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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티슈진, R&D 비용처리에 달라진 성적표 美FDA 시료승인 3년간 '락'걸려…당국 가이드 따라 지난 8월부터 자산화

오찬미 기자공개 2019-03-12 08:01:38

[편집자주]

금융위원회가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R&D비용) 회계처리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며 제약바이오 업계에 후폭풍이 일고 있다.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적자 전환하거나 적자 폭이 대폭 커졌다.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연구개발비 회계처리의 재분류 여파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5일 12: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관절염 신약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 티슈진이 회계기준 가이드에 따라 무형자산으로 분류해오던 R&D 투자비를 경상연구개발비로 대거 정정했다. 자산으로 잡았던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한 것이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두배 이상 커졌고 직전 연도 영업손실도 두배 이상 손실폭이 커질 전망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임상 3상 실험을 개시했는데 그 이전까지 자산으로 처리했던 연구개발비를 회계 기준 가이드에 따라 정정해야 했다.

임상 3상 개시 이후엔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회계처리를 할 수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올해부턴 영업손실 규모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2023년엔 미국 시장에서 인보사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 개선은 예상되지만 상장특례 신청을 통해 실적 부진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은 피할 방침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이 329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120억원 규모였으나 4분기에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개발비 비용 처리 이슈로 연간 영업손실을 크게 반영했다.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엔 1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회계 기준 가이드에 따라 R&D 비용을 경상개발비로 처리해야 할 규모가 228억원으로 집계된 만큼 정정 후 영업손실 규모는 약 375억원 가량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아직 정정 후 감사 보고서가 확정되진 않은 상태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FDA의 인보사(INVOSSA) 시료 사용 승인이 늦어지면서 미국 임상이 지연됐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7월까지 임상 3상 이전단계에서 쓴 R&D연구개발비를 대거 비용으로 정정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가 신약개발의 경우 임상 3상부터 R&D연구개발비용을 자산화 처리할 수 있다는 회계 지침에 따라 지난해와 그 이전 감사보고서 상 실적을 정정했다. 코오롱 티슈진은 미국법인이지만 코스닥 상장사인 만큼 국내 회계 기준 가이드에 따라 감사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15년 5월 미국 FDA로부터 임상시험 계획 심사 절차인 SPA(Special Protocol Assessment)를 사전 동의받고 이후 개발비용을 자산화했다. 하지만 임상시료의 사용승인을 받기까지 3년의 시간이 더 걸렸다. 티슈진은 지난 2018년 초가 돼서야 미 FDA에 시료생산을 위한 데이터를 보냈고, FDA는 지난 7월에야 시료 승인 레터를 보냈다. 티슈진은 지난해 11월 임상 3상에 돌입할 수 있었다.

코오롱 관계자는 "보수적으로 회계 반영을 하기 위해 지난해 7월을 기준으로 이전 연구비는 비용 처리하고 8월부터 자산화 처리했다"며 "국내 기업들이 승인레터를 받는 시점을 기준으로 임상3상 진입을 결정해서 11월이 아닌 8월부터 자산화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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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의 경우 경상연구 개발비가 종전 18억원에서 246억원으로 늘어나고 무형자산개발비는 356억원에서 128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최소 228억원 규모가 비용으로 추가 반영된다. 2018년엔 1~3분기에 5억원, 25억원, 34억원으로 처리했던 경상개발비를 각각 78억원, 85억원, 44억원으로 정정된다.

티슈진은 올해부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에서 임상 3상에 돌입한 만큼 인보사에 대한 R&D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코오롱티슈진의 영업손실 규모가 17억원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출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티슈진은 올해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파트너사를 확보해 파이프라인 개발 자금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 생명과학도 올해 중국에 인보사 기술수출을 검토하고 있다. 생명과학이 국내 판매와 아시아 기술수출을 늘리면 티슈진이 판매 수익의 2%, 기술수출 수익의 50%를 가져갈 수 있게 된다.

지난해 11월 말 체결된 코오롱생명과학과 먼티파마의 기술수출 계약도 올해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티슈진은 라이선시인 코오롱생명과학을 통해 계약금 300억원의 50%를 나눠 받는데, 75억원은 오는 3월 19일까지, 나머지75억원은 이르면 올 상반기 납입될 예정이다. 코오롱 티슈진은 올해 추가로 미국 파트너 계약을 통한 수익과 코오롱 생명과학을 통한 신규 중국 기술수출 건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수출 계약금150억원, 국내 인보사 처방 증가로 인한 국내 판매 매출의 2% 로열티 등으로 올해에는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티슈진은 미국에서의 제품판매가 오는 2023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실적 개선도 예상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실적 개선과 별개로 코오롱티슈진은 올해 국내 '상장관리 특례' 신청에 나선다. 상장관리 특례에 선정되면 2022년까지 영업적자가 지속되더라도 관리종목이 되지 않는다. 최대 2026년까지 상장폐지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 기술특례상장은 국내 기업만 신청할 수 있으나 '상장관리 특례적용'은 외국 기업도 감사보고서를 정정하면 신청할 수 있어서 티슈진에게도 적용이 된다.

상장 특례를 신청하는 것은 일시적인 비용 발생 가능성을 감안한 조치다. 2016년 일본 미츠비시타나베 제약으로부터 기술수출 계약금 250억원(티슈진 몫은 125억원)을 받아 상장 요건을 위한 매출 133억원, 영업이익 60억원을 충족시켰지만, 관련 계약금에 대해 반환 소송이 진행 중이다. 만약 소송에서 패소하게 되면, 계약금으로 받은 125억원을 반환 시점의 회계연도에 반영해야 한다.

한편 코오롱티슈진은 코오롱 그룹의 계열사로 코오롱그룹(27.27%)이 최대주주로 있다.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이 17.84%, 코오롱생명과학이12.5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이 19년간 투자한 국내 29번째 신약인 퇴행성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인보사'를 앞세워 직접 미국에 설립한 법인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아시아 판권을 보유하고, 코오롱티슈진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전역의 판권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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