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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운용 주주행동주의, '워렌버핏식' 모델 IR활동·배당·자사주소각 등 대주주에 컨설팅 제공, '총주주수익률' 방점

이민호 기자공개 2019-02-22 08:32:35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1일 11: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VIP자산운용이 가치투자와 결합한 주주행동주의 펀드를 내놓으면서 다른 운용사들과 어떻게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할지 관심이 쏠린다. VIP자산운용의 철학 '가치투자'가 주주행동주의로 연결되는 방식에 대한 관심이다.

주주정책 변화 의지가 있는 대주주와 장기간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며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미 투자자문사 시절부터 시도하고 있는 주주 행동주의(VIP운용 입장에서는 가치투자)는 대주주들과의 끈끈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성과를 속속 내고 있다.

◇핵심은 '총주주수익률' 상승, 상황별 컨설팅 제공

VIP자산운용이 주주행동주의 실행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은 총주주수익률(TSR·Total Shareholder Return)이다. 총주주수익률은 주주가 일정 기간 동안 배당소득과 주식평가이익을 합쳐 얻을 수 있는 총수익률을 의미한다. 주당순자산(BPS), 즉 기업가치가 늘어난 만큼 주가 상승 또는 배당을 통해 시장에서 적정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기준에 따라 VIP자산운용은 회사가 현재 처한 상황을 판단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가를 상승시키는 활동이 유리한지, 아니면 배당으로 이익을 나눠가지는 제안이 유리한지를 선택하게 된다.

최종 결정 전에 VIP자산운용은 대주주 및 경영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계획하고 있는 중장기적인 사업 플랜에 대한 충분한 상호 논의를 거친다. 주가 상승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가 최적의 방향이라고 생각될 때는 IR 정책을 제안하기도 한다. 사업 성과를 시장에 적극적으로 알려 주가 상승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반면 배당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될 경우 배당성향을 높이도록 유도하고 사전 공시를 통해 배당 계획을 주주들에게 알리도록 한다.

다만 배당을 당장 시행할 수 없는 이유와 전략적 재투자의 필요성을 제시했을 때 합당하다고 판단되면 배당 요구는 장기적 목표로 전환하고 회사가 원하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옹호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전략적 재투자가 옳은 방향으로 이뤄지기 위한 자본재배치와 같은 컨설팅을 제공한다.

VIP자산운용 관계자는 "시장에서 현저히 저평가된 회사에 장기적인 투자를 하는 가치투자에 근간을 두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며 "기업가치 상승에 따라 주가가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부여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핏식 주주행동주의'가 롤모델…대주주와 동반적 관계

VIP자산운용의 지향점은 미국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를 이끄는 워런 버핏의 주주행동주의다. 버핏식 주주행동주의의 경우 대주주 및 최고경영자(CEO)와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버핏이 제안하는 주주정책에 있어서는 철저히 자본주의적인 논리를 따른다고 봤다. 이런 구조가 가능한 것은 버핏이 제안하는 주주정책이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VIP자산운용이 내재가치보다 주가가 지나치게 저렴할 경우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방안을 제안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 소각은 소액주주들의 주주가치 제고를 이끌어낼 뿐 아니라 대주주도 지분율을 높여 지배구조를 강화, 외부 M&A 가능성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이런 이유 때문에 지분율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것이 VIP자산운용 측 설명이다.

VIP자산운용 관계자는 "의결권 위임장 대결을 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분율은 큰 의미가 없다"며 "오히려 우리의 제안에 귀를 기울이거나 지원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VIP자산운용은 기존 일임 계약고를 이용해 투자를 집행하면서 쌓은 우호적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번에 주주행동주의를 주요 전략으로 내세워 설정한 'VIP트리플A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의 운용규모는 약 300억원이다. 이 펀드에서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은 운용액의 절반 수준이며 이 중에서도 약 70%만 주주행동주의 목적의 투자에 할당된다.

VIP자산운용 관계자는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주주행동주의 펀드에 유입되는 자금 규모는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투자자들이 주주행동주의 펀드를 통해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 유입되는 금액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과 가시화…배당성향 높이고 자사주 매입 소각 이끌어내

주주행동주의의 성과는 속속 나타나고 있다. 투자를 집행한 회사들에 비공개 레터와 면담 등을 통해 꾸준히 컨설팅을 진행한 결과 지난해 배당 규모가 현저하게 증가했다는 것이 VIP자산운용 측의 설명이다.

5년 넘게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A지주사는 투자 이후 배당성향이 꾸준히 늘었고 2017년에는 30% 넘는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배당수익률도 2%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올해도 높은 수준의 2018년 배당 계획을 사전 공시했다.

특히 A지주사의 경우 관련 업황에 대한 전반적인 불안감으로 주가가 2018년 초부터 내재가치 대비 꾸준히 하락하자 VIP자산운용은 회사에 자사주 매입 소각을 지속적으로 건의해왔다. 대주주의 지분율이 30%가 채 되지 않아 자사주 매입 소각에 따라 대주주의 지배력도 강화할 수 있는 점을 내세워 설득했다. 몇 개월에 걸친 논의 끝에 A지주사는 건의를 받아들이고 자사주 매입 소각을 단행했다.

VIP투자자문 시절부터 투자를 집행한 B지주사의 경우 2014년 10% 수준에 불과했던 배당성향이 2017년 20%에 소폭 못 미치는 수준까지 늘었다. 1%가 채 되지 않던 배당수익률도 같은 기간 3%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B지주사의 계열사인 C사도 최근 매년 30%가 넘는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2018년 결산배당에서도 높은 수준의 배당 계획을 사전 공시했다.

VIP자산운용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 등 이익을 가져가는 통로가 점점 막히고 배당에 대한 인식도 변하면서 대주주 측에서도 합법적인 방법으로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컨설팅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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