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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공정위 앞에선 SKT, 이번엔 규제 문턱 넘을까 [SKB-티브로드 합병]유료방송 환경 변화 감안, 승인 가능성 '무게'

진현우 기자공개 2019-02-25 07:40:24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2일 15:3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년 전 규제 허들에 걸려 CJ헬로 인수를 접어야 했던 SK텔레콤이 이번엔 케이블TV 2위 사업자인 티브로드 합병건을 손에 쥐고 다시 한번 공정거래위원회 문 앞에 섰다. 유료방송 시장 내 M&A를 통한 구조조정 필요성이 대두된 상황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2016년 규제 잣대를 적용해 똑같은 의사결정을 내리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합병 불허승인을 냈던 2016년과 현재는 사업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케이블TV 산업이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시장 내 자연스러운 인수합병(M&A)에 정부가 제동을 걸 명분과 이유는 사라졌다는 평가다. 이미 2017년을 기점으로 IPTV 가입자 수는 케이블TV 가입자 수를 넘어섰다. 통신3사가 자금력을 앞세워 빠르게 가입자 기반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케이블TV 가입자 기준으로 1위~3위인 CJ헬로와 티브로드, 딜라이브가 모두 수년째 매물로 나와 있었던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는 권역별로 독점적 지위를 보장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결합상품을 통한 할인을 내세운 IPTV(통신3사)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유료방송시장의 주도권이 IPTV에 완전히 넘어간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 재편은 이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유료방송 시장 내 M&A 규제 완화 필요성을 시사한 만큼, SK텔레콤의 티브로드 합병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진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7년 가격인상 제한 등의 조건을 전제로 CJ헬로의 하나방송 인수를 승인했던 적이 있다.

다만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한 MSO(CJ헬로, 티브로드 등 대형 케이블TV)의 개별SO 인수는 그동안 있었던 터라, 근본적인 산업재편을 위해선 통신사업자와 케이블TV 간의 인수합병 물꼬를 터줘야 한다는 게 업계 지배적인 시각이다. 과거 미국에서는 2011년 1위 MSO사업자였던 Comcast가 지상파 방송국이었던 NBCU를 인수할 때 경쟁제한 요소를 최소화하는 조건을 전제로 대형 딜의 합병승인을 해준 전례가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3년 전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합병을 불허했을 당시 업계에선 논리가 빈약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며 "케이블TV의 경쟁력이 IPTV에 밀리는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M&A를 통한 시장 구조조정을 막는 건 정부에게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을 불허하면 비슷한 건인 향후 LG유플러스가 추진하게 될 CJ헬로 합병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며 "사실 현재로선 공정거래위원회가 어떤 선택을 해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건 매한가지"라고 설명했다. 승인을 하면 과거의 논리를 스스로 반박하는 꼴이 되고, 그렇다고 승인을 하지 않으면 사업 현황을 고려하지 않은 독단적 결정으로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는 게 현재까지의 업계 중론이다.

더욱이 작년 8월에는 통합방송법 개정안이 마련되면서 규제 완화 기류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개정안에서 눈여겨볼 점은 기존 케이블TV 사업자에게만 적용되던 지역사업권의 변화다. 현재 케이블TV는 전국 78개로 나눠진 권역 중 승인받은 지역에 한해 독과점 송출을 보장받고 있다.

사실 전국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가 특정 지역에서 독·과점 송출권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사업자를 합병한다는 점은 2016년 때와 다를 바 없다. 티브로드는 2018년 11월 기준 서울(7권역), 경기(4권역), 부산(3권역) 등 총 23개 방송 권역을 보유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6년에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가 합병하면 21개 지역에서 시장점유율 1위가 돼 방송 권역별 경쟁제한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기업결합을 반려했다. CJ헬로는 24개 방송 권역을 보유 중이다.

하지만 개정안은 케이블TV 사업자도 지역사업권을 포기할 경우 전국사업권을 부여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전국·지역 사업권의 구분 체계가 없어지는 것은 곧 공정거래위원회의 권역별 점유율 판단도 유효하지 않다는 의미다. 2016년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의 합병 불승인의 주된 사유가 독점 권역 증가에 따른 공정경쟁 제한이었다.

통합방송법 개정안은 현재 법안 발의 수준이라 도입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료방송 사업환경이 변했다는 점은 자명한 사실인 만큼, SK브로드밴드가 공정거래위원회 규제 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에 무게중심이 기울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통신사업자와 케이블TV 사업자의 합병을 승인해 유료방송시장 내 M&A 활성화를 위한 기폭제를 터트릴지 벌써부터 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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