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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현대차와 엘리엇의 사외이사후보 추천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19-03-05 08:00:00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5일 08: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행동주의 펀드의 단골 메뉴 중 하나가 사외이사후보 추천이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각각 3인, 2인의 사외이사후보를 추천했다. 한진칼을 상대로 행동 중인 KCGI도 2인의 사외이사와 1인의 감사 후보를 추천했다. 사실 펀드의 핵심 요구는 배당이나 자사주 취득, 재무구조 개편 같은 것들이다. 이사 선임은 그런 요구가 잘 먹히게 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지난 3월 1일 온라인 상거래에서 아마존에 이어 2위인 미국의 이베이(eBay)와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이 휴전협정(Cooperation Agreement)을 체결했다. 헤지펀드는 엘리엇과 스타보드(Starboard Value)다. 두 펀드는 이베이 지분의 4%와 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협정이 존속하는 동안 헤지펀드는 현상을 유지하며 경영진을 공격하지 않고 의결권도 우호적으로 행사한다.

그 대신 이베이 이사회에는 엘리엇이 추천하는 사외이사 2인이 우선 들어오고 추가로 1인이 추후 합류한다. 그 중 1인은 엘리엇의 중역이다.

이베이는 헤지펀드의 요구대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하반기에 일부 자산의 매각을 검토하기로 했다. 티켓판매 플랫폼 스텁허브(StubHub)와 안내광고(Classifieds) 사업이다. 각 사업은 이베이 매출의 약 10%씩을 차지한다. 엘리엇은 이베이가 고속 성장하는 두 개의 사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 가치가 주가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본다. 여기에 상당수의 월스
FlatStanley
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이 동의했다. 이베이가 엘리엇의 의견을 받아들여 회사 자산운용 전략을 재검토하기로 한 이유다.

이베이는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채택하고 분기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향후 2년 동안 70억 달러를 주주들에게 지불하기로 했다. 창사 후 첫 배당이 된다.

이번에 이베이가 휴전협정에 서명한 데는 스타보드의 역할이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 스타보드는 2018년에 미국의 보안 소프트웨어 회사 시만텍에 대한 행동주의로 사외이사 3인을 진출시킨 전력을 포함해 2004년 이후 30개 회사에 80인의 이사를 진출시켰다. 공포의 대상이다.

스타보드는 2014년에 올리브가든 브랜드 소유회사 다든레스토랑(포츈500 기업이다)을 "파스타가 너무 짜다"고 하면서 10% 미만의 지분으로 아예 적대적으로 인수했다. CEO와 이사 전원을 갈아치웠다. 월스트리트의 모든 사람들이 경악했다. 행동주의 펀드가 500대 기업 이사회를 완전히 장악한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인수 후 주가는 60% 상승했다. 포츈지는 스타보드 CEO 제프리 스미스를 미국 재계가 가장 겁내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84% 승률을 자랑한다. 행동주의 적용 후 가치가 상승한 기업의 비율이다.

CEO를 포함한 경영진과 이사회 이사들은 자신들의 거취에 가장 민감하다. 과거 소버린이 SK에 회장 퇴진을 요구했던 것은 회사 입장에서는 적대적 M&A 시도와 같았다. 단순히 먼 거리에서 포격전만 하는 적군보다는 우리 진지로 침투해 들어와 지휘관의 목을 노리는 특수부대가 더 무서운 법이다.

한국 기업의 이사회가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지만 주주들 간 대치상황에서는 전혀 다르다. 이사회가 실질적으로 모든 것을 좌우한다. 양측 후보들은 추천자의 생각에 동의하기 때문에 추천된 것이기는 하지만 일단 이사로 취임하면 '회사와 주주 전체' 대한 의무를 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을 추천해 준 주주나 회사를 서운하게 할 수도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하기 싫은 일이다.

특히 외부 추천으로 이사회에 들어오면 밖에 있을 때와는 달리 새로운 정보를 많이 접하게 되므로 그에 따라 생각을 바꿀 용의도 있어야 한다. 주주와 의결권자문기관들은 이 기준으로 후보들을 평가해야 한다. '전체'주주가치, 이해관계자 이익, 사회적 가치 등에 기여한 활동경력 자료가 요긴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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