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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 김교현, 글로벌 M&A로 '날개' [롯데를 움직이는 사람들]⑦신동빈 회장, '전폭 지원'…화학업종 '다운 사이클' 타개책 고민

박상희 기자공개 2019-02-21 11:07:59

[편집자주]

롯데그룹은 2017년 4월 창립 50주년을 맞아 '뉴 롯데'를 선포했다. '신격호 시대'가 막을 내리고, '신동빈 체제'가 자리잡았다. BU체제가 시작됐고, 롯데그룹의 미래 전략을 책임지는 지주사가 출범했다. '뉴 롯데'를 열어갈 핵심 조직과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0일 11: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굴지의 유통기업으로 알려진 롯데그룹이지만 오너 일가의 화학 등 제조업 기반사업에 대한 애정은 상당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 롯데 경영을 호남석유화학(롯데케미칼)에서 시작했다는 점도 상징하는 바가 크다. 유통과 더불어 롯데그룹의 양대 캐쉬카우로 자리잡은 화학BU는 김교현 BU장(사장, 사진)이 이끌고 있다.

전형적인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타이탄 인수 등 굵직한 M&A(인수합병) 거래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사업과 미국 루이지애나 공장 등 대형 해외 사업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선이 굵고 대범한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2006년부터 신규사업 전담…타이탄 등 롯데케미칼 M&A '성공신화'

1957년 생인 김 BU장은 중앙대학교 화학공학과 출신이다. 1984년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했다. 현재 롯데지주 주요 실장으로 있는 오성엽 부사장(커뮤니케이션 실장, 1985년 입사), 정부옥 부사장(HR혁신실장, 1988년 입사)의 호남석유화학 입사 선배다.

롯데그룹 화학BU장 사장 김교현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비롯한 지주사 수뇌부에는 롯데케미칼 출신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기획조정실과 정책본부 등 그룹 컨트롤타워 등을 두루 거친 선후배와 달리 김 BU장은 36년 동안 롯데케미칼 한 곳에서만 몸 담았다.

입사 이후 여수공장에서 엔지니어 실무를 시작했다. 생산팀장을 거치는 등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2006년부터는 신규사업 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미츠비시 레이온(현 롯데엠알시)과의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 합작 사업을 시작으로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화학 플랜트 건설 △말레이시아의 타이탄케미칼 인수(현 롯데케미칼 타이탄) △현대오일뱅크와의 혼합자일렌(Mixed Xylene) 합작 사업 △북미 에탄크래커(ECC) 건설 프로젝트를 연이어 성공시켰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김 BU장은 선이 굵은 스타일로, 성격이 과감하고 대범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M&A나 해외 진출 등 신규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데 상당한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BU장이 주목 받은 건 말레이시아 타이탄 인수 및 상장을 통해서다. 타이탄 인수는 롯데케미칼이 한 단계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1조5000억원에 인수한 타이탄은 당시만 해도 '빅딜'로 업계의 주목을 크게 받았다"면서 "김 BU장이 현지 실사는 물론 타이탄 인수를 꼼꼼히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탄 인수를 추진했던 김 BU장은 2014년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인수 이후 생산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김 BU장이 직접 현장에 투입된 것이다. 김 BU장은 과거 현장에서 일하던 경험을 살려 타이탄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김 BU장이 타이탄 대표로 일하면서 말레이시아 현지 증시 상장과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후 국내로 컴백한 김 BU장은 2017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허수영 화학BU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지 2년 만에 롯데케미칼은 물론 롯데첨단소재, 롯데정밀화학, 롯데건설 등 화학BU에 속한 여러 계열사를 총괄하는 수장이 됐다.

그룹 관계자는 "김 BU장은 본인이 말을 하길 좋아하기보다는 아래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편"이라면서 "한 번 일을 맡기면 믿고 쭉 가는 스타일이라 아래 사람들의 충성도가 높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 남다른 화학업 애정…미국 ECC 공장 준공 '기대감'

신 회장은 유통과 더불어 그룹의 양대 축으로 성장한 화학산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전해진다. 그 자신이 한국 롯데 경영을 호남석유화학에서 시작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1990년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부임했다.

호남석유화학 뿌리는 1973년 12월 공기업 한국종합화학의 출자로 설립된 여수석유화학이다. 1979년 롯데그룹이 정부지분을 인수하면서 민영화됐다. 호남석유화학이 롯데그룹에 편입된 지 약 10년 정도 됐을 때 경영 후계자를 유통 계열사가 아닌 화학사로 보낸 것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격호 명예회장이 왜 신동빈 회장을 호남석유화학으로 보내 경영수업을 시작하게 했는지 정확한 배경은 알수 없지만 오너 일가의 대를 이은 화학사업에 대한 애정을 짐작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서 롯데케미칼은 적극적인 해외 진출과 과감한 M&A를 통해 사세를 확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6조원, 영업이익은 2조원에 달했다. 롯데정밀화학, 롯데첨단소재 등 삼성그룹으로부터 인수한 화학 계열사까지 포함해 막강한 '화학 3총사'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롯데케미칼의 폭풍 성장 속에는 김 BU장이 있었다. 국내외 다양한 신규 프로젝트와 합작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롯데케미칼의 성장을 견인했다. 화학BU를 새로 이끌게 된 김 BU장은 향후 롯데그룹 화학 계열사 간의 시너지 창출과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서의 성장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우선 업황이 '다운 사이클'에 진입해 실적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석유화학 전문가들은 업황이 하향세로 접어들면서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석유화학 업체들의 수익성이 완만한 하향세를 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수출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김 BU장의 과거 행보를 유추하면 과감한 투자와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로 어려움을 타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김 BU장이 현장에서 축적한 오랜 경험과 화학산업에 대한 높은 식견, 신규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만큼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롯데 화학사는 지난해 10월 신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천문학적 금액이 들어가는 투자를 재개하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 등의 투자가 재개됐다. 롯데는 여수·울산·대산 지역에 설비 투자를 지속 단행하고 스페셜티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미국 ECC(에탄크래커) 공장 준공에 따른 효과도 관심사다. 5월 완공돼 올해부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인 ECC 증설의 효과로 롯데케미칼은 매출 1조원, 영업이익률 20%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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