손익을 균등하게 안분해 가용자본에 반영되는 등의 방안이 논의 중이며,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앞선 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실시한 계량영향평가(QIS) 결과에 따라 서서히 요구자본을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수 있도록 충분한 완충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며 "세부안들이 확정되면 보험사가 한번에 확충해야하는 자본 부담은 점차 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합병 시기는 미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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